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 (직업)
이장(里長)은 행정 구역의 단위인 '이'(里)를 대표하여 일을 맡아보는 사람을 말한다.[1]
개요[편집]
- 지방자치법 시행령 제81조(이장 및 통장의 임명)
- ① 법 제7조제5항에 따른 행정동의 통에는 통장을 두고, 법 제7조제6항에 따른 읍ㆍ면의 행정리에는 이장을 둔다.
- ② 제1항에 따른 이장 및 통장은 주민의 신망이 두터운 사람 중에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읍장ㆍ면장ㆍ동장이 임명한다.
- ③ 읍장ㆍ면장ㆍ동장이 제2항에 따라 이장 및 통장을 임명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해당 시장ㆍ군수 및 구청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理長 | Head of Ri
시 · 군의 읍 · 면에 있는 마을(행정리)을 총책임하에 감독하는 최고책임자.
도시 지역(행정동)의 통장(統長)과 지위와 역할이 같다.[2]
상세[편집]
이장이 되기[편집]
농촌ㆍ어촌 지역의 마을 출신이거나, 마을에서 10년 이상 장기거주한 경력을 가졌거나, 마을에 대한 관리책임을 지게 되는 사람을 중심으로 선정된다. 지역에 따라 읍장이나 면장의 제청하에 시장 및 군수가 임명하는 곳도 있고, 자치적인 주민투표에 따라 마을 거주민들이 직접 이장을 뽑는 곳도 있다. 다만 좁은 농촌사회 특성상 마을에서 가장 돈 많은(=영향력이 큰) 사람이나 옛날부터 하던 사람이 계속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 1990년대 이후로 지방자치 시대에 걸맞게 여러 지역에서 직선제를 도입했지만, 다시 임명제로 돌아간 곳도 많다. 좁은 사회에서 선거 때문에 패가 갈리고, 생각보다 앙금도 쉽게 가라앉지 않다 보니 내린 고육지책. 임명제인 지역은 공모를 받아 시군청에서 면접을 통해 결정한다. 통장의 경우 간단한 필기시험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는 정정한 남성 노인이 하는 경우가 많지만, 40 ~ 50대 정도의 아저씨가 이장을 맡는 경우도 많다. 농어촌의 고령화가 심하다 보니 40대 이장도 상당히 젊은 축에 속할 때가 많다. 간혹 어느 정도 도시화된 읍 지역에서는, 서울이나 대도시권 아파트촌에서 통장으로 잔뼈가 굵었던 아주머니들이 남편 은퇴하고 내려온 동네에서 이장을 맡기도 한다.
마을 이장은 이장직 자체를 위해서 한다기보다는 각종 권력을 가질 수 있는 조합장(단위농협 조합장, 마을 공동목장 조합장 등)이라든지 군의원 같은 선출직으로 진출하기에 용이한 이력으로 취급된다. 농촌 사람들은 대부분 그러한 이권이 달린 조합들의 조합원이니 이장을 역임하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고, 지역사회에 공헌한 사람이니까 한 번 찍어줘야 한다는 인식을 동네 사람들에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농촌이라는 곳이 그런 인심을 얻느냐에 따라서 생활하기 편하고 불편하고가 크게 바뀐다.[2]
직무[편집]
시장 및 군수, 읍장 및 면장 다음가는 지역 총책임자이다. 읍면에 속한 행정리 단위의 마을을 총책임하에 관리감독하는 권한을 가지게 되며, 마을 공무사항, 주민치안, 범죄예방, 농사지원, 재해 복구지원 역할을 하는 권한을 맡는다.
생각보다 고된 직업이기도 하다. 동사무소처럼 이장 외에 다른 공무원들이 편제되어 있는 게 아닌지라, 무슨 일이 있으면 이민(里民)들을 일일이 찾아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교통과 통신이 불편했던 과거에는 주민들의 오만 민원사항을 일일이 읍 / 면사무소에 가서 처리해 줬는데, 당연히 이장이 민원을 잊어버렸다거나 하면 그냥 답이 없었다. 영아사망률이 꽤 떨어진 1950년대 말 ~ 1970년대 초반에도 이런 사정으로 출생신고가 늦어져 실제 생년월일과 서류상 생년월일이 달라진 경우가 꽤 된다. 반면에 문맹률이 높던 시절 이장이 동네 주민들의 주민등록증, 인감도장, 통장 등을 보관하면서 주민들의 돈을 자기 돈처럼 쓰거나 빼돌리는 경우도 꽤 많았다. 작은 곳이지만 권력이 생각보다 작은 직업도 아니다.
이렇게 일이 많다 보니, 같은 법정리라도 마을이 나눠져 있으면 각 마을마다 이장을 선출하며, 마을이 나눠져 있지 않더라도 아파트나 빌라 같은 주거밀집지역일 경우 한 마을을 여러 단위로 쪼개 1리 이장, 2리 이장... 같은 식으로 이장이 대여섯 명 이상 있는 경우도 많다. 이는 통장도 마찬가지이다.
사람이 적고 서로서로 잘 아는 시골 마을, 혹은 좁은 공간에 인구가 밀집된 아파트 지역이면 그래도 괜찮은데, 어중간하게 도시화된 읍 지역 주택가에서는 전국 평균(250세대)을 상회하는 수백 ~ 수천 세대가 하나의 행정리로 묶여 있는 데다가 주민들끼리도 서로 잘 모르다 보니 이장이 죽어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장을 보좌하기 위해 지역발전위원을 임명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다들 생업에 바쁘다 보니 전임제 이장도 아닌 지역발전위원은 잘 안 맡으려 하는 경우가 상당수이다.
농어촌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나 교양 프로그램을 보면 자주 나오는 장면으로, 마을회관이나 이장의 자택에 설치된 방송 장비로 이장이 간단한 방송을 하는 경우가 있다. 마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하는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의 공지사항이나 마을의 특별한 소식 등을 알려주는 것. 농어촌의 특성상 주민들을 일일이 한자리에 모아놓고 알려주기가 곤란하고, 그렇다고 이장이 직접 집집마다 찾아다니기도 힘드므로 이런 식으로 방송하는 것이다. 물론 그 외에 방송 장비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이장의 재량이므로, 주민들이 좋아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나 음악을 틀어주는 등의 용도로 쓰기도 한다. 과거에는 이걸 이용해서 주민들의 전화를 연결해 주기도 했다. 전화 자체가 흔하지 않던 시절에는 물론이고, 1990년대 이후에도 휴대전화가 보편화하기 전에는 주민들이 밖에서 일하느라 집전화를 받기 힘들었다. 그러므로 이장이 대신 전화를 받고 방송으로 '김OO 어르신, 외지에 사는 둘째아들한테 전화가 왔으니 와서 받으세요.'라는 식으로 알려주는 것이다.
수당은 전국 공통 월 40만 원에, 설날과 추석에 상여금(60만 원)이 지급되고, 회의수당 4만 원이 별도로 지급된다. 마을이나 동네에서 목소리 떵떵거리는 직책치고는 수입이 많이 낮은 편으로 사실상 용돈 정도에 가까운 금액인데, 일이 궂어서 열정페이에 가까운 경우도 많다. 반면에 매년 수천만 원씩 해먹는 이장들도 있다.
이장 중 올바르고 마을을 위해 힘쓰는 이장도 있으나, 이장의 직위를 이용해 용돈벌이 이상으로 부정부패를 저질러 기득권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유튜브에서도 이장 횡령만 검색해도 제도권 언론의 영상이 많이 나오며, 마을기금을 횡령하여 사적으로 이용한 케이스가 많은데다가 뉴스에서 인터뷰를 따면 "몰랐다.", "마을 주민들에게 현물로 챙겨주기 위해서 그랬다.", "마을의 일이다. 신경쓰지도 마라"라는 식으로 회피하기 마련이다.
젊은 층의 유입이 필요한 시골이고 매번 시골이 사라진다며 언론에게 호소하는 곳이 정작 모든 재산을 긁어모아 귀농해서 오는 젊은 유입층들에게 사기를 치거나 악습 중 하나인 '마을 발전기금' 이라는 전국적으로 통상적인 관례성 금액의 돈을 요구하는데, "어디에 사용되고, 왜 내야 하며, 얼마를 기부해야 하는지" 에 대한 정당한 설명을 요구해도 명확한 기준이 없어서 이장 맘대로에다가, 만약 이를 거부하면 마을 대소사에 초대를 안 주는 등 대놓고 왕따를 시키며 횡포를 부리는 마을도 있다. 이렇다 보니 젊은 층이 사라진다며 호소하면서도 정작 귀농 온 자들에게 금품을 요구하고 이를 거부하는 자들에게 왕따를 시키는 바람에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등 악순환도 있는데, 이를 보면 사실상 본인들이 쫓아낸 경우도 있다.
2023년에 귀농시도를 한 빠머스라는 유튜버는 귀농하여 2023년에 귀농 브이로그를 찍었지만 이장의 사기 행위와 통수, 마을사람들의 텃세에 질려 시골 닫힌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집중적으로 조명시키고 고발하는 자가 되었다.
자살률이 높은 대한민국에서 이장을 활용하여 지역 내 자살고위험 주민 대상 안부묻기, 정보제공 등의 활동으로 자살률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2]
기타[편집]
- 도시에 거주하는 일반인들에겐 주로 '초록색 새마을운동 모자를 쓰고 베이지색 체크무늬 셔츠를 입은 백발의 남성 노인' 정도의 이미지이다.
- 정치인 김두관은 이장부터 시작해서 군수, 도지사까지 올라갔다.
- 1960 ~ 70년대까지만 해도 이장에게 세배를 하기도 했다.
- 전북 현대 모터스의 최강희 전 감독의 애칭 중 하나로 '봉동 이장'이 있다.
- 한국 최연소 이장은 25살로, 장수군 오옥마을에 있다. 차연소 이장은 26살로 완도군 용암리 이장이다.[2]
외국에서[편집]
중국, 일본에서는 촌장(村長)이라는 명칭을 주로 쓴다.
일본의 촌장은 시정촌 중 촌을 다스리는 직책으로, 여기서 촌은 대한민국으로 치면 면에 해당하는 단위이기 때문에 면장과 비슷해보이지만 한국과 다르게 엄연히 기초자치단체장으로서, 한국으로 치면 군수와 비슷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일본의 정(町), 촌(村)은 한국으로 치면 읍면에 해당하는 행정구역인 것은 사실이나, 일본은 한국의 군(郡)이 행사하는 행정권의 상당부분을 한국의 읍면에 해당하는 정과 촌이 행사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5급 임명직 사무관인 한국의 읍면장들과 달리, 행정구역의 규모가 작을 뿐 실질적인 선출직 군수에 해당한다. 한국으로 치자면 '군수 대우를 받는 읍 / 면장' 정도의 느낌이다. 메이지 유신 초기에는 명예직이자 무보수였던 시절도 있었다.
중국이든 일본이든 시골 자체가 닫힌 사회인만큼 이장 직위에 있는 사람들이 비리를 저지른다. 특히 일본의 정치는 가업 대물림을 하는 경향이 강한데 닫힌 사회인만큼 촌장의 아들이 다음 촌장이 되는 경우가 많기에 대중매체에서도 촌장의 아들은 마을에서 잘 대해주니 왕자처럼 멋대로 구는 캐릭터로 나오거나 성인물에서는 수상한 전통을 이어오는 악역으로 나오기도 한다.
비슷한 행정체계를 가진 미국이나 캐나다도 마찬가지인데, 이장으로 번역된 시트 크릭 패밀리의 롤런드 시트의 직함도 원문은 Mayor. 이는 Mayor가 시장뿐만 아니라 기초자치단체장 전반을 일컫는 말이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에는 통장과 이장을 묶어 '구장(區長)' 으로 부르기도 했다. 다만, 일제강점기에는 구장이 동네에서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사람이었고 그 밑에 이장들은 별다른 권한이 없었다. 소설 봄 · 봄에 나오는 구장이 바로 마을 이장이다. 사실 통 / 리 단위의 책임자부터는 공무원 대우를 받지 않으며, 당시엔 법보다 돈과 주먹이 훨씬 가까웠기 때문에 이장이 마름에게 쩔쩔맬 수 밖에 없었다.
한국에서 이장급은 지방선거에서 선출되지는 않지만 대만에서는 촌장까지 지방선거로 선출한다. 한국으로 치면 특별시장, 광역시장, 시장, 군수뿐만 아니라 읍 / 면 / 동장과 이장까지 모두 지방선거에서 선출하는 셈이다.[2]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같이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