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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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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로봇(Rescue Robot)은 재난 현장에서 부상자구조하거나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위험한 일을 처리하는 로봇이다. 재난 대응 로봇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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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편집]

재난로봇은 재난 상황에서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나 위험한 일을 대신 하여 사고 현장을 수습하는 로봇이다. 2011년 전까지의 로봇 연구 방향은 사람이 하는 일을 로봇이 대신하게 하는 분야였다면, 2011년 이후로는 사람이 못 하는 일을 로봇이 대신하게 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다. 재난로봇은 2001년 세계무역센터 붕괴 당시 필요성이 제기된 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등 심각한 재난 상황을 겪으면서 미국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연구,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방사능 오염물질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고 현장을 수습해야 했지만, 방사능 노출의 위험성 때문에 사람이 직접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그 대안으로 로봇을 떠올리게 됐고,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에서는 이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다르파 로봇 챌린지(DARPA Robotics Challenge)라는 대회를 열었다. 대회에서 주어진 미션들은 로봇이 차를 운전하고, 잔해를 치우고, 콘크리트 벽에 구멍을 뚫고, 소화전 밸브를 돌리는 등 원전 사고에 로봇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것들이었다. 2015년 대회에서는 카이스트 오준호 교수의 휴보가 1위를 차지하면서 대한민국의 기술력을 세계에 알렸다. 2017년에는 휴보가 세계 최초로 올림픽 성화 봉송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람이 못 하는 일, 사람이 하기에는 위험한 일을 로봇이 할 수 있게 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1] 최근에는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로봇부터 원자력 재난, 붕괴 현장에 투입되는 구조로봇까지 대부분의 재난 상황에 투입될 수 있는 로봇이 개발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라이다, 카메라 등 첨단 기술과의 융합으로 로봇이 더욱 첨단화되고 있다.[2]

등장배경[편집]

2011년 3월 11일, 일본 관측 사상 최대였던 리히터 규모 9.0의 지진이 일어나 초대형 쓰나미가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을 덮치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했다. 이 엄청난 해일은 곧 후쿠시마 제1원전을 덮쳤다. 당시 총 6기의 원자로 가운데 1·2·3호기는 가동 중에 있었고, 4·5·6호는 점검 중에 있었다. 급기야 쓰나미로 인해 전원이 중단되면서 원자로를 식혀주는 긴급 노심냉각장치가 작동을 멈췄고, 결국 3월 12일 1호기에서 수소폭발이 일어났다. 이 상황에서 해결책으로 고려되는 것은 다름 아닌 로봇이었다. 실제로 후쿠시마 원전을 관리하던 도쿄전력이 로봇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하자 원전을 무사히 복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실제로 로봇은 사고 현장을 복구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재난 상황에 투입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다르파 로봇 챌린지를 주최했다. 다르파 로봇 챌린지는 가상의 원자력발전소 사고 현장에 사람 대신 로봇을 들여보내 냉각수 밸브를 잠그고 나오는 미션을 수행하는 대회이다. 이 대회에는 첨단 과학기술의 상징처럼 불리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나 세계 정상급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 Corporation) 등 쟁쟁한 실력과 명성을 가진 기업 및 단체들이 모두 나와 세계 최고의 로봇 기술을 겨루었다. 다르파가 초창기에 정한 대회 방식은 다음과 같다.

  • 첫째, 로봇이 지정한 장소까지 자동차를 직접 운전해서 몰고 들어갈 것
  • 둘째, 자동차에서 내린 다음 울퉁불퉁한 돌무더기를 넘어 들어갈 것
  • 셋째, 진입로를 막고 있는 잔해를 치워낼 것
  • 넷째, 문을 열고 건물 즉, 원자력 발전소 안으로 들어갈 것
  • 다섯째, 작업용 사다리를 기어 올라간 다음 공장 내부의 작업자용 통로를 통과할 것
  • 여섯째, 도구를 이용해 콘크리트 패널에 구멍을 뚫을 것
  • 일곱째, 냉각수가 새고 있는 파이프를 돌려서 잠글 것
  • 여덟째, 소방호스를 소화전에 연결하고 밸브를 열 것

분류[편집]

재난로봇은 아직까지 시장 초기 진입단계 또는 실용화 시도 단계로 개발·상용화 수준을 반영한 정의나 개념, 분류 등이 명확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다. 국제로봇연맹(IFR)에서는 구조 및 보안 로봇을 소방 및 재난구조, 감시·보안, 기타 구조 및 보안 로봇으로 구분하고, 아래와 같이 로봇 유형을 예시하고 있다.

국제로봇연맹의 분류별 로봇 유형
분류 주요 로봇 유형
소방 및 재난 구조
  • 소방, 재난 구조, 폭발물 처리 로봇 등
감시·보안
  • 무인지상차량, 무인항송기, 스네이크 암 로봇 등
기타 구조·보안
  • 수색ㆍ구조 로봇

국내의 경우, 로봇산업실태조사를 위하여 로봇산업특수분류(통계청 승인)를 사용하고 있는데, 보안 및 재난로봇은 전문서비스 로봇(대분류) - 안전 및 극한작업용 로봇(중분류)으로 구분하고 4가지 세분류로 구분하여 정의하고 있다.

'안전 및 극한작업용 로봇 제조'의 세부분류 및 정의(로봇산업 특수분류)
코드 분류명 정의
22 안전 및 극한작업용 로봇 제조
  • 각종재해ㆍ재난ㆍ화재대응 로봇, 해양ㆍ우주공간ㆍ원자력시설 등 특수 환경에서 감시 및 기타 특수목적 업무를 수행하는 로봇제조
221 경비 및 감시용 로봇 제조
  • 외부인 침입, 도난 등 시설보안 관련 경비 및 감시업무를 수행하는 로봇 제조
222 화재 및 재난 대응용 로봇 제조
  • 화재 감시 및 진압, 재난현장 구조 처치 및 탐사 업무 등을 수행하는 로봇 제조
223 해양, 우주공간 및 원자력 시설용 로봇 제조
  • 수중 및 해양, 우주 공간 및 원자력 시설 등 특수환경에서 감시 및 특수 목적용 기능을 수행하는 로봇 제조
229 기타 안전 및 극한작업용 로봇 제조
  • 기타 달리 분류되지 않은 안전 및 극한작업 지원용 로봇 제조

한편, 중소기업기술로드맵에서는 '구조 및 보안 로봇'이란 자연재해와 노후화된 산업단지 등에서 야기될 수 있는 재난사고에 신속한 대응을 통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로봇을 의미한다고 정의하고, 적용 기술에 따라 보안감시형, 초동대응형, 재난극복형으로 구분하고 있다.[3]

적용 기술에 따른 분류
대분류 중분류 소분류
구조ㆍ보안 로봇 보안감시형
  • 사용자가 원격에서 조종하는 방식으로 보안감시 목적에 맞는 EOD, 열화상센서, 화학탐지센서, GPS, 레이저센서 등을 탑재하여 관제센터로 정보를 전달하거나 반자동 수준으로 인지한 결과를 전달하는 로봇 제품
초동대응형
  • 자연재해 또는 인적재난 사고 현장 주변에서 초동대응을 하거나 현장 내에서 인명 탐지, 경량물 핸들링 등의 임무 수행이 가능한 로봇 제품
재난극복형
  • 재난 환경이나 전장 등에서 탐지된 인명 구조, 사고 대응, 방사능 탐지/원전해체, 중량물 핸들링 등의 임무 수행이 가능한 로봇 제품

종류[편집]

소방로봇[편집]

소방로봇화재 현장 구조 및 수습을 도와주는 재난로봇이다. 위험한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 대신 화재 상황을 살피거나 불을 끈다. 대규모 화재일 경우, 소방관의 진입조차 힘들어 화재 발생지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부터 물을 대량으로 쏘아 화재진압 활동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방로봇 연구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1995년 1월 발생한 고베 대지진 이후 사람을 대신해 화재·지진 등 재난·재해현장에 뛰어드는 로봇 연구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 일본 도호쿠대학교 다도코로 사토시(田所諭) 교수 연구팀이 공중을 나는 소방로봇 드래곤 파이어 파이터를 개발했다. 드래곤 파이어 파이터는 로봇 본체에 연결된 소방 호스가 공중을 떠다니면서 건물안으로 들어가 직접 물을 분사하는 형태로 작동한다. 소방관이 직접 건물안으로 들어갈 필요없이 원격 조정이 가능해 소방관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다. 아울러 신속하게 불길을 잡을 수 있어 진화작업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4] 2018년 5월 8일 벨라루스에서 개발된 지능형 소방로봇은 소방대원들이 직접 화재 현장에 들어가지 않고, 원격으로 로봇을 조종하면서 화재 진압을 할 수 있다. 이 로봇은 섭씨 350도에도 작동할 수 있다. 스스로 냉각할 수도 있어서 자체적으로 물을 뿌리면서 온도를 내릴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러한 방폭형 소방 및 정찰 로봇은 석유화학 시설이나, 가스 연료 시설 및 기타 화학 물질 제조, 저장, 운송 현장 등과 같은 폭발 환경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소방대원은 직접 위험 지역에 접근하지 않고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5] 이외에도 소방로봇은 여러 가지 장점이 존재한다. 화재에 따른 열, 폭발 위험, 붕괴 가능성 등의 위험한 재해 환경에서 소방관 등을 보호하기도 하며, 위험 현장에서의 먼 거리 작업에 따른 소방 정확도 및 방수(수압) 효율 저하를 해소할 수 있다. 또한 화재 현장 상황에 대한 신속한 모니터링에 따른 상황분석으로 적절하고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소방관을 투입하기 어려운 지역에의 소방 로봇 투입으로 화재의 초기 진압 등 빠른 초동 대처가 가능하며, 재산 및 인명 피해를 줄여줄 수도 있다. 이러한 편익에도 불구하고 소방로봇의 고비용으로 대형화재에 대처할 수 있는 여러 대의 시스템 보유 어려움, 소방로봇 운용이 가능한 별도의 인원(조직)이 필요하며, 많은 운용 훈련이 필요한 점, 소방로봇이 화재 현장에서 신속하게 벗어나지 못하는 점 등은 소방로봇의 한계로 지적된다.[3]

구조로봇[편집]

구조로봇재난 현장에서 사람이 진입하기 어려운 위험 지역에서의 인명의 탐지, 구조 환경을 모니터링하여 구조 활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로봇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중국 쓰촨성 이빈시 궁현에 위치한 쓰촨콜인더스트리그룹(Sichuan Coal Industry Group)의 산무수(杉木树) 탄광에서 심각한 누수 사고가 발생 시 재난구조로봇 HRG를 투입하여 13명의 광부를 안전하게 구조한 것이다. 바다, 강, 호수 등에서의 수상 구조의 경우, 수상 안전요원보다 구조 소요 시간 단축으로 빠른 인명 구조가 가능하다. 수상 구조에서 한 척의 배를 구조대원이 직접 운전해 구조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구조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었지만, 수상 구조로봇은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조로봇은 기술적 미비, 현장 적용 경험의 부족 등의 한계가 있다. 구조용 무인로봇 등은 대개 빠르지 않고, 계단 오르기 등 실제 작업에서의 숙련된 조종ㆍ운전자가 필요하며, 현장 적용의 기술적 미비, 현장 경험 부족으로 활용의 애로가 있다. 예컨대, 2017년 9월 멕시코 지진 현장에 멕시코 당국의 요청으로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교(CMU)의 뱀 로봇(Snake Robot)도 투입되었으나, 투입 횟수도 적었고 생존자도 찾지 못했다. 이는 아직까지 연구 현장과 재난 현장 간에는 매우 큰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EEE 스펙트럼은 현장 취재를 통해 분석했다.[3]

대표 모델[편집]

휴보[편집]

휴보(HUBO)는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오준호 교수팀이 개발한 국내 최초의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이자 세계 최초의 재난 구조 로봇이다. 2004년 첫 모델이 개발된 이후 11년간의 성능 향상을 거쳐 세계 최고의 재난로봇으로 거듭나 다르파 로봇 챌린지에서 1위라는 성과를 이루었다. 휴보는 변신기능(Transform)을 개발했다. 휴보는 작업성을 높이기 위해 팔 길이를 조금 길게 만들었지만 기본 골격은 완벽한 인간형 로봇이다. 그러면서 무릎을 꿇고 앉으면 정강이와 발끝에 붙은 네 개의 바퀴로 굴러서 이동할 수 있다. 손으로 작업해야 할 때는 서서 두 발로 걷고, 먼 거리는 바퀴로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것이다. 바퀴로 이동할 때는 전진후진이 모두 가능하고, 양 바퀴를 교차로 회전시켜 제자리에서 재빨리 회전할 수도 있다. 또 언제든 상체를 180˚ 돌려 앞뒤를 바꿀 수 있다. 큰 힘이 필요한 계단 오르기, 험지보행 등에는 무릎 관절을 소나 말처럼 뒤로 꺾는 구조를 선택해 안정적으로 걷고, 두 손을 쓸 때는 사람처럼 앞으로 꺾는다. 한 미국 대학 연구팀원은 "재난구조 환경에서 이만큼 좋은 구조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6]

암스트롱[편집]

암스트롱(Armstrong)은 원자력 사고에 특화된 사람 크기의 재난 대응 로봇이다. 험지 위를 움직일 수 있는 무한궤도 위에 사람을 본 딴 상체를 올렸다. 허리는 상하 리프팅이 가능해 작업 현장에 맞춰 로봇 높낮이 조정이 가능하다. 이름처럼 강한 힘을 내는데, 한쪽 팔로 100㎏씩, 총 200㎏ 무게를 지탱할 수 있어 무거운 잔해를 옮길 수 있다. 다양한 도구를 쓸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전용 장비(어태치먼트)로 구현한 곡괭이 삽, 굴착용 파쇄기를 장착해 쓸 수 있다. 사람이 쓰는 상용 공구를 쓸 수 있도록 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아주 세밀한 작업 수행도 가능하여 문을 여는 것은 물론 랜선 코드를 꽂는 것까지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실제 현장에서 끊어진 전선이나 통신망 선을 복구할 때 활용될 수 있다. 사람 팔과 상체를 본 딴 외부 조작장치 '마스터 디바이스'를 쓴 결과다. 팔 부분을 잡아 움직이면 그 움직임이 그대로 암스트롱에 재현되는 식이다. 이는 사람 수준의 팔 움직임을 보이면서 비숙련자도 손쉽게 로봇을 조종할 수 있게 하는 요소이다.[7] 이러한 암스트롱은 '당장 재난 상황이 발생 시 투입될 수 있는 정도'로의 개발에 지향점을 두고 있다. 그렇기에 암스트롱은 무거운 것도 들고 섬세한 작업도 해내며 이동도 가능해야 한다. 또한 사용자의 편의도 고려해야 하므로, 조작기도 초등학생이 직접 조종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8]

특징[편집]

로봇공학자들 사이에선 재난로봇은 인간형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사회 곳곳의 공간은 사람이 활동하기 편하게 만들어져 있다. 계단이나 사다리를 오르내리고, 문고리를 손으로 돌려 열고, 자동차나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고, 의자에 앉아 생활을 한다. 이런 장소에서 로봇이 활약하려면 사람처럼 두 발로 걷고, 두 손으로 일을 해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다르파 로봇 챌린지를 거치며 인간형 구조의 단점도 드러났다.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데 가장 적합한 구조지만, 철저한 제어기술이 없으면 오히려 불리해 지는 양날의 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6]

관련 기술[편집]

지진, 화재, 태풍 등의 대형 재난에서 사람을 더 빨리 찾아낼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개발되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인공지능 대학원 전해곤 교수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임성훈 교수, 한국과학기술원(KAIST) 권인소 교수,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교 등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진이 재난로봇의 시각 인지를 위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가상현실 공간에서 재난 현장을 모사한 대규모 데이터 셋을 제안했다. 실내외 가상환경에서 지진과 화재현장을 연출했다. 재난 전·후 상황을 같은 공간과 시점에서 정확히 비교할 수 있도록 영상을 얻었다. 또한 3차원 정보와 카메라 위치 정보, 의미론적 영상 분할 정보를 주석화했다. 이와 더불어, 재난 현장에서의 피해자 위치 추정 알고리즘을 제안했다. 재난 전 상황에서 학습된 공간 정보를 바탕으로 재난이 발생한 상황에서 피해자의 위치를 단일 영상만을 이용해 추론할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제안했다. 이 연구 결과는 컴퓨터과학-인공지능 분야 상위 0.3% 논문인 '국제전기전자공학회 패턴분석 및 기계지능(IEEE Transactions on Pattern Analysis and Machine Intelligence)'에 2021년 7월 온라인으로 발표됐다.[9]

적용 사례[편집]

미국[편집]

미국 뉴욕소방국(FDNY)이 미국 소방당국 최초로 로봇개를 화재 현장에 투입했다. 뉴욕소방국은 로봇 개발사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로봇개 스팟(Spot) 2대를 대당 7만 5,000 달러에 구매했으며, 화재 현장에 특수한 경우에만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소방당국이 로봇개를 구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로봇개 도입은 긴급 재난 상황에서 더 빨리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바네사 깁슨(Vanessa L. Gibson) 뉴욕 브롱크스 자치구 의장은 "이 로봇개가 우리 주민과 응급 구조원을 보호한다는 목표로, 드물고 특수한 경우에만 사용되도록 뉴욕소방국 지도자들과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스팟은 이미 2020년 뉴욕 경찰에 도입돼 순찰∙조사 용도로 사용된 적이 있다. 하지만, 2021년 뉴욕 경찰은 비판 여론에 부딪혀 보스턴다이내믹스와의 스팟 임대계약을 조기에 종료했다. 2021년 2월 뉴욕경찰의 로봇 경찰견이 미국 맨하튼에서 벌어진 인질 사건에 투입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유는 오래 전부터 미국에서 맹견은 흑인들을 제압하는 수단으로 쓰였다는 인식이 남아있고, 지금도 경찰견은 주로 유색 인종을 대상으로 이용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로봇 경찰견이 투입됐던 맨해튼의 저소득층 거주 지역의 주민들은 자신들이 로봇 경찰견의 성능 시험 대상이 된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뉴욕시장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들도 로봇 경찰견의 본격 도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히며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10]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정부 기관과 계약을 성사하면서, 위험 현장 진입용 재난로봇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자연재해 현장이나 원자력 발전소 사고 지역 등 사람이 들어가기 어려운 곳에 로봇이 투입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11]

2012년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 말리부 해변에서 라이프가드 로봇으로 활약했던 에밀리(Emily)는 미군에서도 해양 구조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에밀리는 방탄 기능은 물론 항공기용 경량 소재로 이뤄진 원격 로봇이다. 길이는 1.2m이며 무게는 11kg 정도인 이 로봇은 마치 거대한 어묵 또는 바나나보트처럼 생겼다. 높은 강도를 이용해 헬기보트에서 투입할 수 있다. 물에 들어가면 워터제트 추진 엔진을 이용해 해수면을 미끄러지듯 최고 속도 35km/h로 이동해 구조자에게 향한다. 본체는 마치 바나나보트처럼 생겼기 때문에 물에 빠진 사람은 눈앞에 나타난 이 로봇에 매달리기만 해도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에밀리는 원래 미 해군 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을 시작한 것이다. 또 텍사스A&M 연구팀이 그리스 해안 경비대와 협력해 시리아 난민 구제에도 투입하여, 난민 300명을 구조하는 데에도 기여했다.[12]

프랑스[편집]

2019년 4월 파리 노트르담 성당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는 데 드론과 소방로봇이 투입되었다. 이는 재난로봇의 유용성을 입증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프랑스 언론과 쿼츠 등 매체에 따르면 파리 소방당국이 이번 화재 진압에 중국 DJI의 드론과 샤크로보틱스(Shark Robotics)의 소방로봇을 투입해 화재 피해를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적으로 드론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파리 소방당국은 프랑스 문화 및 내무성으로부터 드론을 급하게 빌려 화재 진압에 투입했다. 투입된 DJI의 드론은 마빅 프로(Mavic Pro)와 매트리스(Matrice) M210 모델이다. 이들 드론은 모두 열화상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 이들 드론은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해 불길이 어떻게 번지는 지를 공중에서 촬영해 지상으로 전송했다. 이 이미지를 바탕으로 소방관들은 소방관과 소방호스의 배치 등 전략을 수립했다. 헬리콥터의 경우 유연성이 떨어지고 가격도 비싸 드론보다 유용성이 떨어진다는 게 소방당국의 판단이었다. 원래 파리 중심에서 드론이 비행하는 것은 법적 및 기술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공항 활주로 근처의 비행을 차단하기 위해 DJI 드론에는 지오펜싱(geofencing)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파리 도심과 공항 등의 진입을 막는 기술이다. 하지만 노트르담 화재 진압을 위해 프랑스 당국은 일시적으로 노트르담 상공의 드론 비행을 허용했다. 드론과 함께 소방로봇도 성당 내부에 투입됐다. 파리 소방당국이 투입한 소방 로봇은 무게 1100파운드(약 499kg)의 원격 제어 로봇인 콜로서스(Colossus)이다. 프랑스 로봇 업체인 샤크 로보틱스가 개발한 제품이다. 소방당국은 첨탑이 무너지기 직전에 소방관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성당 내부에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소방로봇을 긴급 투입했다. 이 로봇은 1,000피트(약 304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원격 제어가 가능하며 모듈 방식으로 설계돼 작업 성격에 따라 새로운 모듈로 교체할 수 있다. 부상자 수송, 귀중품과 소방 장비 수송 등이 가능하다. 6개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으며, 2개의 전기모터로 동작한다. 길이 160cm에 너비 76.2cm, 높이 76.2cm의 크기다. 시속 3.54km 속도로 움직이며 544kg의 무게를 싣고 이동 가능하다. 이번 화재에 드론과 소방 로봇 기술이 적극 활용됨에 따라 앞으로 대형 화재에 로봇 기술을 활용하려는 노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13]

멕시코[편집]

2017년 멕시코에서 발생한 진도 7.1의 대지진은 큰 피해와 더불어 수많은 사상자를 발생시켰다. 멕시코 재난 구조 당국은 멕시코시티 현지에 구조대원들을 긴급 파견함과 동시에 카네기멜론 대학교뱀 로봇도 투입했다. 뱀 로봇은 소형이기 때문에 구조대원들이 접근하기 힘든 붕괴된 건물 안으로 들어가 인명구조 활동을 펼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뱀 로봇은 구조 현장에서 큰 역할을 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입 회수도 적었으며, 생존자도 찾지 못했다. 여전히 연구 현장과 실제 재난 현장간에는 매우 큰 간격이 존재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구조대원들이 지진 상황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도구는 강철 플린저이다. 구조대원들은 붕괴된 건물 안에서 플린저를 이용해 생존자를 탐색한다. 플린저에는 고감도 마이크가 장착되어 있어 생존자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뱀 로봇에는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어 유용성이 크다. 하지만 구조대원들의 핵심 도구는 구조견과 마이크다. 콘크리트 더미에서 소리와 냄새는 빛보다 멀리 퍼진다. 뱀 로봇은 작다는 이점이 있다. 팩봇이나 구조견, 쿼드콥터 드론 등은 열린 공간에 적합하다. 다시 말해 뱀 로봇은 비좁은 공간에서 빛을 발한다.[14]

국내 현황[편집]

국내의 재난 대응 로봇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기술 고도화를 위한 노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에 많이 사용되던 바퀴형 로봇에서 탈피해 휴머노이드(인간형), 4족 보행형, 뱀형, 다관절형 등 각 재난 상황에 맞는 다양한 형태와 기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또한 로봇의 형태 외에도 소방 로봇, 구조 로봇, 폭발물 처리 로봇, 원자력 재난 대응 로봇 등 각 재난 분야별 맞춤형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의 산학연 컨소시엄은 2016년부터 진행했던 '국민 안전 로봇 개발' 과제를 2022년 6월 마무리했다. 이 과제를 통해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은 재난 현장 정찰을 위한 비행·주행 로봇 기술과 현장 대원 인명 보호, 구조 지원을 위한 장갑형 로봇을 개발했다. 또한 재난, 산업 재해로 인한 붕괴 지역 매몰자 탐지를 위한 협소 공간 탐지 로봇도 개발했다. 이 로봇은 카메라 탐지 센서, 가스 탐지 센서, 마이크, 스피커, 관성 측정 장치 등을 모두 갖추고 있어 생존자 탐지에 사용될 예정이다.

재난 대응 로봇에 대한 기술력을 높이기 위한 연구 기반 시설도 구축되고 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은 2019년 6월 재난 대응 로봇 개발과 실증 실험을 위해 경북 포항시 흥해읍에 약 1만9800㎡ 규모의 안전 로봇 실증 단지를 건립했다. 이 단지에는 로봇 실내 실증 실험동, 험지 환경 테스트존, 실외 관제실 등 약 30개 이상의 재난 로봇의 성능을 실험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은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군사·재난 대응을 목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로봇이 개발되고 있다며 안전 점검, 접근 불가 지역 탐지 등 재난 분야에 로봇의 상용화가 곧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KAIST 등 전문 연구 기관은 국내 재난 로봇 기술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뒤쳐지는 로봇 기술 수준을 높임과 동시에 국내 특화 기술을 개발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카이스트는 서울대학교·고려대학교·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등 국내외 유명 대학들과 '재난 현장 구조 및 인도적 지원을 위한 차세대 로봇 원천 기술 한·미 공동 연구'를 추진했다. 해당 연구를 통해 재난 로봇에 탑재할 수 있는 재난 정보를 수집·가공하는 원천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정부는 최근 늘어난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로봇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9년부터 제3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2019~2023년)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에는 재난·안전 로봇에 대한 로드맵도 포함됐으며 내년까지 관련 부처를 중심으로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 조사 연구가 이뤄질 예정이다.[2]

시장 동향[편집]

재난로봇의 전 세계 시장은 시장 형성 초기 단계로 2015년 기준 4,900만 달러(2015년) 규모지만 연평균 성장률은 9%대로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다. 특히 재난·재해와 사건·사고가 증가함에 따라 인명구조, 재난 복구 등을 위한 로봇 개발이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공공부문 주도의 기술개발이 진행 중이며, 국방ㆍ건설ㆍ원전 등 기 개발 로봇 기술을 재난 분야에 응용 및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세계적으로 감시 경계 로봇, 재난 대응 로봇, 소방로봇 등 다양한 기술개발이 추진되고 있으나 아직 완성도 높은 로봇 개발 사례가 부족하고, 미국일본은 꾸준히 연구센터 중심의 재해복구 상황의 로봇 활용을 하고 있으며, 특히 일본은 월드로봇서밋(WRS) 대회를 통해 안전로봇 기술 선도를 목표로 추진 중에 있다. 국내 재난안전로봇 시장은 45억 원(2008년)에서 727억 원(2015년)으로 연평균 43%의 급성장 추세이며, 중장기 유망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안전로봇과 관련한 다양한 정책 및 사회적인 필요성 증대에 따라 관련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부상 중이다. 국내에서는 다양한 안전로봇이 개발되고 있으나 현장 적용, 제품의 개선 및 검증을 위하여 시범운영 등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며 여러 연구원을 중심으로 재해 환경 정찰로봇, 소방로봇, 작업지원로봇 등을 개발 중에 있다.[15]

향후 과제[편집]

재난로봇이 인간보다 재난 현장에서 더 오래 버티는 것은 사실이지만, 본격적인 상용화까지는 아직 난관이 남아 있다. 가장 큰 난제는 험난한 지형을 극복할 수 있는 유연한 로봇을 설계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로봇은 바퀴가 달린 차륜형으로 개발됐는데, 이런 로봇은 재난 현장의 잔해 등을 극복하기에 한계가 있다. 앞서 일본이 지난 2017년 사고 원전 현장에 투입한 스콜피온 로봇 또한 잔해를 넘지 못해 수색을 철회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황 인식능력과 조작 성능을 강화하는 것도 도전 과제 중 하나이다. 재난 현장에 투입되는 로봇은 작은 카메라에 의존해 주변을 탐색하기 때문에 시야가 한정적이고, 숙련된 조종사가 아니면 제어도 쉽지 않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로봇의 자율성을 강화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재난 현장 탐사용 로봇 개발 사업인 'NIFTi 프로젝트'를 이끄는 이바나 크라위프-코르바요바 박사는 한 현지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로봇을 단순히 움직이는 카메라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재난 구호팀의 한 멤버로 기능하게 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비전문가들도 재난 현장에서 로봇을 조종할 수 있을 만큼 자율성 기술이 발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16]

각주[편집]

  1.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사이언스 팩토리) 얼른 대피해! 재난 대비 로봇〉, 《네이버 블로그》, 2021-10-18
  2. 2.0 2.1 CCTVnews, 〈사람 대신할 재난 대응 로봇 기술, 어디까지 왔나?〉, 《네이버 포스트》, 2022-09-13
  3. 3.0 3.1 3.2 국민 안전의 지킴이 보안, 재난구조로봇 동향〉, 《한국로봇산업진흥원》, 2020-09-03
  4. 날아라! 소방 로봇〉, 《네이버 지식백과》
  5. YM, 〈중국산 지능형 소방로봇, 이 정도까지 가능해?〉, 《브런치》, 2020-09-24
  6. 6.0 6.1 전승민 기자, 〈대한민국 로봇 ‘휴보’ 세계를 제패하다!〉, 《동아사이언스》, 2015-06-30
  7. 김영준 기자, 〈(과학핫이슈)우리나라 재난대응 로봇〉, 《전자신문》, 2021-01-24
  8. 이유진 기자, 〈로봇 '암스트롱'···삽질에 200kg 들고, 랜선까지 꽂다〉, 《헬로디디》, 2020-07-02
  9. 김만기 기자, 〈재난구조로봇이 더 똑똑해진다〉, 《파이낸셜뉴스》, 2021-09-14
  10. 이정현 기자, 〈로봇 개, 이제 화재현장에 투입된다〉, 《지디넷코리아》, 2022-03-21
  11. 배요한 기자, 〈(SEN)휴림로봇, 美뉴욕소방청 보스턴다이내믹스 ‘소방견’ 구매…재난로봇 개발 부각〉, 《서울경제》, 2022-03-28
  12. 한종진 기자, 〈시리아 난민 구조 나선 인명구조 로봇〉, 《테크홀릭》, 2016-05-23
  13. 장길수 기자, 〈노트르담 성당 화재 진압에 드론ㆍ소방 로봇 투입〉, 《로봇신문》, 2019-04-17
  14. 장길수 기자, 〈멕시코 지진 현장에 뱀 로봇 투입해보니...〉, 《로봇신문》, 2017-10-24
  15. 손동섭 책임연구원, 〈05 - 재난 및 안전 로봇〉,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2022-11
  16. 임주형 기자, 〈화재 현장·원전까지…사람 대신 재난 현장 가는 로봇들 (임주형의 테크토크)〉, 《아시아경제》, 2022-03-28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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