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천
사행천(蛇行川, 영어: meander)은 뱀이 기어가는 모양처럼 구불구불 흘러가는 하천이다.[1]
내용
사행천 또는 곡류천(曲流川)은 마치 뱀이 기어가는 모습처럼 구불구불한 형태로 흐르는 강을 말한다. 사행천이 휘어지는 바깥쪽은 유속이 빨라 침식이 강하게 일어나고, 휘어지는 안쪽은 유속이 느려 퇴적물이 쌓인다.
사행천은 한강·낙동강과 같은 큰 하천의 지류나 강 하구의 평야 지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하천의 곡류는 충적평야에서 아무 제한을 받지 않고 곡류하는 자유곡류(自由曲流)와 산지를 깊게 파고 들어가면서 곡류하는 감입곡류(嵌入曲流, 영어: incised meander)가 있다. 곡류천은 홍수 때에 물이 흘러넘치기 쉬우므로 주변의 농토에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하천 양쪽에 둑을 설치하여 피해를 줄이고 있다.
보통 장년기 이후의 하천, 즉 경사가 완만하고 수량이 많아질 때 수로가 굽어 있는 곳에서는 물의 흐름이 바깥쪽이 더 빠르고 안쪽이 상대적으로 느리다.
이러한 현상은 결과적으로 물의 흐름이 바깥쪽을 침식시키고 깎인 퇴적물은 물의 흐름이 느린 안쪽에 쌓이게 되어(포인트 바 point bar) 굴곡은 더욱 심해진다. 곡류가 더욱 심해지면 어느 순간 휘어지는 부분에 지름길이 생기면서 이전의 하천을 버리고 새로운 물의 흐름을 만드는데 여기서 버려진 하천의 일부분은 호수가 되어 우각호라고 불린다.
영어명 Meander는 튀르키예 남서부의 Maeanderes강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
곡류하는 하천은 하각 작용을 중지하고 주로 옆으로의 침식을 일으킨다. 곡류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 사행의 직경은 대체로 배수량에 비례한다.
- 사행은 하안이 침식되기 쉬운 모래와 자갈로 되어 있는 곳에만 생긴다.
- 퇴적물은 사행의 안쪽에 쌓이며, 이곳을 포인트 바(point bar)라고 한다.
- 유속 난류 및 하천의 깊이는 곡류의 외측에서 가장 크다.
지구 곳곳에는 수많은 사행천이 존재한다. 한국의 강원도 동강이 전형적인 사행천이다. 창조과학탐사에의 필수 코스인 그랜드 캐니언도 콜로라도강이 고원을 가로지르며 협곡 사이로 구불구불하게 사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별히 글렌 캐니언 댐 바로 하류에 있는 말발굽 사행(Horseshoe Bend)이나, 댐 상류의 휜 거위 목 같다고 해서 Gooseneck이란 이름이 붙여진 샌 후안(San Juan) 강 모두 뱀처럼 사행을 한다.
그동안 많은 지질학자는 사행천이 경사가 완만한 곳에서 오랜 침식 과정에 거쳐 형성되었을 것으로 해석해왔다. 그러나 사행천에 대한 실제 지질학적 실험이 수행되었을 경우는 언제나 아주 거대한 물에 의해 빠르게 형성된다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대표적인 사행천
- 동강
강원도 동강은 전형적인 사행천이다.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五臺山:1,563m)에서 발원하는 오대천과 정선군 북부를 흐르는 골지천(骨只川)에서 이어지는 조양강(朝陽江) 그리고 어천(漁川)이 정선읍 봉양리와 북실리 일대에서 합류하면서 동강이 시작된다. 동강의 길이는 약 65㎞이다. 백운산(白雲山]:883m), 완택산(完澤山:916m)과 곰봉(1,015m) 사이의 산악지대 계곡을 따라 깊은 골짜기를 이루며 남서쪽으로 흐르다가 영월군 영월읍 하송리(下松里)에서 서강(西江) 만나 남한강 상류로 흘러든다.
조선시대 동강은 지역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상류는 연촌강(淵村江)이라고 불렀고 하류쪽인 영월에서는 금장강(錦障江)이라고 불렀다. 지금의 동강이라는 명칭은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동강의 유역은 4억 5000만 년 전에 융기되어 형성된 석회암층 지역으로, 약 2억 년 전에 단층운동과 습곡운동의 영향으로 현재의 지형이 형성되었고, 현재도 하천운동으로 인한 퇴적작용과 침식작용 등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또 동강 유역에는 지표운동과 지하수·석회수의 용식작용 등으로 인해 많은 동굴이 형성되었는데, 2002년 현재까지 보고된 동굴만도 256개나 된다. 그 가운데 백룡동굴(白龍洞窟)은 천연기념물 260호로 지정되어 있다.
생태계 역시 잘 보존되어 수달, 어름치·쉬리·버들치, 원앙·황조롱이·솔부엉이·소쩍새·비오리·흰꼬리독수리, 총채날개나방(미기록종)·노란누에나방, 동강할미꽃(미기록종)·백부자·꼬리겨우살이 등 미기록종을 포함해 많은 천연기념물·희귀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자연 경관 역시 수려해 어라연계곡(魚羅淵溪谷)·황새여울을 비롯해 곳곳에 기암절벽과 비경이 펼쳐지고, 주변에는 가수리(佳水里) 느티나무, 정선 고성리산성(古城里山城:강원기념물 68), 두꺼비바위와 자갈모래톱 등 빼어난 명승이 산재한다. 옛날에는 정선군 여량면 아우라지에서 목재를 뗏목으로 엮어 큰물이 질 때 서울까지 운반하는 물줄기로 이용되다가 1957년 태백산 열차가 들어오면서 수운(水運) 기능을 잃고 아무도 찾지 않는 오지로 바뀌었다.
그러다 1993년 영월 일대의 대홍수로 읍내의 절반 이상이 물에 잠기면서 영월댐(동강댐) 건설계획이 본격화되었다. 이어 정부에서는 1996년부터 2002년까지로 사업 기간을 정하고 댐 건설사업을 시작하였으나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물론 전 국민적인 반대에 맞닥뜨려 결국 2000년 6월 건설계획은 백지화되었다. 그럼에도 동강이 전국적인 명소로 알려지고, 많은 관광객이 찾기 시작하면서 환경오염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심화하자 환경부에서는 2002년 6월부터 정선군·평창군·영월군의 동강 일대를 생태계보존지역으로 지정해 취사와 야영을 금지했다.[2]
- 금강
전라북도 장수 뜬봉샘에서 발원한 금강은 진안 용담호를 거쳐 무주 땅으로 흘러든다. 금강의 최상류에 속하는 전라북도 무주 일대는 수질이 뛰어나고 사행천으로 휘돌아가는 물줄기의 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다. 무주읍 내도리 일대는 금강 물줄기가 휘돌아나가는 곳이라 하여 금회(錦廻)라고 불리던 곳이다. 이곳은 사방이 강물로 휘어 감긴 '내륙 속의 섬'처럼 보인다고 하여 내도리(內島里)라고 이름 지었다.
상류의 무주 부남면에서 흘러온 금강 물줄기는 무주읍 대차리를 돌고 앞 섬마을에 닿아 창암절벽과 부딪치며 크게 곡류하고 뒷섬 마을을 지나 하류로 흘러나간다. 널따란 면적의 강변은 조약돌과 금빛 모래가 깔린 백사장을 이루고 강 건너편 병풍처럼 둘러싼 기암괴석의 암벽은 저마다 기묘하다. 또한, 옛사람들이 뱃놀이를 즐기던 칠암소(漆岩沼), 바로 옆에는 강물에 잠긴 듯 칠암산(漆岩山)이 우뚝 솟아 장관을 이룬다. 여름이면 강변 백사장 어디에서고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며 천렵을 즐기거나 다슬기를 잡을 수 있다. 견지낚시, 루어낚시 등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중간중간 느티나무들이 숲을 이룬 곳은 늘 시원한 바람이 불어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이곳이 개발되기 전인 1968년 무렵 소설가 박범신 작가는 '내가 무주를 '문학적 자궁'이라고 느끼는 은혜의 반은 내도리의 자연에게서 받은 것이다.'고 내도리 강변을 찬양하기도 했다. 아쉽게도 21세기에 들어 강변에 제방을 설치한 까닭에 그 자연스럽던 옛날 풍광은 인위적인 모습으로 바뀌었지만, 아직도 아름다운 풍광은 남아 여름마다 피서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 〈사행천〉, 《위키백과》
- 〈사행천〉, 《네이버지식백과》
- 〈금강〉, 《위키백과》
- 〈금강(錦江)〉, 《두산백과》
- 〈금강 (錦江)〉,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사행천〉, 《네이버국어사전》
- 〈동강〉, 《네이버지식백과》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