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구자
불구자(不具者)는 몸이 불구인 사람이다.
개요[편집]
- 불구자는 몸의 어느 부분이 온전하지 못한 사람을 비하하는 말이다. 식민지 시기 장애인을 지칭하는 용어로서 새롭게 '불구자'라는 단어가 생겼다. 식민지라는 조건 속에서 미약했지만 근대적 사회사업 시설이 도입되고, 장애인과 관련된 각종 통계자료가 작성되어 언론을 통해 발표되었으며, 외국의 장애인 정책이나 운동이 국내에 소개되는 등 장애인과 관련된 다양한 담론들이 형성되면서 집단적 범주로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시 장애인을 지칭하는 용어로서는 19세기 말부터 사용되었던 '병신'이라는 용어를 대체하여 '불구자'라는 용어가 일본을 통해 새롭게 유입되었다. 그러나 불구자는 병신이라는 용어를 완전히 대체하지 못한 채 양자가 병존하였다. 주로 '병신'이라는 용어가 각종 사건사고와 관련된 보도기사에 많이 나타나 일반인 사이에서 장애인에 대한 차별의식을 드러낼 때 사용되었던 반면, '불구자'라는 용어는 장애인과 관련된 근대적 제도나 정책 등을 언급할 때 나타났다.
- 불구자는 갖추지 못한 사람이란 뜻이다. 1987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설립되면서 ' 불구자'라는 단어를 지양하기 위해 장애우(友)라는 표현을 만들었다. 원래 의도는 "모든 장애인들은 친구적 연대의식(Solidarity of Friendship) 을 가져야 하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친구가 되어 사는 인간다운 사회가 되도록 하려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장애우라는 표현이 널리 유통되면서 2000년대 초중반에 초등학교에서 장애우라고 표현하라고 교육까지 했었다. 하지만 장애인이 장애우란 표현을 들으면 차별받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장애인'은 '장애를 가진 사람'이란 뜻의 중립적 표현이지만, '장애우'는 비장애인의 입장에서 장애인을 우리와 동등한 사회구성원이 아닌, 우리랑은 다른 집단으로 보고 만든 비중립적 표현이기 때문이다.[1]
불구자 개념의 출현[편집]
- 한국 장애인사에서 일제강점기는 여러모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 이 시기 장애인 수가 급격히 늘었다. 전차와 철도, 자동차가 늘면서 이전에는 없었던 '교통사고'가 빈발했다. 광산에서 다이너마이트 폭발로 부상을 입는 등 각종 '산업재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태형과 고문으로 장애인이 되는 독립운동가들도 부지기수였다. 반면 산업재해에 대한 보상은 전무했고 장애인 복지정책은 조선 시대에 비해 크게 퇴보했다. 그간 장애인들이 해오던 망건 짜기와 그물 짜기, 안경 수리 같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문명화를 이유로 점복이나 독경이 금지되면서 극심한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거리에서 구걸하는 장애인을 흔히 볼 수 있었다.
- 조선 시대에 장애를 가리키는 말은 잔질, 폐질, 독질 같은 질병이었다. 민간에서는 장애인을 '병신'이라고도 했는데 오늘날과 같은 멸칭이 아니라 글자 그대로 '병이 있는 사람'을 뜻했다. 그런데 개화기 무렵 '불구자'라는 말이 급속도로 퍼졌다. '후구샤'(不具者)라는 근대 일본어에서 온 말로 '기능이 결여된 인간'을 뜻한다. 장애인은 '무언가 부족하고 비정상적이며 나아가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정상성'의 범주를 벗어난 '사회적 장애인'이 탄생한 것이다. 장애인을 격리해 수용하는 시설도 이 시기에 처음 생겼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는 장애인 걸인을 수용하는 '불구자 수용소'가 들어섰다. 1930년대 우생학이 득세하면서 장애인을 사회에서 영구히 추방하려는 움직임마저 일었다.[2]
피해야 할 차별 용어[편집]
- 불구자 : 다 갖추지 못한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근래에는 자주 쓰이지 않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표현이다. 장애인을 완전하지 못한 사람으로 보는 인식이 있어 신체장애인 혹은 장애인이란 순화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 정신지체 : 이 단어에는 '모자라다', '지연시키다' 등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2007년 10월 장애인복지법 관련 규정에 따라 지적장애란 명칭으로 개칭되었다. 법으로도 바뀔 만큼 나쁜 의미와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말이다.
- 장애우 : 이 말을 좋은 의미라고 고집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벗 우(友)를 사용해 친밀감이 느껴진다는 이유에서이다. 하지만 이 말 속에는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숨어 있지 않다. 오히려 장애인을 도와줘야 할 사람이란 인식을 주기 때문이다. 장애우가 친구로 지칭되는 만큼 장애인 자신을 말하는 상황을 더 불편하게 만들 뿐이다. 사람 인(人)자가 붙은 장애인이라는 단어가 적합하다.
- 벙어리 장갑 : 오랫동안 굳어져 온 표현 중 하나로, 장애인을 낮춰 부르는 단어이다. 가급적이면 손모아 장갑 이라 부르는 것이 적합하다.
- 정상인 :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반대편에 있는 말에서 시작된다. 기준을 잘못 잡고 있으니 제대로 된 표현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대화할 때 비장애인이란 말을 선택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3]
종류에 따른 장애 비하의 단어[편집]
- 시각장애인 : 소경, 장님, 맹인, 눈 머저리, 애꾸눈.
- 청각장애인 : 귀머거리, 농인.
- 지체장애인 : 지체부자유자, 불구자, 앉은뱅이, 곰배팔이.
- 언어장애인 : 벙어리, 아인.
- 지적장애인 : 정신지체, 정신박약아(정박아), 우둔, 노둔, 치우, 백치, 천치, 바보, 멍청이, 머저리, 미친놈, 또라이, 반푼이, 칠푼이, 팔푼이, 반병신.
- 학습장애인 : 지진아, 닭대가리, 돌대가리, 새대가리, 돌머리, 우둔, 노둔, 치우, 백치, 천치, 바보, 멍청이, 머저리.
불구자의 유형[편집]
불구자(지체장애)의 유형은 다양해서 신체의 일부가 절단되거나 변형되어 있는 장애 등이 있다. 또 키가 너무 작아도 불구자(지체장애)로 인정된다.
- 절단 장애 : 팔이나 다리가 선천적으로 없거나 후천적으로 상실한 유형.
- 관절 장애 : 골절이나 뼈 부위에 생긴 염증으로 생긴 유형.
- 지체기능 장애 : 절단이나 뼈 부위에서 생긴 장애가 아닌 근육병이나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근육을 사용하는데 마비가 있는 유형. 지체기능장애 중에서 뼈 부위의 장애로 인정되는 것은 척추 부위의 장애이다.
- 신체변형장애 : 손가락이 등이 굳은 형태의 장애가 아니라 한쪽 다리가 짧거나 왜소증으로 키가 작은 것.[4]
관련 기사[편집]
- 정치 지도자는 사람들한테 말을 하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 2021년 12월 8일이었다. 윤석열 후보가 대학로 한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가는 길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던 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과 맞닥뜨렸다. 장애인들의 건의가 있었다. 윤석열은 그 자리에서 "정상인과 똑같이 차별받지 않고 역량을 다 발휘할 수 있겠금 하겠다"고 발언했다. 윤 후보는 장애인의 반대 개념으로 '정상인'이란 표현을 썼을 것이다. 장애인들에게 즉석 수정을 요구받았다. 장애에 대한 잘못된 용어는 당사자들에게 거부감을 주어 마음의 상처가 되기 쉽다. 따라서 정부와 관계 기관ㆍ단체에서는 순화해서 쓸 것을 권장한다. 순화된 단어는 '장애인'이다. 불구자(不具者)란 신체의 어느 부분이 온전치 못한 것을 이른다. '不(아닐 불)'이 붙음으로 벌써 부정적 인식으로 강하게 전달되지 않는가. 약자 사랑은 이런 용어를 쓰지 않는 것에서 시작된다. 정치(政治)는 정치(正治)라는 말이 있다. 바르게 다스려야 제 몫을 한다는 뜻이다. [5]
- "장애인들에 대한 부채의식을 조금이나마 덜고 싶었을 뿐입니다." 대전·세종·충남 지역소주 이제우린을 생산하는 맥키스컴퍼니 조웅래 회장이 2022년 9월 29일 충남지체장애인협회에 3,600만 원을 기부하며 장애인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맥키스컴퍼니에 따르면 두발로 달려 '대한민국 한 바퀴 5,200㎞' 국내 최초 완주에 도전중인 조 회장은 2021년 12월 3일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를 출발해 매주 이틀씩 82일 만에 약 3,600㎞를 달려 충남 보령에 도착했다. 겨울에 시작해 봄, 여름을 거쳐 입추의 계절까지 추위, 폭염, 심지어는 장대비가 쏟아질 때도 쉬지 않고 달린 결과다. 충남지체장애인협회 이건휘 협회장은 "지금까지 3,600㎞를 달리는 과정에서 겪었을 온갖 역경은 상상할 수조차 없을 것"이라며 "우리 지체장애인들의 처지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실천하는 기부라는 점에서 남다르고 각별한 마음"이라고 말했다.[6]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 ↑ 〈장애인〉, 《나무위키》
- ↑ 이미경 자유기고가, 〈장애인 차별 부추긴 일본어 ‘불구자’〉, 《한겨레신문》, 2019-04-19
- ↑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일상 속 피해야 할 장애인 차별 용어〉, 《네이버포스트》, 2019-03-27
- ↑ 〈지체장애〉, 《나무위키》
- ↑ 취재부, 〈정상인과 불구자〉, 《김천일보》, 2021-12-11
- ↑ 조한필 기자,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 충남지체장애인協에 3600만원 쾌척〉, 《매일경제》, 2022-09-29
참고자료[편집]
- 〈장애인〉, 《나무위키》
- 〈지체장애〉, 《나무위키》
- 〈장애인〉, 《위키백과》
- 〈불구〉, 《나무위키》
- 조한필 기자,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 충남지체장애인協에 3600만원 쾌척〉, 《매일경제》, 2022-09-29
- 취재부, 〈정상인과 불구자〉, 《김천일보》, 2021-12-11
- 서믿음 기자, 〈장애인 친구는 ‘장애우’?... “말조심하세요”〉, 《독서신문》, 2020-12-28
- 이미경 자유기고가, 〈장애인 차별 부추긴 일본어 ‘불구자’〉, 《한겨레신문》, 2019-04-19
-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일상 속 피해야 할 장애인 차별 용어〉, 《네이버포스트》, 2019-03-27
- 박고운 아나운서, 〈‘맹인·불구’ 장애인 비하용어 완전히 퇴출〉, 《웰페어뉴스》, 2015-03-18
- 윤정식 기자, 〈"'불구'라고 말했지 '장애인'이라고 말했나"〉, 《미디어오늘》, 2007-05-17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