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덩이
웅덩이(puddle, pool)는 움푹 파여 물이 괴어 있는 곳으로 늪보다 훨씬 작다. 비슷한 말로 구덩이, 수렁이 있다. 구덩이와 웅덩이는 둘 다 우묵하게 패인 땅을 말한다. 그런데 구덩이는 주로 사람이 의도적으로 파놓은 것을 염두에 두고 사용하는 때가 많다. "구덩이를 깊이 파고 나무를 심다."
반면 웅덩이는 움푹 패여 물이 고여있는 땅으로 주로 물과 결합되어 쓰이는데 자연적으로 생긴 것을 염두에 두는 때가 많다. 그래서 "웅덩이를 파다."라고 하면 어색하고 "구덩이를 파다."라고 하는 것이 적절한 표현이다.[1]
웅덩이, 연못, 호수, 저수지의 차이점[편집]
웅덩이는 움푹 파여 물이 괴어 있는 곳으로, 지표면이 고르지 않은 곳에 비가 올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지형에 물이 고여 있는 부분을 말한다.
연못은 연꽃을 심은 못 혹은 넓고 오목하게 팬 땅에 물이 괴어 있는 곳을 말한다. 웅덩이와 달리 비교적 규모가 크고 항상 물이 괴어있는 곳을 뜻한다. 자연적으로 된 것,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곳 모두 있다.
저수지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연못의 형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물을 모아 두기 위하여 하천이나 골짜기를 막아 만든 큰 연못으로, 관개, 상수도, 수력 발전, 홍수 조절 등을 위해 만들어진 곳을 나타낸다. 비교적 수질이 낮아 농업용수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호수는 지리적으로 땅이 우묵하게 들어가 물이 괴어 있는 곳으로, 연못보다 훨씬 넓고 깊은 곳을 가리키며 연안식물이 침입할 수 없을 정도로 수심이 깊은 것으로 한정한다. 한국의 호수는 지각변동과 화산활동이 적고 대륙빙하에 덮인 일도 없으므로 소수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인공호에 해당한다.
유난히 고여 있는 물에 대한 단어가 많은 것은, 한국은 강수량은 풍부하나 계절별로 그 편차가 매우 심하고 산이 많아 지형이 고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다. 예로부터 지형적인 특징을 이용하여 물을 저장해 놓음으로써 강수량이 적은 때에 요긴하게 사용해왔다.[2]
특이한 웅덩이[편집]
농사용 웅덩이 '둠벙'[편집]
'둠벙'은 경남 고성군 해안가에서 농사를 지을 때 쓰던 웅덩이이다.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에 이어 세계관개시설물 유산 목록에도 올랐다. 둠벙은 조선 후기부터 농업용수를 공급하고자 논 가까이 만들어진 웅덩이다. 빗물이 바다로 빠져나가는 해안지역 특성을 극복한 관개 시스템이다. 다양한 생물이 둠벙에 살아 농업뿐만 아니라 생태계 생물다양성 보전에도 기여한다. 고성군에는 해안가를 중심으로 둠벙이 445개 남아 있다. 저수량은 수십㎥부터 수천㎥까지 다양하다.
지금도 그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다양성과 경관 그리고 농업생태계의 생물 다양성 보전 측면에서도 가치가 높아 2019년 국가주요 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3] [4]
조수웅덩이[편집]
바닷가에는 하루 두 차례 밀물 때면 사라졌다가 썰물 때면 바닷물이 남은 채 드러나는 웅덩이들이 있다. 조수 간만의 차이로 밀물과 썰물이 일어나는 조간대의 이 웅덩이를 '조수웅덩이'(tide pool)라고 부른다.
화산 폭발의 영향으로 바닷가까지 용암이 덮여 있는 화산섬 제주에는 해안이 대체로 다공질 현무암으로 이루어져 있어 조수웅덩이가 잘 발달돼 있다. 특히 제주의 조수웅덩이는 오염물질의 유입도 적고 해류의 길목에 위치해 있어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생태환경을 갖추고 있다.
대정읍 신도2리 해안의 조수웅덩이는 돗도구리(돌로 만든 돼지 먹이통)를 닮았다고 해서 도구리알이라 불린다. 해안 절벽 위로 해안을 따라 길게 펼쳐진 용암이 크고 작은 조수웅덩이 세 개를 나란히 만들어놓았다. 절벽 위에 있는 탓에 조수간만에 의해 물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절벽을 넘는 큰 파도에 의해 웅덩이에 물이 고이고, 파도와 함께 바다생물들도 들어오게 된다.
대부분의 조수웅덩이가 그렇지만 특히 큰 파도가 칠 때가 아니면 바다와 소통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이 도구리알은 비가 내리면 염분의 비율이 낮아지고 여름에는 수온이 뜨거워져 생물이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이 된다. 작은 도구리알은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버티는 생물이 있다. 댕가리 고둥과 점망둑 등이다. 망둑어류는 급격한 수질변화에도 잘 견디는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 큰 도구리알은 훨씬 많은 생물이 산다. 몇 종의 고둥은 물론이고, 군소와 다양한 물고기가 관찰된다.
서귀포시 보목동 해안에는 백두산 천지를 닮았다는 '소천지'가 있다. 높은 바위로 둘러싸여 있어 만조 때도 완전히 잠기지 않는 특이한 모습의 웅덩이다. 조수 간만에 의해 물이 드나들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아 바닷물이 언제나 소통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물도 맑고 서식하는 바다생물도 다양하다. 하지만 일부 바위 틈으로만 바닷물이 들고 나는 바람에 한번 들어온 물고기는 빠져나가기가 쉽지 않다. 수면이 넓고 수심이 깊어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다. 잔잔한 곳을 좋아하는 큰뱀고둥과 굴이 많고 숭어, 꼬마청황, 벵어돔 외에 놀래기류와 베도라치류, 망둑어류 등이 많이 살고 있다. 바위에 붙어 움직이지 못하는 큰뱀고둥은 부유물질을 먹고 산다. 물이 움직이면서 부유물질이 떠오르면 더듬이에서 거미줄 처럼 나온 점액질에 붙은 것들을 먹는다. 소천지는 주변의 경관에 눈을 팔게 되는 바람에 이곳 바다생물에 관심을 기울이기가 어렵다. 소천지 입구에서 조금 안으로 들어가면 소천지 뒤로 한라산이 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맑고 바람이 없어 잔물결이 일지 않으면 소천지에 비친 한라산을 볼 수 있다.[5]
소금웅덩이[편집]
'시와 오아시스'는 이집트에서도 가장 외진 마을 가운데 하나다. 이 외진 마을이 관광객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 있는 이유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소금 웅덩이 덕분이다. 실제 투명한 쪽빛으로 빛나는 웅덩이를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 웅덩이가 더욱 특별한 점은 높은 염분 함량에 있다. 염분이 매우 높기 때문에 물에 뜨기 위해 굳이 애쓸 필요 없이 그저 편안하게 몸을 누이면 된다. 이런 덕에 기념샷을 찍으려는 사람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인스타그램에는 웅덩이에서 촬영한 인생샷들도 쉬지 않고 올라온다. 다만 보기에는 아름답지만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물속의 염분 때문에 웅덩이에 몸을 담글 때는 한 번에 25분 이상 시간을 보내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또한 수영을 할 때는 웅덩이 바닥과 가장자리에 있는 날카로운 소금 결정체에 긁히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하며,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고무 슬리퍼를 신어야 한다.[6]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 ↑ 역문협, 〈구덩이와 웅덩이〉,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 2022-10-02
- ↑ 한국수자원공사, 〈웅덩이, 연못, 호수, 저수지의 차이점은?〉, 《네이버 블로그》, 2017-11-29
- ↑ 이정훈 기자, 〈경남 고성 농사용 웅덩이 '둠벙' 세계관개시설물 유산 등재〉, 《연합뉴스》, 2020-12-09
- ↑ 김민진 기자, 〈둠벙이 뭐길래?…고성군, 생태관광도시 성큼〉, 《부산일보》, 2022-12-15
- ↑ 〈조수웅덩이와 소천지를 찾아서〉, 《제주레저신문》, 2015-06-21
- ↑ 홍석현 기자, 〈소금 웅덩이에서 인생샷 찍어볼까〉, 《일요신문》, 2020-06-30
참고자료[편집]
- 역문협, 〈구덩이와 웅덩이〉,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 2022-10-02
- 이정훈 기자, 〈경남 고성 농사용 웅덩이 '둠벙' 세계관개시설물 유산 등재〉, 《연합뉴스》, 2020-12-09
- 김민진 기자, 〈둠벙이 뭐길래?…고성군, 생태관광도시 성큼〉, 《부산일보》, 2022-12-15
- 〈조수웅덩이와 소천지를 찾아서〉, 《제주레저신문》, 2015-06-21
- 홍석현 기자, 〈소금 웅덩이에서 인생샷 찍어볼까〉, 《일요신문》, 2020-06-30
- 한국수자원공사, 〈웅덩이, 연못, 호수, 저수지의 차이점은?〉, 《네이버 블로그》, 2017-11-29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