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빙수
융빙수(영어 : meltwater)는 눈이나 얼음이 녹으면서 방출되는 물이다. 지구온난화로 남극 빙하가 녹아 융빙수가 많이 늘어나서 남극의 눈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내용[편집]
융빙수는 급격한 기후변화의 산물이다. 융빙수는 눈이나 얼음이 녹으면서 방출되는 물이다. 융빙수를 만드는 기원으로는 빙기의 빙상이나 빙산, 해양을 덮고 있는 빙상 등이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융빙수는 눈 덮인 지역이 감소하는, 빙하가 녹는 지점에서 눈이나 빙상 등이 녹으면서 자주 나타난다.
융빙수는 화산 폭발이 일어날 때 눈이 녹으면서 나타나기도 한다. 융빙수가 모여서 표층을 흐를 때 융빙수에 의한 연못(melt ponds)가 생기기도 하며, 기온이 추워지면 이러한 연못은 동결-해동의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융빙수가 한군데 모이거나, 빙상의 밑 부분에서 빙상이 녹아 연못이 생성되면 지열들에 의해 호수가 생성되는데 이를 아빙기 호수(subglacial lakes)라 한다. 지금도 많은 곳에서 과거 최종 빙기 동안에 생성된 작은 연못들을 볼 수 있다.
빙기 동안에 융빙수가 만들어지는 것은 일반적으로 빙상이 줄어들 때, 즉 빙상의 융해에서 유래된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경우는 빙상이 녹으면서 강이 되고, 이 강이 흘러 호수를 형성하게 된다. 호수의 퇴적물은 빙하 하부에서 퇴적물이 분쇄되면서 강을 통해 이동한 것이다. 파쇄 과정을 겪으면서 세립질의 퇴적물 파우더는 호수에 부유하게 되고, 태양 빛을 산란시켜 우윳빛 장관을 이루기도 한다.
지구는 빙기-간빙기를 반복하는데, 지구가 급격히 추워지는 빙기(glacial period)에는 고위도에 대규모 빙상이 형성된다. 이렇게 형성된 빙상은 간빙기에 증가한 온도의 영향으로 빙상에서 떨어져 나와서 유빙의 형태로 이동하게 된다. 이때 따뜻한 온도에 의해 빙상이 녹으면서 나타나는 물을 융빙수라 한다. 융빙수가 만들어 질 때는 거대 빙상에서, 빙상이 형성될 때 같이 묻혀 있었던 퇴적물도 융빙수와 같이 방출되게 된다. 따라서 융빙수의 방출 기록은 당시 해양에 서식하고 있던 유공충의 산소 동위원소나 해빙이 되면서 떨어져 나온 퇴적물(IRD, ice-rafted debris) 등에서 쉽게 추적할 수 있다.
북대서양에서 해빙기에 대규모 융빙수가 해양으로 방출되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해빙이 되면, 빙상에서 방출되는 담수(freshwater)로 인해, 해수 중의 산소 동위원소가 가벼워지게 되는데, 이렇게 가벼워진 해수의 특성은 당시 해양에 서식하고 있었던 유공충에 잘 기록되어 있다. 퇴적물 중에서는 빙하에 의해 운반된 퇴적물이 특정 시기에 나타난다. 이와 같은 기록들은 고해양학 또는 고기후 연구에 훌륭한 자료로 이용되고 있다.[1]
에스커[편집]
에스커(영어 : esker)는 빙하가 흐르는 방향으로 형성된 둑 모양의 언덕이다. 높이는 20~30m, 길이는 수십 km이며 빙하 속의 갈라진 틈으로부터 흘러든 물이 하상(河床)에 모래, 자갈 따위를 퇴적시켜 생긴다.[2]
에스커는 빙하의 말단 부근에서 빙하 아래의 융빙수를 따라 퇴적된 긴 언덕이다. 빙하가 아니라 유수가 퇴적시키는 지형이므로 분급(分級)이 양호하며, 유수의 흐름에 따라 구불구불한 모양으로 생겨나기도 한다.
거대한 빙하의 밑으로는 얼음이 녹은 물이 흐르며 하천을 이루기도 하는데, 이러한 하천은 빙하 밑으로 얼음터널을 뚫고 흐르게 된다. 이러한 융빙수에 의한 하천은 일반 하천과 마찬가지로 지표면을 흐르는 과정에서 토사를 침식하고 운반하며 퇴적시키는데, 이로 인해 얼음터널을 따라 하천이 운반ㆍ퇴적한 퇴적물이 길게 쌓이게 된다. 이후 기온상승 등으로 빙하가 후퇴하여 사라지면, 지표면에는 빙하 밑을 흐르던 하천의 퇴적작용에 의해 생긴 제방(bank) 모양의 지형이 남게 되는데, 이를 에스커라 한다. 이는 능선을 뜻하는 아일랜드어에서 유래하였다.
즉, 에스커는 빙하 밑 융빙수 하천의 바닥, 하상(河床)의 위치에 해당하며, 일반 하천의 하상과 달리 하천의 위가 빙하로 덮여있었기 때문에 터널 모양의 단면으로 나타난다. 보통 높이 5∼50m, 너비 10∼200m에 이르는 경우가 많으며 길이는 수백 m에서 길게는 수백 km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모양은 직선, 곡선 등 다양하고, 하천의 유로를 따라 형성되기 때문에 곡류하천 모양으로 구불구불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단면의 형태는 일반적으로 측면은 경사가 급하고 정상부는 평평한 편이며, 하류측으로 갈수록 완만한 경사를 이룬다. 아일랜드, 스웨덴 등 북부 유럽과 캐나다 등 과거 대륙빙하로 덮였던 지역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에스커의 또 하나의 특징은 다른 빙하퇴적지형이 분급(分級)이 불량한데 반해, 하천 작용에 의한 퇴적작용을 받은 에스커의 퇴적물질은 분급이 양호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즉 모래와 자갈 등이 입도에 따라 집중적으로 나타나므로 지역에 따라서는 이 에스커의 퇴적물을 건설공사 등의 골재원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면 에스커는 사라지고 지면은 평평해진다.[3]
융빙수의 '자기 방어 기작'[편집]
남극 빙하가 녹은 물인 '융빙수가 서남극 지역 빙붕의 붕괴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세계 최초의 발견이 연구 결과로 나왔다.
경북대 윤승태 교수(지구시스템과학부)는 극지연구소 이원상 박사팀, 서울대 남성현 교수팀, 미국 휴스턴대, 영국 남극 조사소 등과의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서남극 스웨이트(Thwaites) 빙붕 인근 해역에서 유출된 융빙수(glacier meltwater)가 다시금 빙붕의 용융(열로 인해 얼음이 물로 변하는 현상)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자기 방어 기작'을 새롭게 발견했다.
빙붕은 남극 대륙빙하와 이어진 수백 미터 두께의 얼음 덩어리다. 바다에 떠 있으면서 빙하가 바다로 쏟아져 나오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기존 연구에서는 융빙수가 빙부 주변 해양 순환을 강화하고, 빙붕 하부로 따뜻한 해수를 더 끌어들여 빙붕 용융을 가속화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윤승태 교수는 국제공동연구팀과 함께 2020년 1, 2월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타고 스웨이트 빙하와 파인아일랜드 빙붕 인근 바다에서 직경 40km의 소용돌이를 추적해 융빙수의 새로운 역할을 찾아냈다.
2015년부터 발생한 파인아일랜드 빙붕 후퇴를 따라 빙부 앞 해역의 지리적 여건이 변형되어 융빙수 유입에 의해 만들어진 반시계방향 소용돌이 순환이 재배치된 것을 확인했다. 반시계방향 순환이 재배치된 위치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고도의 해저 지형이 발달해 있었다.
소용돌이가 반시계방향으로 돌 때는 물리적인 이유로 차가운 융빙수가 소용돌이 내부로 모인다. 따라서, 따뜻한 해수에 의해 빙붕으로 유입되는 열이 차가운 융빙수와 높은 고도의 해저 지형을 지나면서 감소된 것을 확인했다. 관측 결과에서는 수심 400~700m 해수의 열용량이 12%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해당 기작이 파인아일랜드 빙붕의 용융 감소에 기여했음을 밝혀냈다.
이 같은 '자기 방어 기작'에도 불구하고 서남극 빙하는 여전히 빠르게 녹고 있다. 스웨이트 빙하는 남극에서 가장 빠르게 녹고 있다고 알려졌으며, 전부 녹으면 지구의 평균 해수면이 65cm 오르고 서남극 다른 빙하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운명의 날' 빙하로 불린다. 서남극 빙하가 모두 바다에 빠질 경우, 해수면은 5.28m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4]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 극지연구소공식포스트, 〈융빙수의 반전매력 빙하 붕괴 저지!〉, 《네이버포스트》, 2022-03-23
- 〈융빙수〉, 《네이버지식백과》
- 〈에스커〉, 《네이버국어사전》
- 〈에스커〉, 《네이버지식백과》
- 정신교 기자, 〈'남극 빙하 붕괴 속도 늦춰질 수 있다’, 세계 최초 경북대 윤승태 교수 발견〉, 《시니어매일》, 2022-01-14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