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호
빙호(polynya)는 해빙으로 둘러싸인 얼지 않은 개방된 지형이다.
개요
- 빙호는 해빙으로 둘러싸여 얼지 않은 호수지형으로, 직사각형 또는 타원형의 호수를 말한다. 러시아어 '얼음속 구멍'이란 뜻에서 '폴리냐(polynya)'라고 불리기도 한다. 최대 몇 달 동안 같은 위치에서 간헐적으로 형성되었다가 어는 과정이 지속되며 수년에 걸쳐 만들어진다. 일반적으로 형성되는 위치에 따라 '연안에 형성되는 빙호(coastal ocean, shelf water polynya)'와 '외해에 형성되는 빙호(open ocean, deep water polynya)'로 나누기도 하며, 형성되는 기작에 따라 잠열(latent heat) 빙호와 현열(sensible heat) 빙호로 구분한다. 잠열에 의해 형성되는 빙호는 해상풍이 해안에서 얼음을 몰아냄에 따라 해안을 따라 해빙이 확장되어 개방된 수역이 생성되어 만들어지는 것으로 해안과 섬 근처에서 발견된다. 남극의 빙호는 얼음 덩어리가 해안에서 갈라져 바람의 방향으로 멀어져 대기에 노출된 해수 영역을 만들 때 형성되는데 이때 잠열과 고농도의 염수가 방출되어 강력한 얼음 형성으로 이어진다. 이때 만들어진 고염의 물이 남극저층수(Antarctic Bottom Water, AABW)이다. 현열에 의한 빙호는 저층에 있는 따뜻한 물이 얼음을 녹여 열린 물을 형성할 때 발생하며, 실제 해양으로부터의 열 공급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현열 빙호라고 불린다. 2019년 국제 저명학술지 네이처에는 빙호가 형성되며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고 있던 저층수가 표면으로 올라오며 대기로의 이산화탄소 방출도 예상된다고 언급하기도 하였다.[1]
해빙
- 해빙은 해수가 냉각하여 동결한 것을 말하며 항해 등의 실용면에서는 육지에서 만들어져 바다에 뜬 것도 해빙이라고 한다. 염분 35‰의 해수는 -1.9℃에서 얼며, 이때 약 0.5%의 염분을 포함한다. 처음에는 빙정(氷晶)이라고 하는 미세한 얼음 결정이 생겼다가 차차 밀집하여, 막빙(膜氷)·연빙(軟氷)·판상(板狀) 연빙이 됨에 따라서 두께와 굳기를 더한다. 해빙은 판자 모양의 순빙(純氷:두께 0.5mm, 너비 1∼2cm, 길이 수 cm)이 아래쪽으로 뻗어나가, 이들 순빙판 사이에 농축된 해수나 기포가 점재함으로써 생긴다. 따라서 순빙과는 물리적 성질을 달리한다. 해빙의 두께는 기온의 영향을 받지만, 극지방에서도 1년간 2m를 넘지 않는다. 해안에서 난바다 쪽으로 발달해 있는 것을 정착빙(定着氷)이라 하고, 바람이나 해류에 의해서 이동하는 것을 유빙(流氷)이라고 한다. 극지방에 있는 대규모의 유빙은 팩아이스라고도 하는데, 평탄부 이외에 얼음이 쌓인 빙구(氷丘)도 많고, 다년성의 해빙도 있다.
- 해빙은 얼어 있는 바닷물의 한 형태를 가리킨다. 대양이 소금물로 되어 있는 까닭에 순수한 물의 어는점보다 낮다. (약 –1.8도에서) 해빙은 바다 속에 떨어져 나간 빙붕, 빙하 덩어리인 빙산과는 다르다. 빙산은 응축된 눈이므로 시작은 민물에서 비롯한다. 해빙은 바닷물로부터 형성되는 동안 소금을 잃으므로 끝내는 민물에서 언 얼음과 같게 된다. 해빙의 중요한 효과 가운데 하나는 극지의 열 균형에 미치는 영향이다. 해빙이 바다의 80%가량을 덮고 있을 때 반사율은 약 60%로 태양광에 의한 열이 지구에 축적되지 않고 다시 빠져나가게 한다. 반면에 해양의 반사율은 10% 정도에 그친다. 해빙은 바닷물 위에 떠서 태양광을 차단하기 때문에 이러한 반사 효과가 더 가중된다.
빙호의 역할
- 빙호는 대기와 해양, 얼음 사이에서, 극지 생태계 및 생지화학적 순환 및 에너지 전달을 위한 중요한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양에서 가장 무거운 해수인 남극저층수의 특성 변화는 전 지구적인 해양 순환의 세기를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남극저층수의 생성 과정 변동, 그리고 이를 형성하는 남극해 연안 빙호에서의 해빙 변동이 주목받고 있다. 또한 빙호가 형성되면 영양염류가 재부유되고 빛이 도달하기 쉬워짐에 따라 식물성 플랑크톤의 생산성이 높아지고 대증식이 관찰되기도 한다. 이러한 생산성의 증가는 주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 1차 생산자의 역할로 인해 빙호는 어류, 조류 및 해양 포유류와 같은 다양한 유기체의 중요한 먹이 공급처가 된다. 그 예로 로스해의 빙호가 형성되지 않았던 시기에 물범의 치사율이 증가한 결과가 보고된 바 있으며 이는 빙호의 형성이 저해됨에 따라 기저 생태계의 생산성이 줄어드는 생태계 교란을 일으켰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호주 태즈매니아 대학 연구팀이 수행한 연구에서는 조사 지역 바다표범의 96%가 빙호에서 먹이를 확보했으며 개체별 평균 62%의 시간을 빙호에서 보내는 등 섭식 활동과 함께 높은 에너지 확보를 통해 지방 저장능력이 증가해 부력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도 북극 바닷새의 밀도가 가장 높은 곳은 서부 그린란드의 영양염이 풍부한 수역과 그린란드 북부와 동부 근처의 빙호 주변에서 발견된다.
남극저층수
- 남극저층수(Antarctic Bottom Water(AABW),南極底層水)는 남극 주변에서 형성되어 전 세계 바다의 저층을 흐르는 세계 최고 고밀도의 해수이다. 남극 주변 연안에서 겨울철에 깊은 곳까지 나타나는 대류에 의해 형성되는 수괴로 특히 웨델해(Weddell Sea)와 로스해(Ross Sea)해를 꼽을 수 있으나 다른 지역의 대륙붕에서 형성되기도 한다. 웨델해에서 형성된 남극저층수는 주로 대서양 해저로 유입되고, 로스해에서 형성된 남극저층수는 태평양 해저로 유입된다.
- 남극저층수는 세계 최고밀도라 전세계 대양 분지의 4,000m 이하에서 발견된다. 남극 연안에서 처음 형성될 당시에는 해수의 어는점인 -1.9℃에 가까운데, 이 주변을 돌고 있는 대양의 표층 순환인 환남극 해류를 통과하면서 혼합이 일어나 염분 34.7 psu(pratical salinity unit. 1kg의 해수에 34.7g의 염류가 있음을 의미한다. 수온 +0.3℃의 전형적인 특징을 갖게 된다. 이러한 형성과정때문에 인도양이나 태평양에서는 환남극수(CPW:Antarctic Circumpolar Water)라고도 한다.
빙호점토
- 빙호점토(verved clay,氷縞粘土)는 빙하 끝에서 흘러내려 퇴적된 세립 퇴적물로서, 빙하 주변의 호소 밑바닥 등에 퇴적된 것이다. 유량이 많을 때에는 조립물질이, 유량이 적으면 세립점토가 퇴적되어 1년 단위로 줄 무늬를 만든다. 화학적 풍화작용 없이 신선한 암석 세분의 성질을 갖는다. 버브라고도 한다. 빙하 끝에서부터 흘러내려 퇴적된 세립(細粒) 퇴적물로 빙하의 침식작용에 의하여 빙하에 둘러싸인 점토질의 세분이, 빙하 끝에서 얼음이 녹으면 표류수(表流水)에 의하여 운반되어 퇴적된다.
- 계절의 변화로 유량이 많을 때는 비교적 조립(粗粒) 물질이, 유량이 적은 건조기에는 세립 점토가 퇴적하므로, 1년간에 조립에서 세립으로 변하는 한 조의 무늬가 되기 쉽다. 이 한 조의 무늬를 1단위로 하여 매수를 세어 보면, 빙기의 연수를 알 수 있다. 북유럽의 빙호점토에서는 약 9000년의 연수를 알 수 있다고 한다. 보통의 점토에 비하여 화학적 풍화작용이 진척되지 않고, 신선한 암석 세분의 성질을 가진다.
남극 빙호의 미생물
- 여름이 되면 남극에는 빙호(polynya)라는 지역이 형성된다. 남극 생물들이 얼음 밖으로 나와 숨을 쉴 수 있는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해 생태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장소다. 지구상에서 미생물은 없으면 안 되는 중요한 존재이다. 요즘 장내 미생물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장내 미생물이 사람의 건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지구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구 전체의 물질순환에 핵심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미생물이기 때문이다. 메타지놈 분석을 통해 살펴본 남극 빙호 지역의 미생물은 재미있는 특징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DNA 정보를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생화학적으로 중요한 유전자들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남극 빙호 지역 내 우점(우위를 점)하는 세균들은 모두 프로테오로돕신(proteorhodopsin)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 눈에서 빛을 감지하는 단백질을 로돕신이라 하고, 세균이 이처럼 비슷하게 빛을 감지하고 이를 통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단백질을 프로테오로돕신이라고 한다. 이 단백질이 있음으로써 여름에 반짝 에너지를 얻는 시기에 남극의 세균들이 폭발적으로 성장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
남극해 빙호 위기
- 남극대륙의 웨들해가 겨울에 꽁꽁 얼어붙으면 거대한 빙호(氷湖)가 형성될 때가 있다. 이 빙호는 펭귄이나 고래, 물범 등이 얼음 밖으로 나와 숨 쉴 수 있는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한다. 지난 1974년부터 3년 연속 뉴질랜드 크기의 역대 최대 빙호가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거의 사라졌다가 지난 2016년과 2017년에 다시 나타났다. 러시아어로 '얼음 속 구멍'이라는 뜻의 '폴리냐(polynya)'로 불리는 빙호의 실체가 위성사진과 코끼리 바다물범, 로봇 표류측정기 등을 동원한 연구로 실체가 벗겨졌다. 2016년에 형성된 빙호는 수십 년 만에 다시 관측된 것으로 약 3만3천㎢에 달했으며 약 3주간 유지됐다. 이듬해 9월과 10월에 형성된 빙호는 이보다 더 큰 약 5만㎢에 달했다. 표층수의 염도가 특히 높고 강한 바람이 바닷물 순환을 일으키면 아래층의 더 짜고 따뜻한 물이 표면으로 올라오고, 이 물이 차가운 공기로 냉각되고 밀도가 높아지면 다시 아래로 내려가 1도 정도의 물로 대체되는 과정이 이어지면서 얼음이 얼지 않게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남극 저층수는 수 세기에 걸쳐 가라앉은 유기물 등에서 나온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고 있어 빙호가 크게 형성돼 오래 유지되면 지구 기후변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동영상
각주
- ↑ 〈빙호(polynya)〉, 《두산백과》
참고자료
- 〈빙호(polynya)〉, 《두산백과》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상상 그 이상의 무한 세계 미생물〉, 《네이버블로그》, 2019-12-18
- 백조, 〈(D+14) (중국 운남성) 메리설산_빙호 트레킹! 빙하!! 설산!! 호수!!〉, 《네이버블로그》, 2017-10-25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