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동토
영구동토(永久凍土)는 지층의 온도가 연중 0℃ 이하로 항상 얼어 있는 땅이다. 전체 육지 면적의 20~25%를 차지하며 한대 기후에 해당하는 남북 양극 권내, 시베리아, 알래스카, 그린란드, 캐나다의 일부 지역에서 볼 수 있다.[1]
내용
영구동토는 최소 2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토양 온도가 물의 어는 점인 0°C 이하로 유지되어 얼어붙은 대지를 지칭한다. 영구동토는 토양, 퇴적물 및 암석에 모두 형성될 수 있으며, 얼음을 포함하고 있다. 대부분의 영구동토는 극지와 고위도 지역에 분포하지만, 저위도 지역에도 고산형(alpine) 영구동토가 나타난다. 영구동토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존속기간은 2년이지만, 일단 형성된 영구동토는 용어가 의미하듯이 수천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영구동토는 얼음에 의해 결합된 토양, 암석 그리고 퇴적물의 혼합물로 구성된다. 영구동토 속의 얼음과 토양은 1년 내내 냉동상태를 유지한다. 지표 근처의 영구동토는 상당량의 유기물을 포함하는데, 이들은 추운 날씨 때문에 분해되거나 부패하지 않는다. 깊은 지하의 영구동토는 유기물 함량이 낮다. 영구동토 속에 다양한 양의 얼음이 존재한다. 일부 영구동토는 얼음이 70% 정도를 구성할 정도로 얼음의 함량이 높은 반면, 다른 경우에는 물을 거의 함유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영구동토의 두께는 일반적으로 수십 cm에서 수십 m 정도이지만, 시베리아 북동부와 같이 마지막 빙기 동안 오랜 기간에 걸쳐 극심한 추위에 노출된 지역에서는 1.7km에 달하기도 한다.
영구동토는 생각보다 훨씬 흔하며, 북반구는 약 24%가 영구동토로 덮여 있다. 영구동토는 시베리아, 캐나다, 알래스카 및 그린란드에 광범위하게 발달한다, 영구동토는 티베트고원, 로키산맥과 같은 고위도 산지와 북극해 해저에서도 발견된다. 남반구는 얼어붙은 땅이 매우 적어 북반구보다 제한된 분포를 보여주는데, 주로 남극대륙과 함께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이나 뉴질랜드의 서던알프스산맥 등과 같은 고산지대에서 발견된다.
구조 및 유형
영구동토 최상부에는 겨울에는 얼고 여름에는 해방하는 부분인 15~100cm 두께의 활성층(active layer)이 존재한다. 이 얇은 층에서 극지의 토양에서 일어날 수 있는 대부분의 생물학적 및 생화학적 활동이 일어난다. 전 지구 동토 네트워크(Global Terrestrial Network for Permafrost)에서는 규칙적으로 활성층과 아래의 얼어붙은 층 온도를 측정하고 두 층 사이의 경계인 해빙심도(thaw depth)를 측정하여 데이터베이스로 보관하고 있다. 해빙심도는 단주기 기후변동에 정보를 제공하고 영구동토 하부층의 온도는 장주기 기후변화를 반영하므로 이 자료는 영구동토가 받는 기후변화 효과를 평가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영구동토의 표면에는 구조토(patterned ground)라고 하는 특유의 지형이 발달한다. 구조토는 영구동토 표면에 형성된 다각형의 평면구조로 영구동토 내의 얼음이 결빙과 해동을 반복하면서 자갈 크기의 입자들을 지표면으로 밀어내는 분급작용에 의해서 형성된다.
영구동토는 연속성에 따라 연속형과 불연속형으로 구분되는데, 연속형은 영구동토가 면적 대비 90% 이상일 경우를 지칭하며, 불연속형은 면적대비 10~90%를 점유할 경우를 말한다. 연속형 영구동토는 시베리아 북부의 툰드라(tundra)와 같이 매우 추운 지역에 광범위하게 발달한다. 불연속형 영구동토는 비교적 덜 추운 지역에 잘 나타나며, 고산성 영구동토는 중위도 지역에 좁게 고립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영구동토 해동과 기후변화
기후변화는 영구동토의 대규모 해동을 일으키며, 영구동토의 해동은 다시 기후변화를 가속화한다. 영구동토에는 대기 중 탄소량의 2배에 달하는 1,700기가톤(Gt)의 탄소가 저장되어 있는데, 이들은 평소 얼어있는 동안에는 미생물로부터 보호되지만, 해동이 일어나면 빠른 속도로 이산화탄소나 메탄으로 전환되어 대기로 배출된다. 북극지방의 영구동토가 해동된 곳에 위치한 호수들에서 측정한 결과에 의하면, 이 지역의 영구통토는 지난 60년 동안 2억톤 내지 25억톤의 영구동토 내 탄소를 메탄의 형태로 대기로 배출하였다. 또한, 북극지방의 하천들은 미생물 호흡 때문에 영구동토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대량으로 바다로 운반하였으며, 그 결과 여름철에는 북극 주변의 바닷물에 산성화가 일어나기도 하였다. 해저에 발달한 영구동토도 육상 영구동토에 못지않게 많은 양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으며, 연간 70억톤 정도가 메탄의 형태로 배출되어 대기로 이동하고 있다. 영구동토로부터의 탄소배출은 과거 마지막 빙기동안에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상승 및 이에 따른 기후 온난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는데, 특히 17,500년 전부터 15,000년 전까지의 기간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했다.
시베리아 영구동토층 해동(解凍)
지구온난화로 시베리아 영구동토가 녹으면서 수만 년간 얼음 속에 갇혀 있던 병원체가 전염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밖으로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2년 12월 워싱턴포스트(WP)는 프랑스, 러시아, 독일 연구진으로 구성된 팀이 이러한 내용을 담은 논문 '고대 영구동토층에서 부활한 진핵생물 바이러스에 대한 최신 정보'를 의학 논문 사전 등록 사이트 '바이오 아카이브'에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시베리아 야쿠츠크 지역 영구동토에서 약 4만8500년 전 호수 밑에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바이러스를 포함해 인류가 처음 보는 바이러스 13종을 발견했다.
연구진이 얼어있던 토양, 강, 2만7000년 전 죽은 시베리아 늑대의 창자 등에서 발견한 이 바이러스는 아직 충분한 전염력을 갖추고 있는 상태다. 연구진이 이들 바이러스를 '좀비 바이러스'라 부른 이유다.
영구동토에서 고대 바이러스를 분리해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영구동토에 묻혀 전염력을 유지하고 있는 바이러스가 훨씬 더 많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한 바이러스는 인간이 아닌 아메바에게만 전염성을 보인다. 그러나 얼어붙은 동물 몸속에 있다가 노출되는 바이러스는 인간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지난 2016년 러시아 북시베리아에서는 폭염으로 영구동토가 녹아 그 안에 있던 사슴 사체에 있던 탄저균에 인간이 감염되기도 했다. 당시 어린이 1명, 성인 7명이 탄저병에 걸렸고 어린이는 결국 목숨을 잃었다. 이 지역에서 탄저병이 발생한 건 1941년 이후 75년 만이었다.
시베리아에서는 현재 온난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땅속에 얼어있던 바이러스가 밖으로 나와 인간을 위협하는 일이 잦아질 수 있다고 WP는 전했다.[2]
동영상
각주
- ↑ 〈영구동토〉, 《네이버국어사전》
- ↑ 최정석 기자, 〈온난화에 녹아내리는 영구 동토…‘좀비 바이러스’ 깨운다〉, 《조선일보》, 2022-12-04
참고자료
- 〈영구동토〉, 《위키백과》
- 〈영구동토〉, 《네이버지식백과》
- 〈영구동토층이란 무엇이며 이것은 기후변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가?〉, 《국립기상과학원》
- 〈영구동토〉, 《네이버국어사전》
- 최정석 기자, 〈온난화에 녹아내리는 영구 동토…‘좀비 바이러스’ 깨운다〉, 《조선일보》, 2022-12-04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