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곡
구조곡(構造谷)이란 단층이나 습곡 따위의 지각 운동으로 생긴 골짜기를 말한다.[1]
개요
지질 구조가 상이한 두 지괴의 경계선 또는 단층선을 구조선이라고 하는데, 이 구조선은 형성된 지각의 지질 구조를 반영한다. 단층 운동으로 지각이 갈라진 구조선을 따라 오랫동안 차별 침식이 이루어지고 주변 지역보다 깊게 파이면 좁고 긴 골짜기인 구조곡이 형성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구조곡은 추가령 구조곡을 들 수 있는데, 이 지역은 편마암 지역 사이에 화강암이 관입된 후 차별 침식으로 골짜기가 형성된 것이다. 이 구조곡을 따라 경원선 철도가 지나간다.[2]
단층의 파쇄대(破碎帶)가 원인이 되어 골짜기가 된 단층곡, 습곡의 향사축(向斜軸)에 따른 요지(凹地)가 원인이 되어 만들어진 향사곡, 습곡의 배사축(背斜軸)의 무른 암석 부분에 생긴 배사곡 등이 이에 속하며, 일반적으로 직선상의 골짜기가 많다. 따라서 단층이나 습곡이 많은 지역에서는 구조곡이 많이 형성된다.[3]
종류
- 단층곡
단층곡(斷層谷)은 지표에 드러난 단층면이 침식을 받아서 이루어진 골짜기로 구조곡의 하나이다. 골짜기 양쪽에 단층이 있을 때는 지구(地溝), 한쪽 부분에만 단층이 있으면 단층각분지(斷層角盆地)의 성격을 띤다. 단층곡은 곡상(谷床)이 매적되는 것, 하각작용(下刻作用)을 받는 것, 골짜기의 상류부에서 하각작용을 받아 하류부에서 매적되는 것 등이 있다.[4]
단층절벽의 앞면에 경동분지(傾動益地)가 형성될 때 또는 좁은 지구(地溝)가 형성될 때 생긴다.
골짜기의 방향은 직선상(直線狀) 또는 완만한 호상(弧狀)을 이루며 길게 뻗어 있고 양곡벽(兩谷壁) 정상의 산릉 방향과 평행하게 달린다.
양 산릉은 단층운동에 의한 변위(變位)에 따라 서로 다른 높이의 단층절벽이 생긴다.
단층운동에 의해 형성된 암체가 부스러지기 쉬운 약선부(단충파쇄대〈斷層破碎帶〉)를 따라 흐르는 물에 의해 침식이 진행되어 골짜기가 발달한 것이다.
단층곡의 곡상(谷床)은 매적(埋積)되어 있는 것, 곡의 상류부에서 하방침식(下方浸蝕)을 받아 하류부에서 매적된 것 등이 있다.
단층곡은 유년지형에서 볼 수 있는데 특히 일본에 많이 분포한다.[5]
- 향사곡
향사곡(向斜谷)은 단층의 파쇄대(破碎帶)가 원인이 되어 골짜기가 된 단층곡, 습곡의 향사축(向斜軸)에 따른 요지(凹地)가 원인이 되어 만들어진 골짜기이다.
- 배사곡
배사곡(背斜谷)은 배사 습곡의 축 부분이 침식을 받아 이루어진 골짜기이다.
추가령구조곡
추가령구조곡(楸哥嶺構造谷)은 서울과 원산을 잇는 약 160㎞ 길이의, 북북동~남남서 방향의 구조선을 따라 형성된 직선상의 골짜기이다. 동쪽의 광주산맥과 서쪽의 마식령산맥의 사이에 위치하며 지형·지질적으로 남한과 북한을 양분하는 경계이다. 예로부터 서울과 함경도 사이의 중요한 교통로였으며, 경원선 철도가 추가령구조곡을 따라 건설되기도 하였다. 강원도 철원군은 추가령구조곡이 지나는 대표적인 지역으로서, 용암대지, 산줄기와 하천의 분포, 교통로의 발달 등 자연 및 인문환경에서 구조곡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추가령(楸哥嶺)은 북한의 강원도 고산군(구 안변군) 삼방리와 세포군(구 평강군) 세포리 사이에 위치한 해발고도 약 600m의 고개 이름이다. 북한에서는 추가령(楸哥嶺)을 '추가령(楸家嶺)'으로 표기하고 있으며, 추가령구조곡은 '추가령지구대'로 사용하고 있다. 서울과 원산을 잇는, 직선상의 거대한 골짜기는 지구대, 열곡, 열곡대, 통곡, 단층대, 단층선곡, 구조곡 등으로 학문 분야와 연구자에 따라 다양한 이름이 붙여졌다. 추가령구조곡은 과거 추가령구조곡의 방향과 나란히 다수의 정단층이 존재하고 있는 것을 근거로 단층에 의하여 형성되는 지구대로 보았다. 하지만 이후의 조사에서는 추가령구조곡이 북북동-남남서 방향의 단층선을 따라 화강암이 관입하고 양측의 변성암에 비하여 침식저항력이 약하여서 차별침식 받은 결과로 해석하였다. 이런 이유로 '추가령지구대', '추가령열곡', '추가령구조곡' 등의 다양한 명칭이 생기게 되었다. 지리학이나 지질학 분야에서 추가령이라는 지명이 사용되게 된 계기는 일제 강점기 일본인 학자들에 의해 근대 지리학이 유입되는 과정에서 비롯되었다. 지질구조, 산맥 체계 등 한반도의 지체구조에서 추가령 일대의 특징적인 선형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후대의 지리학자와 지질학자들도 '추가령'을 사용하게 되었으며, 현재 우리나라 지체구조나 산맥, 산줄기에서 추가령은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되었다. 우리나라 산맥 체계에서 추가령은 태백산맥과 광주산맥의 분기점으로 인식되어 왔으며, 한반도의 지체구조를 '추북'과 '추남' 지형구로 구분하기도 한다.
추가령구조곡은 서울과 원산을 잇는 직선형 골짜기로서 한반도 중부의 산지와 하천 발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추가령구조곡을 경계로 서쪽에는 마식령산맥이, 동쪽에는 광주산맥이 있으며, 안변 남대천이 북동쪽으로 흐르고 임진강이 남서쪽으로 흐른다. 추가령구조곡 일대는 지질 분포에 있어서 뚜렷한 선형성이 관찰되며, 구조지형, 하천지형, 단구 및 선상지 지형, 화산지형 등 다양한 지형이 발달해 있다. 추가령구조곡에는 선캠브리아기 변성암, 중생대 화강암과 화산암, 신생대 현무암과 충적층 등 다양한 암석과 지층이 분포한다. 주로 편마암과 편암으로 이루어진 선캠브리아기 변성암류는 상대적으로 복잡한 지질구조로서 경기변성암복합체와 연천층군으로 불리며, 추가령구조곡에서 가장 광역적이며 기본적인 기반암체계를 이룬다. 중생대와 신생대에 형성된 암석들은 추가령구조곡과 유사한 형태의 선형성을 갖고 분포한다. 특히, 신생대 제4기에 분출한 현무암질 용암은 추가령구조곡을 따라 분포하고 있다. 평강의 오리산(454m)과 검불랑 지역을 중심으로 열하분출한 현무암질 용암은 철원-평강 용암대지를 형성하고, 북쪽으로는 안변 남대천을 따라 안변까지, 남쪽으로는 한탄강과 임진강을 따라 연천군 전곡리를 지나 파주시 파평리까지 흘러내려갔다. 용암의 분출은 안변 남대천과 임진강의 지류인 평안천, 역곡천 등 기존의 하계망에 혼란을 야기하였으며, 아직까지 유로변경과 하천쟁탈(河川爭奪)(두 하천이 가까이 있으면서 한 하천이 다른 하천의 흐름을 빼앗는 현상)과 등 유역과 분수계의 재편성이 진행되고 있다. 강원도 철원군은 북북동-남남서 방향의 추가령구조곡을 따라 산의 능선과 하천의 유로가 발달하였을 뿐만 아니라 농경지나 교통로의 분포 등 인문 경관에서도 선형성이 나타난다. 화강의 지류인 불당천, 와수천, 사곡천 등은 북북동 방향으로 북류하고 있으며, 한탄강의 상류와 화강 하류의 유로도 구조선을 따라 형성되었다. 또한, 국도 제43호, 국도 제47호, 국도 제87호, 지방도 제56호, 지방도 제463호 등은 구조선을 따라 발달한 계곡을 따라 형성된 도로들이다.
추가령구조곡이 지나는 철원, 포천, 연천 지역에는 삼각말단면, 선상지, 용암대지, 주상절리 협곡, 베개용암, 스텝토, 폭포 등 다양한 지형이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지형은 학술적 연구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지역의 상징이나 명소로서 교육 및 관광자원으로 높은 가치를 갖는다. 특히 한탄강 일대에는 한탄강 대교천 현무암 협곡 등 천연기념물이나 명승으로 지정된 명소가 많다. 철원군은 이러한 자연자원을 토대로 한탄강 지질공원에 대한 국가적 인증을 받았으며, 2020년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다.[6]
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 〈구조곡〉, 《네이버국어사전》
- 〈구조곡〉, 《네이버지식백과》
- 〈구조곡〉, 《네이버지식백과》
- 〈단층곡〉, 《네이버지식백과》
- 〈단층곡〉, 《사이언스올》
- 〈추가령구조곡〉, 《디지털철원문화대전》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