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직업)
감독(監督, Director, Manager)은 영화나 연극, 운동 경기 따위에서 일의 전체를 지휘하며 실질적으로 책임을 맡은 사람을 말한다.[1]
개요[편집]
감독은 어떤 일의 모든 사항을 통괄하여 책임지는 사람을 뜻한다. 물론 역할 분담을 위해 전문적인 파트에서는 스텝들의 도움을 받지만, 각본 채택과 편집 등 핵심적인 부분에 있어 늘 최종 결정권을 가진 사람이기에 항상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직업이다. 그래서인지 해당 업계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에겐 별로 알려지지 않는 다른 스텝들과는 달리 일반인들에도 상당한 네임드를 어필할 수 있다. 한국에선 프로듀서와 가끔 혼동된다.[2]
TV방송 감독[편집]
감독은 영화에서 뿐만 아니라 TV방송의 영역에서도 사용된다. TV방송에서의 감독도 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방송 프로그램의 제작을 총괄하는 사람도 지칭한다. 방송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 있어서 프로그램의 내용을 선정해 제작 일정을 잡는 것은 물론 대본을 검토하고 녹화, 편집 등의 모든 작업을 총괄적으로 지휘하게 된다. 물론 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방송에서의 감독도 작가의 선정과 배우들의 연기에서부터 의상, 분장, 무대조명 등에까지 일일이 체크하게 된다. 그러므로 TV방송에서의 감독은 프로그램의 행정적인 책임을 총괄하는 프로듀서와는 달리 프로그램의 실무적인 책임을 총괄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감독과 프로듀스의 영역이 모호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방송의 프로듀스가 원래의 감독의 의미에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3]
연예계 및 영상물 산업[편집]
이쪽 산업에서는 연출이라는 용어도 사용한다.
영화, 특촬물,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의 경우는 배우나 감독, 투자자 등이 작품 외적 요인으로 인해 마찰이 빚어지거나 사고가 생겨 불가항력적인 일들이 일어날 수도 있다. 흔히 말하는 어른의 사정이다. 감독 신변에 문제가 생겼거나 혹은 투자자 등과의 갈등 등으로 하차해 감독이 바뀌었을 경우 기존에 만들어 놓았던 다른 감독 스타일과 조화되지 못해 망작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드라마의 경우라면 기존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한 후 재계약한 감독이 기존 드라마를 잘 이끌어나갈 실력이 부족해 이후 시즌부터 망작이 나오는 경우도 상당하다.
특히 감독처럼 작품 만들기도 까다로운 직종이 없는데, 감독은 압박 받는 요건들이 기상천외하게 많다. 이미 시나리오와 콘티는 완성되었는데 투자자가 갑자기 제 멋대로 자사 상품 PPL을 넣어달라 압박한다거나, 인기는 많지만 연기력이 심하게 떨어지는 인물을 캐스팅하라고 압박하는 경우도 많고, 배우들 역시 현장에서 정신적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대단히 크다보니 별 것 아닌 일에도 마찰 빚는 일이 부지기수다. 또한 감독은 말 그대로 모든 걸 총괄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일을 의뢰한 업체의 완성물도 꼼꼼하게 살펴야 하며 스태프나 배우들이 현장에서 마찰을 빚지 않도록 중재해야 하기도 하고, 배역에 힘들어서 감독에게 항의하는 배우들을 달래거나 설득할 수 있는 힘도 필요하다. 또한 모든 감독들이 예산을 넉넉히 할당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예산안 안에서 퀄리티가 나오는 작업물을 내 놓아야만 한다. 그게 넘어가 버려서 대출을 하거나 자산을 팔아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 그래서 생각보다 많은 감독들이 적당히 돈만 잘 벌리면 좋은게 좋은거다는 식으로 넘어가며 작품을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대개 이런 상황들에 대한 스트레스가 감당이 안되기 때문이다. 좋은 감독들은 이런 상황들을 엄격하게 통제한다. 이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면 개연성이나 핍진성이 박살나버리는 장면들이 잘 나오게 되고, 통제하지 못하는 감독은 그저 스탭과 배우들이 잘 해주기만 바라며 기도하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현실 때문에 어지간하면 감독은 현장에서 상당한 대접을 받는다.
헐리우드가 있는 미국이나 선진국에서 감독의 사회적 위상이 높을 것 같은 이미지이지만 실제로 감독의 사회적 위상이 제일 높은 국가는 중국이다. 엄청난 돈을 버는 것은 미국의 감독과 마찬가지인데 사회주의 국가 특성상 예술작품을 통한 선전을 중시하기에 감독들이 최고책임자로서 동원되기 때문이다.[2]
특촬물 감독[편집]
특촬물은 일정이 촉박하고 환경이 열악하며 대본도 쪽대본으로 진행되어 한 감독이 1년 전체 분량을 관리하기 힘들다. 그래서 분담을 하며 각 화마다 감독이 다른 경우가 많다. 또한 일정 상 다른 감독이 만드는 에피소드는 다른 에피소드 담당 감독이 크게 터지하기 힘들다. 그래서 에피소드 마다 연출에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이런 특촬물의 특성 때문에 특촬물의 감독은 입지가 낮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작품 전체의 흐름을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입장에 있는 프로듀서나 각본가에 비해서 안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특촬 감독에 대해서 안 알려져 있던 영향이 크기도 하다. 각본은 몰라도 연출 스타일은 큰 영향을 주기 때문. 드라마와 달리 특촬물은 연출가가 자기색을 표현하는 것에 자유로운 편이라 에피소드마다 특징이 크게 드러난다. 의식하고 보면 각 화마다 감독에 따라 연출 특색이 꽤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특촬물이 드라마보다 훨씬 상황이 열악하고 세상에서 알아주지 않는데도 단지 이런 자유로운 제작 환경에 매력을 느껴서 실력이 있는데도 드라마보다 특촬물 활동을 많이 한 감독도 여럿 존재한다.
각본도 나가이시 타카오나 타구치 카츠히코처럼 각본을 중시하는 감독이 메인 감독을 맡으면 각본에서 감독 취향이 드러난다. 이노우에 토시키의 말에 따르면 일이 바쁘고 각본가를 존중하는 감독이 많아서 잘 터치 안하는 거지 사실 특촬물 감독도 각본을 전면 수정할 수 있는 절대적인 권한이 있다고 한다.
그럼 특촬물은 주도적으로 작품 전체를 관리하는 감독이 없냐면 그건 아니고 메인 감독을 하나 두고 로테이션 감독이 1 ~ 5명 정도 들어간다. 보통 스폰서를 모집하고 가이드라인 용으로 만드는 '파일럿 필름' (보통 1, 2화를 말한다.)을 만든 사람을 메인 감독으로 치며 인터뷰를 할 때도 파일럿 필름을 만든 감독이 주도적으로 한다. 작품이 성공해도 공은 주로 파일럿 감독에게 돌아간다. 로테이션으로 참가하는 다른 에피소드 감독도 자기 특성이 드러나긴 하지만 되도록이면 파일럿 필름과 비슷하게 맞춰 연출과 촬영을 한다. 그래서 작품의 연출 성향이 메인 감독의 연출 성향과 비슷해지게 된다. 그래서 1, 2화만 감독했다고 파일럿 필름 감독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래서 특촬물의 감독은 크게 두 타입으로 나뉘는데 파일럿 필름 감독은 세계관과 영상의 기본을 만드는 작업이라 창의력이 좋고 자기색이 강하며, 돈과 시간을 많이 쓰면서 화려한 영상을 만드는 감독이 주로 배정된다. (예: 타케모토 코이치, 코바야시 요시아키, 타사키 류타 등) 반면 이런 감독에게 장기 시리즈 감독을 맡기면 예산과 일정이 버틸 수 없으니 창의력은 부족하고 자기색도 약하지만 파일럿 필름을 잘 따라서 연출하고 관리를 잘 하는 노련한 감독(예: 토조 쇼헤이, 타나카 히데오(田中秀夫) 등)이 로테이션 감독으로 배정된다.
일본에서는 예전부터 이런 연출가에 대한 연구가 많이 있었으나 한국에서는 특촬물의 감독을 따지는 문화가 없었고 프로듀서와 각본 위주로 평론하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근래 들어서 특촬 감독에 대해서도 많이 알려져서 연출가 이름을 보고 작품을 찾아보는 일도 많이 늘어났다.[2]
나라별 영화감독[편집]
영화사 초기, 감독은 확고부동한 권력을 가진 인물로 영화 전체에 자기 자신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담을 수 있었다. 감독들은 뛰어난 영화를 만들 수 있었고 D. W. 그리피스(D. W. Griffith)의 작품처럼 영화 예술을 진일보시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감독이 모든 영화 제작에 주도권을 쥔 것은 아니었고 영화가 산업화되면서 영화 제작사와 감독 사이에 긴장 관계가 좀 더 팽팽해졌다. 무성 영화 시절의 에리히 폰 슈트로하임(Erich von Stroheim) 감독은 스튜디오 시스템에 결국 굴복하고 만 비운의 천재 감독이었다.
음향의 등장으로 감독의 독립성은 더욱 축소되어 감독은 공동으로 만든 스크립트에 의존해야만 했고 재촬영 비용이 비싸진 이후로 대사는 즉석에서 만들어질 수 없었다. 이와 함께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재정 투자의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감독에 대한 더 많은 통제를 가했다. 감독은 많은 이해 관계자의 요구를 영화에 실현시키는 기능인으로서의 의미가 강해졌고, 이에 따라 최종 편집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견을 낼 수 없는 입장이었다. 스타 시스템도 감독의 역할을 줄이는 데 한몫 했는데 때로는 감독이 당대 대스타를 영화에 출연시키는 대리인처럼 보이기도 했다. 유성 영화 시대에 스튜디오와의 힘겨루기에서 패한 천재적 감독의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오손 웰스(Orson Welles)이다.
1950년대 프랑스에서 출현한 작가주의 영화 비평은 할리우드 영화를 재평가했다. 또한 감독들에게 스튜디오의 요구에 응하면서도 작품에 대한 감독만의 독특한 시선을 주장하는, 즉 영화를 통제하는 예술가로서의 입장을 견지하도록 자극했다. 하워드 혹스(Howard Hawks), 니콜라스 레이(Nicholas Ray), 특히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 같은 감독들은 비평적 찬사와 함께 스타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작가 비평은 감독에 대한 영화 산업의 태도에도 영향을 끼쳤지만 이보다 더 큰 영향은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의 붕괴에 있었다. TV의 등장으로 영화 관람객 수가 줄어들었고 제작 비용은 훨씬 비싸졌으며 제작 편 수는 줄어들었다.
스튜디오의 낡은 공장제 시스템의 효용 가치가 상실됨에 따라 영화는 좀더 독립적인 방식으로 제작되었고 각각의 영화 제작에 대해서 통제를 가하는 사람이 필요했다. 스타 시스템 또한 스튜디오의 붕괴로 인해 서서히 몰락해 갔고 감독들은 배우들만큼 중요한 위치에 오르게 됐다. 이와 함께 유럽 영화의 발전과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Michelangelo Antonioni), 잉마르 베리만(Ingmar Bergman), 페데리코 펠리니(Federico Fellini) 같은 유명 영화감독의 등장은 미국의 영화 제작에 영향을 주었는데 이런 예술가들의 작품들이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두면서 그 영향력은 더욱 강해졌다.
1960년대에는 아서 펜(Arthur Penn), 존 프랑켄하이머(John Frankenheimer),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 같은 영화감독들이 자신들만의 독립적인 스타일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1970년대 미국에는 일군의 젊고 새로운 감독들이 나타났다. 이들을 가리켜 ‘영화에 미친 아이들’(movie brats)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영화를 보며 자라났고, 그래서 이들 작품에는 그런 의식이 드러난다. 또한 신예 감독들은 영화 학교 출신이 많았다. 피터 보그다노비치(Peter Bogdanovich),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Francis Ford Coppola),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조지 루카스(George Lucas), 마틴 스코시스(Martin Scorsese) 등은 다양한 영화를 연출하면서, 감독이란 영화의 정보 수준과 영상을 지휘하고 영화의 성패를 전적으로 책임지는 사람이라는 위상을 확립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제작자들이 나서서 영화 제작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심지어는 작품에 자신의 생각을 관철하는 등 창조적인 영역까지 책임지기도 한다. 영화 제작비는 일반적으로 엄청난 금액이기 때문에 성공적인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영화 그 자체의 예술성보다 대중들의 취향을 읽어내는 일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엄청난 제작비를 들인 마이클 치미노(Michael Cimino) 감독의 〈천국의 문〉(Heaven’s Gate, 1980)이 흥행에 참패함으로써 작가주의 영화 제작은 심각한 어려움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조류에 편승하지 않고 자기 자신의 개성을 살린 감독들도 있었는데 마틴 스코시스(Martin Scorsese), 로버트 알트먼(Robert Altman), 올리버 스톤(Oliver Stone), 우디 앨런(Woody Allen), 존 세일즈(John Sayles) 감독 등이 이런 부류에 속한다.[4]
감독이 하는 일[편집]
영화 제작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감독이 영화에 대한 자신의 입장, 예술적 효과, 매체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제작의 시작부터 끝까지 주도권을 쥐는 일이다. 제작비와 배급 비용은 입장 수입 및 판권 수입으로 회수할 수밖에 없으므로, 감독은 당연히 관객이 모이는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 제작의 첫 번째 단계부터 감독은 시나리오를 집필하는 시나리오 작가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 감독은 항상 제작자와 긴밀한 관계 속에 작업함으로써, 필요한 예산을 얻고 자신의 머릿속에 구상한 그대로를 영화에 담을 수 있게 된다. 감독은 캐스팅에 관여하고, 프로덕션 디자이너나 미술 감독과 함께 작업하며, 어떤 장면을 야외에서 촬영할지, 또는 스튜디오에서 작업할지 하는 문제를 결정한다.
감독은 촬영 감독과 함께 조명, 쇼트, 효과 등을 계획하고 어떤 기법을 사용할지 연구한다. 어떤 경우에는 감독이 특수 효과 촬영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특수 효과팀과 함께 첨단 기술을 동원하여 놀라운 장면들을 연출해 내야만 한다. 감독은 또한 배우들과 함께 등장인물의 해석 작업을 한다. 촬영은 경제적인 문제, 촬영 장소의 문제, 또는 배우들의 일정 문제 등으로 인해 순서에 차질이 생기는 일이 허다하므로 감독은 늘 영화를 전체적으로 바라보면서 적절하게 순서를 정하고 함께 작업하는 스태프와 연기자들에게 자신의 비전을 전달해야 한다.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배우들의 연기, 카메라와 조명, 수많은 세부 사항들에 대해서 항상 신경 써야 한다. 그리고 전날 촬영한 시사용 프린트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나서 이후의 촬영 계획을 결정해야 한다. 촬영된 필름을 마무리하는 후반 제작 단계에서 감독은 편집자와 함께 작업에 들어가 있어야 하며 그 이후 편집, 사운드, 음악 등의 최종 마무리에 관여해야 한다.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관여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한 사람의 역할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가를 판별하는 것이 어렵고 때로는 무의미하다. 영화는 또한 참여하는 사람들만큼 기술도 중요시되는 예술이다.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에 감독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감독은 기술인이자 예술가인 동시에, 모든 개별 요소들을 디자인하고 그것에 통일성과 응집력을 부여하는 창조적인 인물이다. 영화를 찍고 영화에 정신과 의미를 불어넣는 것은 바로 감독의 상상력과 감각이다.[4]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