개그맨
개그맨(gagman)은 익살이나 우스갯소리를 하여 일반 대중을 즐겁게 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 우스운 행동을 잘하거나 남을 잘 웃기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여성 코미디언은 개그우먼이라고 부른다. 다만 남녀 구분없이 개그맨이라고 쓰기도 한다.[1]
의미
'코미디언'이라는 표현을 대신하는 형태로 주로 사용되었으며, '지상파 방송사의 공채 코미디언'을 의미하는 바로 좁혀서 사용하기도 한다. KBS만 공채 코미디언을 '개그맨'이라는 호칭으로 뽑았던 것처럼 알려지기도 했는데, 이는 이 말을 거의 처음 쓰기 시작한 전유성이 KBS 소속이었던 탓에 그 전통이 더 강해서 그렇지, 기본적으로 MBC나 SBS도 '개그맨' 호칭을 사용했다.
과거 지상파 방송사의 공채 배우 제도가 존재했고 '영화 배우'와 'TV 배우'가 사실상 명확히 나뉘던 시절에는 '공채 배우'를 의미하는 표현으로 '탤런트'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 표현이 'TV 드라마 배우'를 뜻하는 말처럼 정착 했듯이 개그맨 역시 지상파 방송사들이 적극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TV에 나오는 코미디언'을 '개그맨'이라고 부르는 상황이 정착 되었다.
다만 아래 서술된대로 '개그맨'이라는 단어가 '잘못된 말'이라는 오해가 널리퍼진 후 지양하는 말이 되어버렸고, KBS가 마지막 지상파 개그 프로그램이던 개그콘서트의 2020년 폐지와 거의 동시에 공채 개그맨을 선발하지 않게 되면서 '개그맨'이라는 말도 함께 사어화될 운명에 처해있다.
KBS가 공채 제도에서 적극적으로 사용했고 MBC와 SBS는 공채 이외에 별도의 콘테스트를 마련하는 경우 사용하거나 하다보니 개그맨과 코미디언의 구분이 있는 것처럼 알려지기도 했는데 기본적으로는 구분이 없다. 다만 전유성을 기점으로 사용된 말이고 그 이전 선배들은 코미디언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개그맨'이라는 말을 방송상에서 많이 쓰지는 않았던 MBC, SBS의 상황과 맞물려 '개그맨'이 '코미디언'을 완전히 대체하는 단어가 되지는 못하고 개그맨도 있고 코미디언도 있는 상황이 혼재되었다. KBS가 공채에도 '개그맨'이라는 표현을 적극적으로 사용했지만 전유성을 포함해 그와 같은 시대에 활약했던 장고웅, 고영수 등 1세대 개그맨들은 KBS '공채'는 아니다.
후술한 단어 자체에 대한 부정적 오해와 더불어 KBS 개그콘서트와 운명을 함께 한 단어라는 인상이 강하다보니, KBS 출신인 김준호는 2020년 미운 우리 새끼에서 개그맨이라는 단어는 사어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2]
어원
한국에서 개그맨이란 단어를 공식적으로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사람은 전유성으로, "개그맨"이라는 합성어 자체를 처음 만든 사람은 전유성이 윤형주의 라디오 프로그램 0시의 다이얼로 데뷔할 당시 함께 출연했었던 팝 전문가 겸 영어교육자 신동운이다. 연극이나 영화 등에 본 줄거리 사이에 임기응변으로 넣는 대사나 우스갯짓을 뜻하는 용어 개그(gag)에서 따와 '사람'을 뜻하는 'man'을 뒤에 붙여 '개그맨'이라는 합성어를 만든 것. 이 말을 전유성이 적극적으로 쓰기 시작한 이유는 본인이 동료 코미디언들과 달리 '극' 연기를 못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일종의 스탠드업 코미디언을 의식해 '개그맨'이라고 적극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한편으로 일제강점기 시절 컬럼비아 가극단 소속으로 활동했던 가수 겸 배우 윤부길이 오페레타에 출연하여 지금의 개그와 가까운 연기를 선보였고 복화술을 바탕으로 한 코미디로 인기를 끌었다는 점에서 그를 한반도 최초의 개그맨이라고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콩글리시라는 말 조차 부끄러워 하며 '브로큰 잉글리시'라고 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퍼지기 시작한 2000년대부터 "개그맨은 '재갈 물리는 남자'라는 의미가 되는 이상한 콩글리시이다"라는 식의 극단적인 해설이 유행처럼 퍼지기도 했는데, 'gag'라는 단어 자체의 원래 뜻은 '재갈' 혹은 '재갈 물리다'가 맞지만 여기에서 유래해 기발한 말을 던져서 듣는 사람의 '말문을 막히게 만드는 것'을 재갈 물리는 것에 비유하면서 '웃기는 이야기를 하다'는 의미가 파생되어 영어권에서도 'gag'는 '농담', '조크'라는 의미로 쓰이는 말이다.
거기다 '개그맨'이라는 말 자체가 완전한 대한민국 내수용 콩글리시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 영어 사전에도 gagman라는 단어가 있다. 단지 1928년 미국에서 처음 쓰였고 1930년대 미국에서 쓰이다가 현재는 사실상 사어가 되어 실생활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을 뿐인데, 기존에는 마치 한국에서만 가능한 콩글리시 조합어인 것처럼 잘못 알려져 있었다.
콩글리시를 비판조로 설명하는 책들에서 한번씩은 다루는 내용이고 케이팝 붐 이후 유튜브에서 재한외국인의 시선으로 한국을 바라보는 콘텐츠가 활성화된 2010년대말 2020년대 초반부터는 유튜브에서도 주로 다루는 내용이 되었는데, 'gagman'이라는 영어 단어 자체가 사어가 되었기 때문에 생소한 표현일 뿐 영어 모국어 화자들은 어감 상 직관적으로 '개그맨'이 '코미디언'을 의미하는 말임을 알아차릴 수 있다. 단지 'gag'에는 '재갈 물리다'라는 뜻도 있다보니 외국인이 어감상 이상한 한국어 실수를 할 때처럼 은근 이상한 쪽으로 해석하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곤 할 뿐이다. 즉 "개그맨이라는 단어를 외국인이 들으면 끔찍한 뜻으로 오해하게 된다"는 식의 해석은, "외국인이 빈대떡을 빈대로 만든것으로 알아듣는다"는 식의 블랙유머가 될 법한 상황을 지나치게 진지하고 극단적으로 해석한 것에 불과하다. 'gag'를 'joke'와 동일선상으로 놓는 해석은 여전히 현역으로 쓰이는 해석이다. 영화나 드라마 · 시트콤 등에서 계속 반복되는 개그를 'runnnig gag'라고 하기도 한다.
'개그맨은 잘못된 말이다'라는 잘못된 해석이 국민 전반에 걸쳐 퍼지다 보니 국립국어원에서도 자신감 있게 순화어로 '익살꾼'을 권장한 바 있지만, '익살'과 '개그'는 의미나 뉘앙스가 다르고 애초에 '익살'이라는 말 자체가 대중에 잘 쓰이지 않는 단어가 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국립국어원의 순화단어들이 대체적으로 그렇듯) 잘 쓰이지 않고 있다.
기본적으로 한국 한정으로 쓰이는 단어가 되었기 때문에, 일본에서 코미디언을 칭하는 게닌(芸人)이나 오와라이(お笑い)라는 호칭이 다른 나라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것 처럼 개그맨이란 단어도 외국에서는 쓰이지 않는 단어다. 여기에 '잘못된 말'이라는 확고한 인식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보니 많은 번역가 및 언론인 등은 개그맨이라는 단어를 비판하기까지 하거나 '코미디언'이라는 표현을 더 선호하려고 노력해왔고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코미디언들조차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개그맨'이라는 말 보다는 '코미디언'이나 '희극인'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쓰기 시작했다.
언어란 것이 원래 사회적 교류를 통해 발전하는 것이니 한국에서 개그맨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다고 해서 비하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과하면 문화적 사대주의가 될 일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개그맨'이라는 말 자체가 남성형 표현이니 지양하고 중립적인 표현인 '코미디언'을 쓰는게 맞다"는 식의 해석도 등장하곤 했는데, 영어 원어를 따지자면 애초에 실제 영어 단어 코미디언(comedian)도 남성형 명사로 여성형 명사는 comedienne이다. 사실 즉 외래어로서 '개그맨'이나 '코미디언'을 사용한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는 쓰임새이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굳이 영어의 남성형까지 따지고 들 경우는 틀린 말이 된다.[2]
하는일
- 개그맨은 주로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말과 몸짓으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다.
- 단막극 형식의 짧은 희극을 창작하여 사람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언어와 행동을 한다.
- 개인 또는 단체로 대사 연습을 하고, 무대나 드라마에서 사람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연기를 한다.
- 방송 출연 전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프로듀서, 작가와 협력하여 대본을 만들고 연습한다.[3]
적성 및 흥미
- 적성
- 새로운 개그 또는 희극 아이디어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창의력이 필요하다.
- 흥미
- 신속한 상황 판단 능력과 재치를 가지고 사람들을 재미있게 웃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 여러 사람들과 사귀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3]
준비방법
- 정규 교육과정
- 개그맨이 되기 위한 학력의 조건은 없지만, 전문대학이나 대학교의 연극 영화 관련 학과에 진학하여 연기 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도 있다.
- 직업 훈련
- 사설 연기학원에서 개그맨이 되기 위한 교육과 훈련을 받을 수 있다.
- 입직 및 취업방법
- 개그맨이 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각 방송사의 개그맨 공채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였다. 최근 방송사의 개그 프로그램이 대부분 사라지면서 공채가 중단된 상태이다.
- 소극장에서 개그 공연을 하거나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개그맨으로 활동할 수 있다.[3]
직업현황
- 직업전망
- 향후 5년간 개그맨의 일자리 규모는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다소 감소할 전망이다. 예능 프로그램에 밀려 개그맨이 설 수 있는 공연 무대가 줄고 있다. 방송사의 공채가 줄고, 같은 연예인으로서 배우, 가수, 개그맨 등의 활동 영역의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있는 점도 개그맨의 직업적 입지를 좁히고 있다. 단, 유튜브는 개그맨이 활동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이 되고 있다.
- 임금수준
- 평균연봉: 3,200만원
- 개그맨의 관련 직업인 개그맨 및 코미디언의 평균연봉(중앙값)은 3,200만원으로, 조사 대상 전체 직업 평균연봉(중앙값)인 4,072만원과 비교하여 낮은 수준이다.
- 직업만족도
- 직업만족도: 63.7%
- 개그맨의 관련 직업인 개그맨 및 코미디언의 일자리 증가 가능성, 발전가능성 및 고용안정에 대해 재직자가 느끼는 직업만족도는 63.7%이다.[3]
각주
참고자료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