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
후추는 초피나무의 열매이다. 과피, 잎, 나무껍질 따위는 볶아서 가루로 만들어 위한(胃寒) · 구토 · 곽란에 약으로 쓰며, 열매의 기름은 민간에서 회충약으로 쓴다.[1]
목차
개요
후추는 쌍떡잎식물 후추목 후추과의 상록 덩굴 식물이다. 특유의 매운맛을 띄며, 인도,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열대 지방에서 널리 생산되고 있다. 주된 용도가 향신료라서 사용법이 식용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향수나 한약재에도 쓰인다.
일반적인 흑후추의 경우 열매는 고추와 마찬가지로 덜 익었을 때에는 녹색이며, 익을수록 검붉게 변한다.
후추는 현대에 이르러서도 서양 요리의 필수 중 필수 향신료로 꼽힌다. 보통 '간을 한다'라고 하면 한국 등 동양 문화권에서는 소금이나 간장을 넣지만, 서양 문화권에서는 육류, 해산물, 채소, 곡류 등의 모든 종류의 식재를 막론하고 소금이 들어가는 모든 서양 요리엔 거의 예외 없이 후추가 한 몸처럼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과거에는 엄청난 고가의 조미료였으나 후추가 널리 퍼지고 일반화된 후 'Salt and Pepper'라는 관용구가 유명해질 정도로 서양에서는 기본적인 조미료 중의 하나로 친다. 한국으로 치면 상비품으로 마련하는 간장, 고춧가루, 된장, 고추장 등의 입지라 생각하면 된다. 서양권 어느 식당을 가도 테이블에 기본적으로 취향껏 쓸 수 있게 비치되어 있고, 심지어 전투식량이나 기내식 등에도 기본적으로 포함된다.
매캐한 향이 매우 강하여 한소끔만 뿌려도 음식의 향을 전부 잡아먹는다. 때문에 용량 조절을 섬세히 해야 하는 향신료다. 하지만 적절히 쓰면 식재료의 비린내를 잡아주고 자극적인 풍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동서고금 사랑받는 향신료다. 중세시대엔 귀족들이나 쓸 수 있는 최고급 향신료였지만 현대엔 누구나 저렴한 가격으로 뿌릴 수 있는 향신료이기 때문에 가성비 또한 훌륭하다.
과거엔 후추통으로 직접 뿌리는 방식만이 유통되었으나, 식문화가 서양식 파인다이닝을 추구하기 시작하면서 통후추를 그라인더로 갈아 뿌리는 후추 제품도 퍼지기 시작했다.[2]
어형
조선에서는 후추를 '후츄'로 표기했으며, 한자로는 대부분 '호초(胡椒)'로 기록되어 있다. 이때는 고추도 '호초(胡椒)'라고 기록한 경우가 많다. 여기서 '호(胡)' 자는 오랑캐를 뜻하는데, 청나라나 원나라 등 옛 중국 쪽에서 온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같은 한자권인 중국과 일본에서는 그대로 '胡椒(중국어 발음: hújiāo/후자오, 일본어 발음: こしょう/코쇼)'라고 쓴다.
영어로는 pepper라 한다. 후추는 중세 유럽에서 맵고 뜨거운 맛을 내는 향신료 = 후추(pepper)였기 때문에 후에 발견된 맵고 뜨거운 맛을 내는 향신료는 대부분 pepper가 붙는다. 단순히 pepper라고 하면 후춧가루를 말하고, 후추를 특정할 때는 black pepper, whole pepper라고 한다.
역사
지구상에 존재하는 여러 요리 재료 중 가장 많은 역사를 직간접적으로 쓴 향신료로서 역사의 한 단락을 장식하는 향신료의 대표 격으로 여겨지고 있다. 인간을 제일 많이 죽게 만든 식물이라는 반농담 스러운 말도 있을 정도이다.
고대, 고전 시대
후추의 원산지는 인도 남부 말라바(Malabar) 해안이다. 기원전 1세기경에는 이미 동남아시아에도 전해져 재배되었다고 여겨진다.
세간의 인식과는 다르게, 후추는 중세 이전에도 원산지인 인도에서 퍼져나가 고대 이집트, 고대 그리스, 그리고 로마 제국까지 널리 쓰였던 향신료 중 하나였다. 다만 기원전의 후추는 향신료보다는 의약품에 가까운 용도로 쓰였다. 대표적으로 고대 이집트 람세스 2세의 미라의 콧구멍 속에서 발견된 후추 알갱이로 후추가 약재 용도로 쓰였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당시 보관 기술이 열악해 포도주가 산화되어 신맛이 되기 쉬웠기 때문에 시어버린 와인에 꿀과 후추를 넣어 마셨다. 또, 영어 spice의 어원이 되는 라틴어 'species'도 원의미는 '토산물'이란 뜻이었다. 이 시기는 후추와 같은 향신료들을 지역 특산으로 생산되는 포괄적인 무언가로 인식했음을 알 수 있다.
후추가 식용으로 자리잡지 못한 건 공급량의 부족과 더불어 중간 마진으로 인한 가격의 문제가 컸다. 알렉산드로스의 시대만 하더라도 폴리스, 국가 간의 공물로 귀금속, 보석과 함께 후추를 상납했다는 기록도 찾아볼 수 있으며, 마케도니아 왕국이 반쯤 단절되었던 서방 세계와 인도를 이음으로써 후추를 이용한 조리법이 유럽으로 넘어왔고, 비로소 식용 후추의 길이 열린 셈이었다. 그럼에도 서방 세계로 공급되는 후추의 양은 턱없이 부족했고, 후추가 공급 문제를 해결하여 서방 식문화의 약방의 감초로 발돋움하는 계기는 아우구스투스의 이집트 정복이었다. 로마는 여전히 중간 마진이 심했던 소아시아의 육로 상인을 뒤로하고, 홍해 무역의 선발 주자였던 에티오피아의 악숨 왕국과 교류하여 계절풍을 이용하는 항해법을 전수받아 홍해 건너편의 인도로 보내는 무역선단을 꾸려 인도의 토후국과 교역하여 후추, 계피, 생강, 카르다몸 같은 귀중한 향신료를 양껏 공수해 올 수 있게 되었다.
이 시절은 다르게 말하자면 대항해 시대 이전의 향신료 붐이었다고 할 수 있다. 카르페 디엠이란 어구를 남긴 시인 호라티우스는 후추 사업에 뛰어들어 큰 몫을 건지고 자신의 풍자시나 송시에 후추의 비유를 즐겨 썼고[, 대 플리니우스는 저서 《박물지》에서 후추를 사고자 금을 궤짝으로 가져와 거래하는 후추 열풍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당시 후추의 가격과 소비 생태를 상세하게 설명하였는데, 필발(Piper longum)과 상단 사진의 백후추가 1 파운드에 7 - 8 데나리우스, 흑후추가 그의 반 정도에 거래되었다고 언급하고 있다.
로마의 동방 진출은 후추가 로마인, 나아가 유럽의 요리에 뿌리 깊게 자리 잡는 계기가 되었고, 1 - 2세기 뒤의 사람인 미식가 아피시우스의 저서 《요리에 대하여》(De re culinaria)에서는 거의 80%에 가까운 레시피에 후추가 사용되었음을 언급하였다.
이후 디오클레티아누스가 발표한 가격 통제 칙령 때도 후추는 중요 물품과 함께 언급되었다. 디오클레티아누스는 후추의 가격의 상한선을 1 파운드에 800 데나리우스로 정하였다. 토목 공사에 동원된 인부의 삯은 1일에 50 데나리우스로 정하였으니 후추 약 450g의 가격은 대강 인부의 2 - 3주 치 삯으로 살 수 있었던 셈이다.[2]
중세 시대
로마 시대에 시작된 유럽인들의 후추 사랑은 서로마가 무너진 뒤에도 여전했는데, 후추를 가루화하여 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색다른 사용법이 연구되기 시작한 것도 중세였다. 육수를 우려낼 때 통후추를 넣어 끓이는 방법이 대표적으로, 이는 강한 향이 재료 고유의 맛과 향을 묻어버리지 않게 하려는 것도 있었지만, 값비싼 후추를 말려서 재활용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2]
중세 시대의 가격 분쟁
후추가 온갖 요리에 많이 응용된 만큼 그 수요도 날이 갈수록 높아져만 갔다. 홍해의 무역선단을 통제했던 로마 시대와는 다르게 홍해 무역의 교두보인 이집트 지역이 이슬람 세계로 넘어간 이후, 후추를 파는 이슬람 상인과 후추를 운반하는 유럽 상인 간의 알력 싸움은 그칠 줄을 몰랐다. 가격을 올려 팔고자 하는 이슬람 상인들의 열정은 실로 대단하였는데, 아라비안 나이트에서나 나올 법한 뜬소문과 신비주의 마케팅 전략을 동원했다. 이를테면 수백 년 전 헤로도토스의 저서 《역사》에서 언급된 계피 새(Cinnamologus) 이야기를 들먹이기도 하였는데, 정리하자면 이렇다.
(중략)성경에도 여러 번 등장하는 계피에 대해,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실론 계피를 아랍 지방에 있던 불사조(계피 새)의 둥지에서 발견했다고 적고 있다. 불사조의 둥지는 매우 가파른 곳에 있었기 때문에 아무도 갈 수 없었다. 그러나 아랍인들은 놀라운 방법을 찾아냈다. 그들은 죽은 지 얼마 안 된 짐승을 큰 조각으로 잘라 불사조의 둥지 근처에 흩어 놓았다. 불사조들은 둥지에서 내려와 이 고기 조각을 물고 다시 둥지로 갔다. 결국 둥지는 고기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 그래서 아랍인들은 계피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제정 로마 초기에 반박된 허황된 이야기를 중세 시대의 사람들이 믿을 리 없었지만, 서방 상인들 또한 이런 이야기를 자신들의 판매처인 유럽 지방에 널리 퍼뜨리며 가격을 올려 파는 데 톡톡히 써먹었다.[2]
서유럽에서의 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추의 가격이 크게 요동치거나 하는 일은 없었는데, 서로마가 무너진 이후 서유럽(특히 프랑스와 브리튼섬)에선 후추 공급의 단절이 있었고, 이로 인해 후추의 수요가 점진적으로 줄어든 상황이었다. 이후 십자군 전쟁을 치른 뒤 유럽에 후추를 이용한 레시피가 재보급되고, 서유럽에 더불어 봉건화된 북유럽 등에서도 후추의 수요가 생기며 10세기를 전후로 후추의 가격은 크게 오르게 된다.
예컨대, 동로마 제국에서는 술이나 음료에 후추를 타서 먹는 레시피가 유행이었고, 십자군 전쟁에 참전한 프랑스인들이 이런 요리를 맛보고 고향인 프랑스에 유행시키며 뱅쇼라는 이름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술이나 음료수에 후추 같은 향신료를 넣는 행위는 지금은 생소하지만, 문화적인 특성상 그 시대에는 유명한 블러디 메리의 경우에도 위에 후추를 뿌리는 경우가 있다.
중세 시대의 요리는 이렇듯 후추와 같은 향신료를 많이 썼다. 오늘날 우리가 유럽 요리하면 생각나는 깔끔하고 재료의 본래 맛이 느껴지는 스타일은 누벨 퀴진 이후이다. 향신료에 대한 광적인 욕망이 사라진 18세기 이후의 유럽인들은 중세 유럽 요리를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서 향신료를 잔뜩 뿌린 맛없는 요리라고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2]
사치품으로서의 후추
후추의 이용이 단절된 영향인지, 서유럽 지역의 고위층은 후추 같은 향신료를 자신의 지위를 과시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였다. 당시 귀족들은 손님에게 쟁반 가득 통후추나 생강, 계피를 비롯한 향신료를 담아서 대접하는 것이 관례였는데, 스코틀랜드의 왕 일리암 1세가 런던의 리처드 1세를 방문했을 때 받은 접대 내용 중엔 '매일 2파운드의 후추와 4파운드의 계피를 제공한다' 라는 기록도 남아있었다.
후추를 과할 정도로 낭비하며 만드는 레시피가 퍼진 것도 이때인데, 오늘날의 기준으로 말하면 원본은 별것도 아닌 요리에 쓰잘데기없이 럭셔리함을 높이겠다고 아무런 맛도 안 나는 금박을 입히는 식이다. 즉, 중세 시대 당시 향신료를 다루는 다큐멘터리에서 중세의 고급 닭 요리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 닭의 겉면을 후추를 비롯해 온갖 향신료를 과하게 섞은 가루 반죽으로 떡칠하고 그냥 굽는 요리였다. 이것을 그대로 재현했더니 멀리 떨어져 있어도 과도한 양의 향신료 때문에 향이 코를 찌르는 듯이 자극했고, 껍질을 벗겨 먹었는데도 향신료 향이 심하다시피 배어 있었다. 향신료 향만 강한 데다가 밸런스까지 망친 이런 괴식 혹은 벌칙에 가까운 요리를 중세에는 고급으로 쳤다. 이는 귀족 본인의 부와 지위를 자랑할 수 있는 최고의 과시용 요리이기 때문이다.
과열된 후추의 인기는 13세기에 접어들며 점차 그 기세를 잃고 사치품으로서의 자리를 다른 향신료들에게 내주게 된다. 귀족들은 정향이나 사프란 같은 향신료로 등을 돌리고, 여러 교차적인 이유로 구매력이 오른 상공층이 후추를 소비하기 시작한다.[2]
대항해 시대, 인도 항로의 발견
이렇게 과열된 후추의 인기가 식은 후에는 후추의 가격은 가난한 소작농 정도가 아니라면 크게 부담되는 선은 아니었다. 영국 런던의 물가 기준으로도 잡일꾼이 일주일 정도를 일하면 1파운드가량의 후추를 구매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추를 비롯한 향신료 중개 거래는 당시 지중해 상인들의 젖줄과 마찬가지였다. 아이유브 왕조의 배를 가르고 일어선 맘루크 왕조는 십자군을 몰아내고 향신료 거래의 두 종점-육로의 레반트, 해로의 알렉산드리아-을 모두 점유하는 데 성공했는데, 또다시 서방의 십자군과 칼을 맞대는 건 경제적 손해라고 여긴 맘루크는 베네치아의 상인들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며 향신료 거래의 이권을 나눠 갖게 된다. 베네치아의 상인들은 키프로스를 비롯한 동지중해의 여러 섬을 거점 삼아 베이루트를 비롯한 레반트의 항구에서 향신료를 독점하였고, 맘루크는 맘루크대로 알렉산드리아의 수크에서 제노바나 아라곤의 상인들에게 향신료를 팔아치웠다.
베네치아의 향료 거리에서 베네치아는 240 파운드가량의 후추를 50 ~ 100 두카트 사이로 판매했는데, 레반트 지역에서 한번 아랍 상인의 마진을 거친 동량 후추의 가격이 25 ~ 40 두카트 정도였으니 대략 1.5 ~ 2배가량의 마진을 본 셈이었다. 또, 오스만이 득세하기 전 동지중해는 베네치아의 안방이나 다름없었으니 운임 비용을 최소화하는 게 가능했고, 이로 인해 향신료 중개는 오스만 제국이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키고 지중해의 패권 싸움에 진입하기까지 지중해 상인들의 메인 상품이었다.
이러한 향신료 열풍에서 소외된 건 유럽 끄트머리에 위치한 포르투갈과 카스티야 같은 변방 국가였다. 베네치아의 향신료 독점으로 인해 웃돈을 주고 향신료를 사오던 이들은 해양 산업이 미래라는 비전을 갖고 국가 단위로 해양 산업에 투자하였다. 항해 왕자 엔히크 등의 왕족들도 정력적으로 바다 너머 미지의 땅으로 몸을 던지는 데 마다하지 않았고, 이들의 열정과 노력은 결실을 맺어 대서양 너머의 새로운 세계, 신대륙과 희망봉 너머의 인디아스를 안겨주게 된다. 바스코 다 가마가 인도 항로를 개척한 후 포르투갈 상선대가 싣고 온 향신료는 베네치아 상인들이 부르는 가격의 5분의 1 수준에서 거래되었는데, 이렇게 가격을 80%나 낮춰 판매하는데도 남는 마진은 현지 매입가의 무려 60배(!)에 수준이었다고 한다. 유럽 향신료 거래의 중심지가 베네치아에서 북해 연안의 안트베르펜으로 이동하면서 베네치아를 중심으로 한 지중해 무역은 이때를 기점으로 쇠락의 길에 접어들게 된다.
새로운 항로를 개척한 두 국가는 어마어마한 부를 쥐게 되었지만 반대로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다. 향신료 거래는 배 10척을 띄워 1척만 돌아와도 원금을 건질 수 있는 대박 사업이었지만, 달리 말하자면 배 9척을 잃는 게 일상이었던 도박이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카스티야는 아라곤 왕국과의 동군 연합, 그리고 레콩키스타 가 끝나고 무산층이 되었던 이달고(평귀족)를 징발해서 신대륙의 콩키스타도르의 인력으로 삼기라도 했지, 포르투갈은 인도 무역으로 얻은 부를 자국의 생산업 같은 내실에 투자하기보단 그 돈을 전부 해양 산업에 재투자하는 실책을 저질렀고, 이로 인해 가뜩이나 부족했던 인력이 꾸준히 고갈되어 이후 네덜란드, 잉글랜드 같은 후발 주자들과의 알력 싸움에서 허무하게 밀려나는 원인이 된다. 이 시기의 포르투갈은 찬란한 황금기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수많은 청년들이 부를 탐하는 광기에 희생되고, 이후 이어질 암흑기의 출발점이 된 서글픈 시기이기도 했던 것이다. 포르투갈 사람들이 이 시기를 어떻게 추억하는지는 시인 페르난두 페소아의 저작 《메시지(Mensagem)》에 수록된 '포르투갈의 바다'란 시로 엿볼 수 있다.[2]
종류
한국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것은 흑후추로, 일반적인 후추 역시 흑후추를 이른다. 성숙하기 전의 후추 열매를 수확해 건조시킨 것이며, 건조 과정에서 녹색 후추가 짙은 갈색 내지는 검게 변한 것이다. 적당히 복잡하고 강렬한 향으로 가장 대중적으로 쓰일 수 있는 향신료이기에, 가장 폭넓게 판매되고 사용된다. 한식과도 잘 맞는 편이라 한국에서 유통되는 후추는 일부 수입 전문 식자재 취급하는 곳이 아닌 이상 거의 예외 없이 흑후추다.
후추가 나는 곳이나 후추를 사용한 지 오래된 곳에서는 다른 종류의 후추도 사용한다. 백후추의 경우 완전히 성숙한 후추 열매를 수확한 뒤 물에 불려 껍질을 벗겨낸 것이다. 후추 열매의 성숙도도 다를 뿐 아니라 껍질에 포함된 향미 성분이 날아가며, 물에 담그는 과정에서 발효에 준하는 과정(retting)이 일어나기에 흑후추와는 향이 상당히 다르다. 이로 인해 한식과는 다소 잘 안 맞는 편이며, 제대로 된 사용을 위해선 일반적인 후추 레시피가 아니라, 백후추를 강조한 레시피를 찾는 것이 좋다.
녹후추의 경우 흑후추와 기본적으로 조건은 같으나 동결 건조나 아황산 가스 등의 보존 처리를 통해 색을 보존한 것이다. 흑후추보다는 조금 더 강렬한 향을 가지고 있지만, 흑후추와 달리 유통 과정에서 향이 훨씬 더 쉽게 상하는지라 보편적으로 사용되지는 않는다. 후추가 재배되는 곳에서는 후추 열매를 절임 처리(피클링)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엔 성숙도에 따라 녹색 / 적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이 역시 녹후추와 마찬가지로 유통 과정의 문제 때문에 보편적으로 사용되지는 않는다.
간혹 수입 후추 중 여러 종류의 후추를 섞은 것의 일부에는 적후추(빨간 후추, 또는 핑크 후추; pink peppercorns)가 섞여 있는데, 이 적후추는 후추와는 다른 종이다. 이쪽은 남미 원산의 스키누스(Schinus, 페퍼나무속)[30]에 속하는 열매를 말린 것으로, 후추와 비슷한 매운맛을 내는 향신료다. 흑후추 향과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른 점이 꽤 많지만, 향의 기조가 비슷해 후추 믹스에서 같이 취급하는 것이다.
일부 대량 식자재 업체에서 다루는 보통 네모난 금속 통에 담아 파는 흰 후추는 백후추가 아니다. 단지 공장에서 검은 후추를 곱게 갈은 후 가열 살균 포장한 물건으로, 이 과정에서 후추 특유의 향미가 많이 손상되니 오히려 향이 중요하다면 일반적인 흑후추를 쓰는 것이 낫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흑후추 가루 특유의 검은 입자가 떠다니는 것에 비해서 비주얼이 더 중요하고, 강렬한 후추 향이 필요 없는 경우(주로 국물 요리 등)에 유용하므로 판매되고 있는 것이라 보면 된다.
후추속의 식물로 따지면 자그마치 2,400여 종이나 되는 큰 식물군이다. 한국에서도 남해안이나 제주도에도 후추등(Piper kadzura)이 자생하며, 약용으로 썼지만, 역시 매운맛이 없어서 후추 대용으로 사용하긴 힘들었다.[2]
통후추
통후추를 넣고 즉석에서 갈아서 뿌릴 수 있는 후추 통(페퍼밀)이 있는데, 향도 좋아지고 드르륵드르륵 돌려서 갈아 넣는 게 꽤 재미있다. 하지만 평소 오뚜기 후추 같은 것에 익숙해져 있다면 강렬한 향에 음식을 못 먹는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그냥 칙칙 뿌리는 공장제 후추와는 다르게 실제 통후추의 향은 굉장히 강렬하며,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당황스럽다. 부족하지 않은가 싶을 정도로 조금만 넣어도 충분하니 자제하자. 물론 맛 들리면 조금씩 조금씩 점점 더 많은 양을 갈아 먹게 된다.
통후추는 갈지 않고 그냥 씹어 먹어도 맛있다. 특유의 매운맛과 향이 우리에게 익숙한 매운맛과 다른 강렬한 맛이라서 먹다 보면 은근 탐이 나게 된다. 특히 우유와 잘 어울린다.
일단 통후추는 한국 요리에도 쓰는 일이 많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다. 통후추와 후추 갈개(페퍼밀)를 사서 직접 갈아 쓰면 후추 향의 신기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청정원, 오뚜기, CJ제일제당, 농심그룹에서는 이러한 페퍼밀과 통후추를 넣어서 포장해서 파는 것도 있는데, 대형 마트에 가면 쉽게 구입할 수 있다. 페퍼밀의 품질이 의외로 괜찮으며 굵기 조정도 된다.
굵기 조절은 되지 않지만 다이소에서 후추 그라인더를 2,000원에 판다. 따로 돈 주고 살 필요가 있나 하겠지만, 위에 서술된 대기업에서 파는 그라인더 포함 후추 통은 가성비가 매우 나쁘다. 차라리 다이소에서 그라인더를 따로 사고, 통후추는 리필 대용량으로 사는 것이 낫다. 참고로 리필용 후추는 대형 마트에서 소형 봉지에 포장된 것보다는 식자재 마트 같은 데서 대형으로 한 통 하는 걸 사서 쓰는 게 양이 많다. 가성비적인 측면에서 좋아 보일 수는 있지만, 후추는 보관 과정에서 향이 날아가기 때문에 굳이 후추 그라인더를 사서 쓸 정도로 후추 향에 민감하다면 사용하는 양을 고려해야 한다.
간혹 제대로 갈지 않고 굵직한 알갱이째로 가열하는 요리에 사용하면 쓴맛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조리 후에 주로 뿌리는 경우가 많다. 가끔 일본 라멘집 등과 같이 통후추를 쓰는 경우가 있으니, 취향에 맞지 않으면 빼달라고 할 것. 흑후추는 조리 전에 넣고 끓여도 크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쓴맛은 나지 않는다.[2]
후추와 건강
후추의 주성분 중 하나인 피페린은 위액 분비를 촉진시켜 소화를 돕는다. 그러나 과도한 위액은 점막에 손상을 주므로 굳이 소화제처럼 따로 챙겨 먹을 필요 없이 음식에 뿌려서 먹는 것으로 충분하다.
고기에 후추 간을 해서 구우면 풍미가 매우 좋아진다. 또한 가열하면 향이 강해지는 특성을 이용해 통후추를 기름 없이 볶은 후에 으깨 사용할 수도 있다. 다만 볶은 후 오래 두면 향이 다 날아가 안 볶은 것보다 못해지니 바로 쓸 양만 볶아야 한다. 또한 피페린 등 향미 물질은 무극성 / 지용성이므로, 고추와 비슷하게 기름에 향미 성분을 녹여내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후추를 섭씨 120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발암 물질 의심군(2A)인 아크릴아마이드가 대략 500㎍/kg에서 5,000 ~ 7,000㎍/kg 수준으로 10배로 증가한다고 알려져있다. 그러나 후추를 뿌리는 양을 생각해 보면 많아야 수 g이므로 크지 않다는 점이 중요하다. 아크릴아마이드는 후추가 아니더라도 전분류, 특히 튀김 요리 등에서도 생겨나며, 이에 따른 규제들(국내 전반 권고치 기준 1,000㎍/kg, 유럽연합 권고치 기준 식품 종별에 따라 50 ~ 750㎍/kg)보다 후추의 아크릴아마이드 농도가 높지만, 후추를 먹는 양을 생각해 보면 그 영향은 미미하다. 매운맛 때문에 어린이가 먹는 것들에도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걸 생각해 보면, 인식은 하되 필요하다면 쓰는 선으로 정리하면 충분할 것이다. 대부분의 발암 물질들이 그렇듯이 술 한 병 덜 마시고 담배 한 개비 덜 피우는 것이 후추 10통을 안 먹는 것보다 더 유익하다. 음주나 흡연한다고 해도 암에 무조건 걸리는 게 아닌데 후추 먹고 암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피페린은 가공육류의 발색제인 아질산 나트륨과 반응하면 6-나이트로피페로날이 생기는데, 이를 발암 물질이라 다루는 기사들과 블로그 글들이 보이나, 과학적 근거 / 검증이 부족한 글이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 물질은 연관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아 발암 물질의 분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not listed). 독성에 관해선 유의미한 데이터가 검증되어 있으나, 일반적으로 후추에 쓰이는 양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 아질산염 자체가 보존료로서 필수로 사용될 수밖에 없는 점이나, 비료에 의해 채소류에서도 미량 흡수되어 있다는 걸 감안할 필요도 있다. 가공육류 자체가 확실한 발암 유발성(1)을 띠고 있으며, 아질산염도 IUPAC 발암 물질 의심군(2A)에 올라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된다.
피페린이 커큐민이나 레스베라트롤을 비롯한 생리 활성 물질의 흡수와 생체 이용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단 후추를 필요 이상으로 섭취 시 체질에 따라 후추 내 자극적인 물질인 피페린이 혈관으로도 배출이 되는데 이 경우 몸이 일시적으로 뜨거워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2]
재채기 유발
몇몇 픽션에선 후춧가루를 들이마시면 재채기가 나오는 묘사가 있다. 밀폐된 공간에서 통후추든 분말 후추든 후추를 써서 요리를 하다 보면 실제로 재채기가 날 때도 있다. 하지만 이는 직접 후춧가루가 코에 들어오기 때문이 아니라 자극적인 향 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분 같은 것들로 인한 것이다. 스카프에 묻어 있는 것만으로, 그것도 너풀거리지 않게 목에 잘 묶어놓은 정도로 재채기하게 만들기는 힘들다. 만약 후추에 이런 성분이 있었다면 향신료로 쓰인다는 거 자체가 모순이다. 다만, 갑작스레 목구멍에 매운 게 들어가면서 사레가 들릴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다량의 후춧가루를 코로 직접 들이마시면 코가 간지러운 수준이 아닌, 쓰라리는 고통에 몸부림치게 되는 것이 실상이다. 호신용 스프레이의 영어 이름이 괜히 'pepper spray'인 게 아니다. 재채기를 유발하려면 차라리 더 안전한 밀가루나 코코아 파우더 등 미세한 식용 분말을 흡입하는 것이 낫다.
임진왜란 때 조선군이 후추와 재를 섞어 터트렸다는 야사는 허구이다. 조선 시대 후추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했는데 이런 귀한 후추를 아무데나 뿌릴 정도의 여력은 없었다. 다만 승병들이 재 주머니 또는 석회 주머니를 들고 다니며 터트려서 왜군의 눈을 노린 것은 사실이다.
한겨레가 1월 1일 새해를 맞아 전 세계 100개국의 외국인 1033명이 사랑한 한국어 단어에 대해 조사를 했는데 후추가 순위권에 들었다. 한 사람이 이 단어가 재채기를 하는 소리같이 들렸는데 마침 후추가 재채기를 유발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2]
활용
후추는 다양한 요리와 가정, 건강, 미용, 심지어 생활에서까지 폭넓게 활용되는 다재다능한 향신료다. 주로 흑후추와 백후추로 나뉘며, 각각의 풍미와 특징을 활용해 음식과 다양한 분야에 응용된다. 후추는 단순히 요리에서 매운맛과 향을 더하는 것을 넘어, 건강 관리와 일상생활에까지 유용하게 쓰인다. 아래에서 후추의 구체적인 활용법을 상세히 알아보자.
- 요리에서의 활용법
- 기본적인 활용
- 양념: 후추는 소금과 함께 가장 기본적인 양념으로 사용된다. 육류, 생선, 야채, 수프 등 거의 모든 요리에 풍미를 더한다.
- 마리네이드: 고기나 생선을 요리하기 전에 후추를 넣어 마리네이드하면, 풍미가 더해지고 잡내를 제거할 수 있다.
- 고기 요리: 스테이크, 로스트 비프, 닭고기 요리에서 후추는 고기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려준다. 특히 갈은 흑후추를 뿌려 구우면 깊은 맛이 난다.
- 수프와 스튜: 후추는 국물 요리에 매운맛과 향을 더하며,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 볶음 요리: 채소나 고기 볶음 요리에서도 후추가 필수적이다. 고온에서 후추를 사용하면 특유의 매운 향이 강화된다.
- 후추의 종류별 활용
- 흑후추:
- 매운맛이 강하고 향이 깊어 육류 요리에 자주 사용된다.
- 음식의 표면에 뿌려 고온에서 조리할 때 풍미를 강화한다.
- 백후추:
- 맛이 부드럽고 향이 약해 생선, 수프, 크림 베이스 요리에 적합하다.
- 색이 흰색이므로 요리의 외관을 해치지 않아 밝은 색의 요리에 자주 사용된다.
- 초록후추:
- 덜 익은 상태로 수확된 후추로, 신선한 맛과 약간의 과일향이 특징이다.
- 샐러드 드레싱이나 가벼운 소스에 사용하면 독특한 풍미를 더한다.
- 분말 후추:
- 빠르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 다양한 요리에 널리 사용된다.
- 건강 관리에서의 활용법
후추는 건강에 여러 가지 이점을 제공하는데, 특히 피페린(piperine)이라는 활성 성분이 그 비결이다.
- 소화 개선
- 후추는 소화 효소의 분비를 자극하여 소화를 돕는다.
- 소량의 후추를 음식에 넣으면 소화가 원활해지고, 소화불량이나 가스 발생을 줄일 수 있다.
- 면역력 강화
- 후추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여 면역 체계를 강화한다.
- 따뜻한 물에 후추와 꿀, 레몬을 섞어 마시면 감기 예방과 면역력 향상에 좋다.
- 체중 관리
- 피페린은 지방 분해를 촉진하고 신진대사를 활성화하여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준다.
- 녹차나 허브차에 후추를 약간 첨가하면 체중 관리 효과를 높일 수 있다.
- 항염 및 진통 효과
- 후추는 관절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 따뜻한 물에 후추와 생강을 넣어 차로 마시면 통증 완화 효과가 있다.
- 디톡스
- 따뜻한 물에 후추, 꿀, 레몬을 섞어 아침에 마시면 체내 독소 배출을 촉진한다.
- 미용과 피부 관리에서의 활용법
후추는 피부 건강과 미용에도 유용하게 쓰인다. 후추의 항산화 성분과 항균 작용이 피부와 두피 관리에 도움을 준다.
- 피부 관리
- 각질 제거제:
- 분말 후추와 꿀을 섞어 얼굴에 바르면 자연스러운 스크럽 효과가 있다.
- 피부의 각질을 제거하고 혈액 순환을 개선하여 피부를 더 환하고 생기 있게 만든다.
- 여드름 완화:
- 후추의 항균 성분은 여드름 원인균을 억제하고 피부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 후추를 물과 섞어 여드름 부위에 국소적으로 바르면 효과를 볼 수 있다.
- 두피 관리
- 비듬 제거: 후추와 요구르트를 섞어 두피에 바르면 비듬을 제거하고 두피를 진정시킬 수 있다.
- 모발 성장 촉진: 후추 오일이나 분말 후추를 사용한 두피 마사지는 모낭의 혈액 순환을 자극하여 모발 성장을 돕는다.
- 생활에서의 활용법
- 방충제: 후추는 자연적인 방충제로 활용될 수 있다. 후추 분말을 모기나 벌레가 자주 나타나는 곳에 뿌리면 해충을 쫓아낼 수 있다.
- 세척제: 후추는 음식 기름때 제거에도 효과적이다. 주방 세제에 약간의 후추를 섞어 사용하면 강력한 세척 효과를 낼 수 있다.
- 냄새 제거:후추를 천연 탈취제로 사용해 냄새가 나는 공간에서 냄새를 제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발 속에 약간의 후추를 넣어두면 냄새를 중화시킨다.
- 아로마 및 심리적 활용
- 스트레스 해소: 후추 오일은 아로마테라피에서 스트레스 완화와 집중력 향상에 자주 사용된다. 디퓨저에 몇 방울을 떨어뜨리면 마음을 안정시키고 정신을 맑게 한다.
- 기분 전환: 후추의 강렬한 향은 피로를 줄이고 활력을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후추는 요리뿐만 아니라 건강, 미용, 생활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활용되는 유용한 재료다. 요리에서는 풍미를 더하고, 건강에서는 면역력 강화와 소화 개선, 체중 관리에 기여한다. 또한, 미용과 생활에서도 피부와 모발 관리, 방충제, 세척제 등으로 유용하게 사용된다. 적절한 방법으로 후추를 활용하면 음식의 맛을 높이는 것을 넘어 전반적인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영양 성분
후추는 독특한 맛과 향을 내는 화학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요리와 건강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된다. 후추의 주요 성분은 크게 활성 화합물, 영양소, 정유 성분으로 나뉜다. 이 성분들은 후추가 가진 매운맛, 향, 그리고 다양한 건강 효능의 근거가 된다. 아래에서 후추의 성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 활성 화합물
- 피페린(Piperine)
- 후추의 대표적인 생리활성 성분으로, 후추 특유의 매운맛을 결정짓는 주요 화합물이다.
- 후추의 건조 중량 중 약 5 ~ 9%를 차지한다.
- 피페린은 다음과 같은 생리적 효과를 제공한다:
- 소화 촉진**: 소화 효소의 분비를 자극하여 소화를 도운다.
- 지방 분해**: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지방 분해를 돕는다.
- 항염 효과**: 염증 반응을 억제하며 관절염 등 염증성 질환에 도움을 줄 수 있다.
- 약물 흡수 증가**: 약물과 영양소의 생체이용률(bioavailability)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특히, 커큐민(curcumin)과 같은 화합물의 흡수를 크게 향상시킨다.
- 캡사이시노이드(Capsaicinoids)
- 소량 함유된 화합물로, 매운맛을 보조한다.
- 피페린과 함께 체내의 열 생산을 자극하여 **체온 상승과 대사 촉진**에 기여한다.
- 정유 성분(Essential Oils)
후추는 다양한 정유 성분(에센셜 오일)을 함유하고 있어 독특한 향과 풍미를 낸다. 후추 열매의 건조 중량 중 약 0.2 ~ 2.5%는 정유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요 정유 성분은 다음과 같다.
- 사비넨(Sabinene)
- 후추의 신선하고 상쾌한 향을 담당하는 화합물이다.
- 항염 및 항균 효과가 있다.
- 리모넨(Limonene)
- 상쾌하고 약간의 감귤 향을 더해주는 성분이다.
- 항산화 작용을 통해 세포 손상을 예방하고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 베타-카리오필렌(β-Caryophyllene)
- 후추에서 매운맛과 함께 약간의 스파이시 향을 제공하는 성분이다.
- 항염, 진통 효과가 있으며, 천연 카나비노이드 수용체(CB2 receptor)에 작용해 염증성 질환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 미르센(Myrcene)
- 후추의 따뜻한 향과 부드러운 풍미를 부여한다.
- 진정 효과를 가지며 스트레스 완화 및 긴장 완화에 기여한다.
- 영양소
후추는 칼로리가 낮고 영양소가 풍부하여, 적은 양으로도 다양한 영양학적 이점을 제공한다.
- 비타민
- 비타민 C: 항산화 작용을 통해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세포 손상을 방지한다.
- 비타민 K: 혈액 응고와 뼈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 미네랄
- 망간(Manganese)**:
- 후추의 가장 풍부한 미네랄 성분 중 하나로, 효소 작용을 돕고 뼈 건강을 지원한다.
- 철분(Iron)**:
- 적혈구 형성과 산소 운반에 필수적이다.
- 칼륨(Potassium)**:
- 체내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고 혈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준다.
- 식이섬유
- 후추에는 소화 건강을 돕는 **식이섬유**가 포함되어 있다. 식이섬유는 장운동을 촉진하고 변비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 단백질과 지방
- 소량의 단백질과 지방을 포함하고 있어 체내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 항산화 성분
후추에는 강력한 항산화제가 포함되어 있어, 세포 손상을 방지하고 노화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준다.
- 플라보노이드(Flavonoids)
- 식물성 화합물로, 체내에서 활성 산소를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 심혈관 건강 개선과 염증 완화에 기여한다.
- 카로티노이드(Carotenoids)
- 비타민 A 전구체로 작용하며, 시력 보호와 피부 건강을 지원한다.
- 폴리페놀(Polyphenols)
-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며 면역 체계를 강화한다.
- 기타 화합물
- 알칼로이드(Alkaloids)
- 피페린을 포함한 알칼로이드는 후추의 쌉쌀한 맛을 결정짓는 화합물이다.
- 체내에서 신경전달 물질 분비를 촉진해 기분 개선 효과를 줄 수 있다.
- 타닌(Tannins)
- 후추의 떫은맛과 풍미에 기여하며, 항산화 및 항균 작용을 한다.
- 후추 성분의 주요 특징과 역할 요약
- 피페린(Piperine) : 매운맛 제공, 소화 촉진, 신진대사 강화, 약물 흡수율 증가
- 사비넨(Sabinene): 신선한 향 제공, 항염 및 항균 작용
- 베타-카리오필렌(β-Caryophyllene): 염증 완화, 진통 효과, 면역 체계 강화
- 리모넨(Limonene): 상쾌한 향 제공, 항산화 효과
- 미네랄(칼륨, 망간 등): 뼈 건강, 혈압 조절, 산소 운반
- 식이섬유: 장 건강 개선, 소화 촉진
- 항산화제: 세포 손상 방지, 노화 억제
후추는 매운맛과 독특한 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리활성 성분과 영양소가 풍부하여 건강에 유익한 효과를 가져다준다. 특히 피페린, 정유 성분, 항산화 물질은 후추의 주요한 특성을 형성하며, 소화 촉진, 면역력 강화, 항염 효과, 체중 관리 등 다방면에서 도움을 준다. 이러한 성분들 덕분에 후추는 요리뿐만 아니라 건강 관리에서도 중요한 재료로 자리 잡고 있다.
효능
- 소화 촉진
후추는 소화 효소의 분비를 자극하여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후추가 위액의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위장에서 음식물이 더 잘 분해된다. 후추는 또한 장의 운동을 활성화시켜 배변을 돕고, 이를 통해 변비를 예방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 이는 특히 소화불량이 잦은 사람들에게 유용하다. 후추는 위염이나 위장 질환이 있을 때, 소화기관을 자극하여 빠른 회복을 돕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섭취하면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적당한 양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 항산화 효과
후추는 강력한 항산화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체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유라디칼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자유라디칼은 세포를 손상시키고, 노화와 질병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후추에 포함된 비타민 C, 비타민 E, 베타카로틴 등의 성분은 이 항산화 작용을 강화시키며, 체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화적 스트레스를 감소시킨다. 후추의 항산화 성분은 또한 피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노화 방지와 관련된 여러 연구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후추는 또한 염증을 줄이고, 체내 염증성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 체중 감소 촉진
후추는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후추의 피페린 성분은 지방 세포의 축적을 방지하고 지방 분해를 촉진하는데 효과가 있다. 연구에 따르면, 후추의 피페린은 체내에서 지방의 분해를 가속화시켜, 체중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피페린은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칼로리 소모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후추를 적당히 섭취하면 체중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후추를 다량 섭취하는 것보다는 적절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 면역력 강화
후추는 면역 시스템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후추에 포함된 피페린과 비타민 C는 면역세포의 활동을 자극하여, 면역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후추는 항균 및 항염 효과가 있어, 체내 염증을 완화시키고 감염을 예방하는데 유익하다. 후추는 감기나 인플루엔자와 같은 질병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후추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데도 효과적일 수 있다.
- 소화기 건강
후추는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맞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후추에 포함된 피페린은 장내 유익균의 성장을 촉진시켜 장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 또한, 후추는 가스를 줄이고 소화불량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장의 건강이 개선되면 전반적인 소화 기능이 향상된다. 후추는 장내 유해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는 장의 염증을 줄이고, 장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 뇌 기능 개선
후추는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피페린 성분은 뇌의 인지 기능을 개선하고,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후추는 뇌에서 세로토닌과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시켜 기분을 좋게 하고, 정신적으로 활력을 제공할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후추가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결과도 있다. 후추는 뇌의 노화를 방지하고 뇌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 혈당 조절
후추는 혈당 수치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후추는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고 혈당 조절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이는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 유익할 수 있으며, 후추를 적당히 섭취하면 혈당 수치의 급격한 변동을 예방할 수 있다.
- 부작용
- 위장 문제
후추는 위장에 자극을 줄 수 있다. 후추에 포함된 피페린은 위장관을 자극하여, 과다 섭취 시 속쓰림, 위염,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위염이나 위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후추의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많은 후추 섭취는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소화불량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후추는 적당한 양만 섭취하는 것이 좋다.
- 알레르기 반응
후추에 민감한 사람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수 있다. 피부 발진, 가려움증,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후추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의 일종이다. 알레르기 반응이 의심되면 후추를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 약물 상호작용
후추는 특정 약물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피페린 성분이 약물의 흡수 속도를 변화시킬 수 있어, 일부 약물의 효과를 증대시키거나 감소시킬 수 있다. 특히 항고혈압제, 항우울제, 항암제와 같은 약물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약물을 복용 중인 사람은 후추를 섭취하기 전에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과도한 섭취 시 부작용
후추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위장장애, 소화불량, 설사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후추의 피페린 성분이 위장에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며, 하루 권장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임신과 수유 중 주의
임신 중인 여성은 후추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피페린이 자궁을 자극할 수 있어, 과도한 섭취는 유산이나 자궁 수축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후추가 모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수유 중인 여성도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
- 호흡기 문제
후추의 미세한 입자는 호흡기를 자극할 수 있다. 후추를 분말로 섭취하거나 공기 중에 퍼지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천식이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은 후추를 조심스럽게 섭취해야 한다.
재배
- 적합한 기후와 토양
- 기후
- 후추는 열대성 기후에서 잘 자란다. 기온은 연평균 25도에서 30도 사이로 따뜻하고, 습도가 높은 환경이 이상적이다. 특히, 후추는 비가 자주 오는 지역에서 잘 자라며, 적절한 강수량은 연간 2000mm 이상이 적당하다. 건조한 지역에서는 후추가 제대로 자라지 않으며, 습한 환경이 필수적이다.
- 토양
- 후추는 배수가 좋은,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에서 잘 자란다. pH는 5.5에서 6.5 정도로 약산성 토양이 이상적이며, 토양이 너무 산성이나 염기성이 강하면 후추 나무의 성장이 저조할 수 있다. 토양은 비옥하고 물빠짐이 좋은 편이 좋으며, 심한 토양 고르기나 경작지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토양을 개량해야 할 수도 있다.
- 후추 나무 재배를 위한 준비 작업
- 묘목 준비
- 후추는 씨앗을 직접 심기보다는 묘목을 이용하여 재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후추 묘목은 보통 1년생 묘목을 사용하며, 씨앗을 이용하여 재배하는 경우도 있지만 시간이 더 걸리고 실패율이 높을 수 있다. 묘목은 수출용 또는 상업용 후추 농장에서 많이 사용된다.
- 재배지 선택
- 후추 나무는 그늘을 좋아하기 때문에 다른 고목 나무나 기둥을 이용하여 후추 나무를 기를 수 있는 그늘막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후추는 기둥이나 나무를 타고 자라는 덩굴식물이므로, 다른 나무를 이용하여 후추 나무가 자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보통 후추나무는 바나나 나무, 코코넛 나무와 함께 재배하거나, 인공 기둥을 설치하여 후추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돕는다.
- 단계별 관리
- 심기
- 후추 묘목은 대개 30cm에서 50cm 간격으로 심는다. 후추는 덩굴식물이기 때문에, 하나의 기둥에 여러 개의 후추 묘목을 심을 수 있다. 묘목을 심을 때는 나무가 그늘을 좋아하는 특성을 고려하여 적절한 그늘을 제공해야 한다. 후추 묘목을 심을 때 깊이는 약 30cm로 구덩이를 파고, 그 구덩이에 묘목을 심는다.
- 물주기
- 후추는 습한 환경을 좋아하므로, 꾸준한 물 공급이 필요하다. 특히 건조한 날씨에는 주기적으로 물을 주어야 하며, 물빠짐이 좋은 토양에서 재배가 이루어져야 한다. 물빠짐이 나쁜 토양에서는 뿌리가 썩을 수 있으므로, 물빠짐이 좋은 토양에서 재배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 비료와 영양 관리
- 후추는 비옥한 토양에서 잘 자란다. 재배 초기에는 유기질 비료를 사용하여 토양의 영양 상태를 개선한다. 질소, 인, 칼륨이 균형 잡힌 비료를 주는 것이 중요하며, 주기적으로 복합 비료를 추가하여 나무의 성장을 돕는다. 특히 고온다습한 기후에서 후추는 영양을 많이 필요로 하므로, 적절한 시기에 비료를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 가지치기
- 후추 나무는 덩굴식물이므로 가지치기를 통해 성장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상단의 가지를 자르고, 측면 가지를 적절히 잘라주면 후추나무가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다. 가지치기는 나무의 성장을 촉진시키며, 햇빛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 가지치기를 통해 과도한 가지나 나무의 교차 부분을 제거하면, 후추 열매의 질이 향상된다.
- 후추의 수확 및 관리
- 수확 시기
- 후추는 보통 3 ~ 4년이 지나면 첫 수확을 할 수 있다. 후추 열매는 꽃이 피고 약 6개월 정도 후에 결실을 맺는다. 후추 열매는 성숙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녹색의 미성숙한 열매가 아닌 붉고 잘 익은 열매를 수확해야 한다. 수확은 보통 건조한 날씨에 이루어져야 하며, 후추 열매를 따서 건조시킨 후 사용된다.
- 건조
- 후추를 수확한 후에는 건조 과정이 필요하다. 수확된 후추는 햇볕에 말리거나, 건조기에서 1 ~ 2주 정도 말려야 한다. 후추의 수분 함량은 15% 이하로 떨어져야 하며, 수분이 많으면 곰팡이나 다른 병해충이 발생할 수 있다. 건조한 후에는 후추 열매의 색이 검정색으로 변하며, 그때부터 후추를 사용할 준비가 된다.
- 품질 관리
- 후추는 건조 후 품질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수확한 후추를 적절히 보관하여, 벌레나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후추는 건조한 장소에서 보관하며, 밀봉된 용기나 통풍이 잘 되는 공간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또한, 품질 좋은 후추를 얻기 위해서는 재배 과정에서 병해충 관리가 중요하다. 살충제나 천연 방제법을 이용하여 병충해를 예방하는 것이 후추 품질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이다.
- 병충해 관리
- 후추 재배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병해충이다. 후추는 곰팡이나 바이러스, 해충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후추 나무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해충으로는 후추 나무 진딧물, 병든 후추 등이 있다. 이러한 병해를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방제와 화학 비료나 농약의 적정 사용이 필요하다.
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