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탕물
흙탕물은 흙이 풀리어 몹시 흐려진 물이다. [1]
개요[편집]
- 흙탕물은 장소 말뚝이나 지중 벽을 시공할 때, 굴착에 따라서 발생하는 점성토와 맑은 물이 혼합하여 생긴 것이다. 이 흙탕물을 순환함으로써, 구멍 벽이 무너지는 것을 막는(보호하는) 공법에 리버즈 서큐레이션 공법이 있다. 더럽고 이물질이 많아 사람이 마시기에는 부적합하지만 아프리카 등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라이프스트로우를 이용해 물을 정화해 마신다.
드릴파이프[편집]
- 드릴파이프(drill pipe)는 비트에 회전력을 전달하고, 비트 끝에서 분출시키는 흙탕물을 흘려보내는 강관(鋼管)이다. 드릴파이프에는 중공(中空)으로 이음매가 없으며, 품질이 우수한 강재(鋼材)가 사용된다. 굴착의 진행에 따라 이것을 연장해 가는데, 조인트 부품은 드릴파이프와는 별개의 것으로, 툴조인트라고 불린다.
저탁암[편집]
- 저탁암(底濁岩)은 밑바닥을 흐르던 흙탕물이 퇴적된 암석을 뜻한다. 조선어는 혼탁암 또는 혼탁층, 중국어는 浊流岩(탁류암)이며, '흙탕물이 퇴적된 암석'을 뜻한다. 대륙붕 끝에서 대륙 사면 상부에 있는 퇴적물이 지각 변동으로 흔들리면 물과 섞어 밀도가 흙탕물, 즉 저탁류(중국과 일본에서는 혼탁류(混濁流)라고 함)가 만들어진다. 이 저탁류는 대륙 사면을 따라 흐르다가 대륙대 부근에서 유속이 약해지거나 정지된다. 이때 퇴적된 지층을 저탁암이라고 하며, 점이층리가 잘 발달되어 있다.
흙탕물의 정화[편집]
-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2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물 부족 국가에 살고 있으며, 안전한 식수 와 위생시설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따라서 많은 사람이 어쩔 수 없이 정화되지 않은 탁 한 '흙탕물'을 식수로 마시고 있다. 흙탕물은 주로 모래, 실트(모래와 찰흙의 중간 굵기인 흙), 점토에서 생긴 광물질(mineral)과 식물·동물의 분해 과정에서 생긴 유기물질(organic substance), 박테리아·플랑크톤·바이러스와 같은 미생물(micr o-organism)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흙탕물은 대표적인 혼합물이다. 물속에서 잘 녹지 않고, 가라앉지도 않는 입자들의 크기에 따 라 분자상 용해성물질(≤1mμ), 콜로이드 물질(1mμ~1000mμ), 세립 현탁물질(1μ*~10μ), 조립 현탁물 질(10μ~100μ)로 구분된다. 현탁물질이란 액체에 떠 있으면 서 그 액체를 흐리게 하는 물질을 뜻하는 데 그 알갱이의 크기가 잘면 세립, 입자가 크면 조립이라고 한다. 혼합물의 입자 중 하나인 콜로이드 물질은 정수, 하‧폐수처리에서 쉽게 가라앉지 않는 입자상물질의 대표적인 크기이다.
- 정수, 하‧폐수처리에서 쉽게 가라앉지 않는 대표적인 입자상물질을 '콜로이드(colloid) 물질'이라고 한다. 콜로이드는 매우 작은 미세 입자들이 액체 속에 완전히 녹지 않고 고르게 퍼져 있 는 상태를 의미한다. 흙탕물과 같은 혼합물 속에 퍼져 있는 미세한 입자들을 물과 분리하기 위해서는, 각 콜로이드 입자를 뭉쳐 더 큰 입자를 만드는 '응집(flocculation)' 현상이 필요하다. 물속에 떠 있는 작은 입자들을 엉기게 하여 밑으로 가라앉게 하는 것이다. 콜로이드 입자의 응집을 위해서는 먼저, 콜로이드 입자의 성질을 알아야 한다. 콜로이드 입자는 표면에 전하를 띠고 있는데, 각 입자의 정전기가 서로를 되받아 튕긴다. 따라서 각 입자를 결합하기 위해서는 입자 표면과 반대되는 전하를 가진 물질(응집제)을 첨가해 표면 전하를 중화시켜야 한다.
- 액체에 완전히 녹지 않고 퍼져 있는 콜로이드 입자를 응집하기 위해서는, 입자 간의 결합을 돕는 응집제가 필요하다. 응집제는 화학 조성상 크게 무기응집제와 유기고분자응집제로 나누어진다. 먼저, 무기 전해질로서의 응집제로는 황산알루미늄, 황산제1철, 염화제2철 등이 있는데 그 중 '황산반토'라고 불리는 황산알루미늄(Aluminium Sulfate, Al2(SO4)3‧18H2O)은 알루미늄 공업이 발달함에 따라 가격이 저렴하고 응집 효과가 뛰어나 정수처리에서 많이 사용되는 무기응집제이다. 묽은 음식을 걸쭉하게 만들어주는 전분 등의 천연 고분자들이 응집 효과를 내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정수를 위한 유기 고분자로는 아크릴계의 합성 고분자가 주로 사용되며 폴리아크릴아마이드와 폴리아크릴산나트륨 등이 있다. 이 중 폴리아크릴아마이드는 접착제와 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아크릴로니트릴을 물 분자를 이용하여 가수분해한 아크릴아마이드(Acrylamide, C3H5NO)의 중합체이다
흙탕물이 하천에 대한 오염[편집]
- 한강 상류의 하천들을 보면 90년 전만 해도 청정한 환경을 가진 하천들이었으나 이제는 많은 하천에서 흙탕물로 인하여 물고기의 다양성과 현존량이 줄어들고 모래바닥에 사는 어종들만 남아 있다.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평창군 대관령면의 송천에서는 근래 천연기념물인 열목어가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자, 인위적 방류사업으로 열목어를 되살려 보려고 애쓰고 있다. 소양강 상류의 양구군 해안면에서도 하수 오염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면 전체의 하천에서 수중동물이 줄어들어 물고기가 귀한 손님이 되었다. 한국에서는 여름이면 폭우가 내리고 으레 흙탕물이 흐르다 보니 흙탕물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해되고 있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흙탕물이 심해져서 한국 하천의 수생태계를 훼손하는 가장 흔한 수질오염현상이 되었다. 하천과 호수에 흙탕물이 들어오면 수중동물의 다양성과 양이 줄어든다. 한마디로 '흙탕물이 들어오면 물고기가 줄어든다'라고 말할 수 있다.
- 인구밀도가 낮고 수질오염이 적을 것으로 생각되는 상류 농경지역의 하천에서 물고기가 줄어드는 주된 이유는 토사와 흙탕물이 하천에 쌓이기 때문인데, 하천에서 토사 유입이 수생태계를 훼손하는 주요 기작은 토사가 하상의 자갈 틈을 메우기 때문이다. 하천에서 자갈 틈은 물벌레가 살고 어류가 알을 낳는 중요한 동물 서식처인데, 하천 바닥에 모래가 쌓이면 자갈 틈을 메워 수서곤충 등의 무척추동물이 살지 못하게 되고, 물벌레를 먹고 사는 열목어와 같은 어류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자갈 틈은 동물의 산란장으로서도 중요하다. 계류의 물고기들은 주로 돌 틈에 산란하는데 돌 틈이 모래로 덮이면 알을 낳을 곳이 없어지고 낳은 알도 부화되지 못한다. 상류 하천의 자갈 표면에는 부착조류라고 부르는 미소 광합성생물이 살고 있는데, 물속의 돌 표면이 미끄러운 것은 바로 이 부착조류의 점액질 성분 때문이다. 부착조류는 수서곤충, 다슬기, 어류 등의 수중동물의 중요한 먹이이므로 적당한 양이 건강하게 살고 있어야 동물 다양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탁수가 유입하여 돌 표면에 진흙이 덮이면 부착조류를 먹고 사는 동물들이 조류세포와 함께 진흙 입자를 먹어야 하므로 먹이의 질이 나빠져 건강성이 나빠진다. 결국 흙탕물이 유입하면 하천생태계가 총체적으로 황폐화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역의 토양이 잘 관리되는 삼림지역에서는 하상의 자갈 틈이 보전되어 있고 수서곤충과 어류도 다양하고 많지만, 하상에 모래가 쌓인 하천에서는 동물의 다양성과 밀도가 현저히 낮아진다.
- 흙탕물은 호수에서도 심각한 피해를 준다. 호수에 탁수가 들어오면 우선 수초들이 죽는다. 수초는 광합성을 하여야 살아갈 수 있는데 물이 혼탁해지고 수초잎 표면에 부유물질이 덮이면 광합성이 감소하여 물속의 침수수초는 사멸한다. 물속으로 투과하는 빛이 감소하면 수초가 살 수 있는 수심도 얕아져서 수초의 서식분포가 호수 가장자리로 국한된다. 결국 갈대나 연과 같이 잎을 물 밖으로 내미는 식물만 살아남고 침수수초대의 면적도 줄어든다. 호수에서 침수수초가 줄어들면 여기에 의존하는 수서무척추동물이 줄어들고, 어류의 산란처와 치어의 은신처가 없어지므로 어류의 다양성도 감소한다. 동물플랑크톤은 물속에 떠 있는 식물플랑크톤을 먹고 사는데, 흙탕물이 들어오면 동물플랑크톤이 진흙입자를 함께 먹게 되므로 먹이의 질이 나빠져 동물플랑크톤이 감소하며 이를 먹이로 하는 어류도 감소한다.
- 이러한 흙탕물이 수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흙탕물과 토사 유입을 가장 심각한 하천수질 오염현상으로 간주하여 엄중하게 관리하고 있다. 흙탕물의 탁도는 NTU라는 단위로 나타내는데 물 1리터 중에 1mg의 진흙 입자가 떠 있으면 탁도 1 NTU가 된다. 미국의 하천에서는 일반적으로 40 NTU를 하천의 수질 기준으로 정하여 관리하며, 이를 초과하면 유역의 토양을 교란하는 행위를 규제하고 있다. 송어가 사는 하천에서는 송어의 먹이인 수서곤충을 보호하고 송어의 산란을 위하여 더 엄격한 20 NTU 를 기준으로 적용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하천의 탁도가 거의 규제되고 있지 않아서 평시에는 탁도가 낮지만 비가 오면 탁도가 1,000 NTU를 넘는 하천들이 많이 있다. 도시하천에서는 하수로 인한 BOD 증가와 이로 인한 산소 고갈이 수질오염의 주요 원인이지만 농촌지역에서는 흙탕물이 수생태계를 훼손하는 가장 흔한 수질오염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들 지역의 수질을 보면 BOD는 낮아서 1등급 수준이지만 부유물질은 3~5등급의 낮은 수질 상태를 보이는 사례가 많다.
- 토사와 흙탕물이 많이 유출되는 곳은 토목공사현장, 고랭지 채소재배지인데 경사가 가파를수록 토양침식이 증가하므로 경사지에서 채소를 재배하는 것은 상류하천 수생태계에 매우 큰 위해요인이다. 농경지 흙탕물의 발생은 진흙 입자가 농경지에 뿌려진 비료를 흡착한 채로 호수에 유입하므로 호수의 부영양화와 녹조현상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국에서 홍수기에 단시간 발생하는 흙탕물은 자연현상이었지만 근래에는 토양침식이 크게 증가하여 수생태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수준에 이르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 〈흙탕물〉, 《나무위키》
- 양예빈 기자, 〈축사에 물이 차고, 애써 키운 작물들도 흙탕물에…〉, 《KBS뉴스》, 2024-07-09
- 이지현 기자, 〈흙 섞인 수돗물 '콸콸'‥"임산부도 모르고 마셔"〉, 《MBC뉴스》, 2024-04-15
- 이정호 기자, 〈“흙탕물 이젠 그만 마셔요”…식물 닮은 ‘완벽 성능’ 정수기 등장〉, 《경향신문》, 2024-02-04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