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
무늬(pattern)는 장식을 목적으로 표면에 나타낸 형상이다. 문양(文樣) 또는 패턴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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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편집]
무늬는 점·선·면·색의 구성, 또는 그들의 질서 있는 배열로 이루어지며 건축·회화·조각·공예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된다. 피장식물에 대해 종적인 관계에 있으며, 회화적 형상을 갖춘 경우에도 독립된 존재의의를 갖지 않는다. 이러한 무늬는 부적과 같은 주술 부호, 권력 및 존재 등을 상징하며, 식별의 기능을 하기도 하나 근본적으로는 '공백의 공포'를 벗어나려는 본능적인 감정에서 출발하여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며,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소망을 충족하려고 하는 게 의의가 있다. 이 점에서 무늬는 제이의적인 것이 아닌 독자성과 가치를 지닌다. 무늬는 예로부터 모든 민족과 문화권에서 쓰였고, 그들의 발전과 상호 교류를 따라 무한에 가까운 내용을 지니게 되었다. 분류 또한 조형 방법·소재·의미·내용·표현기술·용도·시대 등에 따라 다양하다. 이 가운데 조형 방법을 기준으로 보면, 무늬는 자유구성 무늬와 기하구성 무늬로 나뉜다. 꽃무늬의 경우, 꽃을 회화적으로 표현함은 자유 구성이나, 그것을 원형으로 처리함은 기하구성이다. 무늬의 소재에 따라 구상과 추상 무늬로 대별된다. 구상무늬는 다시 동물·식물·자연구름·별·물결 등)·풍경·표장 무늬로 세분되며, 추상 무늬에는 줄·격자·마름모 등의 기하 무늬가 포함된다. 내용을 기준으로 보면, 길상 등의 뜻을 담은 우의무늬와 그 미적 감정을 앞세운 심미 무늬 등으로 나뉜다. 또 기술적인 면에서는 단독과 연속무늬, 주와 부무늬 등의 구별이 있으나, 이들은 여러 모로 중복되어 분류하기 어렵다. 실제로 특정 종류의 무늬가 단독으로 쓰이는 일은 매우 드물고, 대개의 경우는 형상을 여러 가지로 조합하며, 그것을 양식화하여 미묘한 변화를 보인다.[1]
기원[편집]
무늬의 기원은 본능적인 장식 욕구에서 찾을 수 있는데, 무늬가 쓰이는 요인으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피화기복하는 주술적인 것으로 시대가 내려옴에 따라 그 본래의 뜻을 잃는 대신 그 형상이 전통적으로 승계되어 민족적인 특성을 잘 보존한다. 둘째, 편직·토기 제작 등 생활과 생산기술에서 필연적으로 생겨난 것으로 기술의 공통적 특성으로 인하여 세계적으로 공통된 무늬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셋째, 심미적인 의욕 등을 생각할 수가 있는데, 첫째와 둘째 요인을 기초로 시대배경을 반영하여 다양한 변화를 보인다. 무늬의 발생은 원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에 그 연대는 꼬집어 말할 수 없으나, 주술·식별부호로 생겨난 무늬가 그 본래의 내재적 의미를 떠나 시각적·형태적인 의미를 중시하기에 이른 시대적 변천사는 엿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상고시대의 공예품은 중국 청동기 등에서 보듯이 공백 없이 무늬가 과다한 것이 특징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상대(上代)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무늬의 밀도가 높아지는 경향은 각 민족에 공통된다. 이런 단계를 벗어나 무문(無文)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천의 특징은 기하학적인 것과 양식적인 것, 동·식물 등을 소재로 한 자연주의적인 것 등이 차례로 강조되는 법칙성이다.
위의 3가지 중 어느 것에 무늬의 기원이 있는지는 단정할 수가 없으나, 무늬에는 언제나 추상화의 경향이 내재되어, 자연주의적인 무늬는 차차 간략화·양식화하여 추상적인 형상이 된다. 그리하여 기하학적인 무늬가 양식화하고 그 다음에는 자연주의적인 무늬가 등장하는 원환적인 변천과정을 보이게 된다. 이처럼 무늬는 물건의 실용목적을 떠나 자유롭게 변하지만, 현대에는 기능주의의 극단적인 발달과 함께 무장식·탈문양의 경향도 나타나며, 재질의 특성을 그대로 살려 무늬의 장식성을 대신하기도 한다. 그러나 금세기 후반에 들어서는 디자인 기법의 발달과, 구매욕을 충동하기 위한 상업주의의 요청으로 다시 각종 상품에 무늬가 많아지는 경향을 볼 수가 있다. 복식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 남아 있는 무늬 장식과 함께, 본능에 근거한 무늬로의 향수가 되살아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듯하다. 무늬는 본래 한 민족의 미의식, 생활의 여건과 감정, 정신적인 가치를 아울러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대와 민족에 따른 특징적인 양상을 보인다.
- 대한민국의 기원
대한민국의 기원은 상고 이래의 토착적인 요인과 중국 무늬의 수용, 서양 문화의 영향을 감안할 수 있으나, 대한민국 문화의 총체와 예술을 전반적으로 잘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그런 특징을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려우나, 최순우는 도자를 중심으로 고찰한 '한국의 도자문양', '한국의 문양'에서 고요의 아름다움, 순정의 아름다움, 익살의 즐거움, 가랍잡힌 추상미, 문기의 아름다움 등을 대한민국 무늬의 특징으로 꼽았다. 다만 무늬가 많은 고급 직물은 거의 중국에서 수입된 것으로 거기에 나타난 무늬도 중국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인 관찰로도 한국적인 무늬는 직물 중에서는 국내에서 만든 직금과 그밖의 가구 및 도자기, 능화판, 떡살, 기타의 생활용구 등에 나타나 있다.[1]
역할[편집]
무늬는 외관상의 크기, 무게, 섬세, 장중, 안정 또는 활동 등에 상당한 영향을 주며, 직물과 의복에 광범위하게 적용되어 융통성 있는 특성을 부여한다. 무늬의 물리적, 심리적 효과가 결합해 독특한 느낌을 창출한다. 무늬는 캐릭터를 다양하게 표현한다. 무늬에 따라 느껴지는 감정은 캐릭터에 곧바로 대입된다. 직선적인 무늬와 곡선적인 무늬, 규칙적이거나 불규칙한 배열로 이루어진 무늬들은 캐릭터에 다양한 물리적, 심리적 효과를 준다. 직선적인 무늬는 딱딱하고, 곧고 정직하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주고 곡선적인 무늬는 부드러운, 여성스러운, 귀여운 이미지를 준다. 규칙적인 무늬는 일관되고 단정하고 성실해 보이며, 불규칙한 무늬는 자유롭고 혼란스러워 보인다. 이러한 무늬의 물리적, 심리적 효과를 의상 디자인에 적절히 사용해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다. 또한 색과 함께 시각 요소로서 영화 의상에 사용되는 무늬는 시각 효과가 매우 크다. 색이 제한적으로 사용되거나 배제된 흑백 필름의 경우 무늬는 일차적으로 시선을 끈다. 무늬는 무채색의 단조로운 영상에 활력을 주고 감각으로 채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2]
종류[편집]
거북등무늬 거치무늬 격자무늬 결뉴무늬 공작무늬 과무늬 궐수무늬 귀면무늬 기린무늬 기봉무늬 기하학무늬 길상무늬 능삼무늬 동물무늬 만자무늬 무아레무늬 물방울무늬 반룡무늬 보상화무늬 봉황무늬 비늘무늬 선염무늬 아칸서스무늬 연판무늬 연화무늬 운학무늬 원무늬 이집트무늬 인동무늬 줄무늬 체크무늬 포도당초무늬 화염무늬 훼룡무늬
인물문[편집]
- 귀면무늬 : 귀신 또는 도깨비의 얼굴을 무늬화한 것이다. 옛날에는 질병이나 재앙, 죽음 등을 사악한 귀신의 탓이라고 믿고, 이런 귀신을 쫓는 것은 더 강하고 사나운 귀신이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귀신이나 도깨비의 힘을 빌리려 하였다. 나례에서 방상시가 귀면을 쓴다거나, 마을로 들어오는 재앙을 막는다는 장승이 귀신의 얼굴을 한 것 등은 사악한 것을 막는다는 벽사사상에서 나온 것이다. 사래의 막새기와를 귀면와로 하거나, 문고리의 받침쇠를 귀면무늬로 하는 것도 같은 생각이다. 귀면무늬는 눈썹이 굵고 치켜져 있고 눈은 부리부리하며 코와 입이 크고 송곳니가 솟아 있는 등 무서운 모양으로 표현된다.[3]
동물문[편집]
- 공작무늬 : 공작의 날개 모양으로 그려진 무늬이다. 고대 이집트·이란·인도 등지의 미술 공예품이나 건축 장식 등에 쓰였으며, 중국에서는 한나라 때의 공예품에 쓰인 예가 있다. 국내에서 봉황무늬는 빈번히 쓰였지만, 공작무늬는 그렇게 많이 쓰이지는 않은 편이다.[4]
- 기린무늬 : 동물 기린 모양의 장식 무늬이다. 기린은 중국 전설에서 성왕의 치세 때만 나타난다고 하는 상상의 동물이다. 산 풀을 밟지 않는 어진 짐승으로, 형상은 사슴의 몸에, 소의 꼬리, 이리의 이마, 말의 굽을 가지며 머리에는 살로 된 뿔이 하나 나 있다. 털은 5가지 빛깔이고, 배 털은 누렇다. 용·거북·봉황과 함께 사영물(四靈物)로 취급되며, 이것을 상서로운 장식 무늬로 쓴 풍습은 중국뿐 아니라 국내에도 있었다. 신라시대 때의 수막새 기와에도 기린 무늬 조각이 있으며, 고려시대에도 동경 뒷면에 길상 무늬의 하나로 쓰였다.[5]
- 기봉무늬 : 중국 고대의 청동기 문양 중 측면형의 새 모양이다. 기룡무늬라는 말로 사용되기도 한다. 상상 속의 새인 기봉의 옆모습을 본떠 만든 무늬이다.[6] 은나라의 동기에는 번개무늬를 바탕으로 비교적 작은 사실적인 새 모양이 만들어져 있었으며, 이는 패옥에서 보는 것과 같이 꼬리가 아래로 내려져 있다. 그리고 문양화한 기봉무늬도 은나라와 주나라 시대에 나타났으며, 동주에서는 전통적인 기봉무늬가 쇠퇴하여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서주에서 동주 초기에 걸쳐 제작된 악종에는 흔히 한쪽 면의 한쪽 선 가까운 자리에서 기봉무늬를 볼 수 있다. 이는 악종의 주술적인 효과를 노린 것이거나 약관의 씨성을 나타낸 것이라고 추측된다.[7]
- 동물무늬 : 동물을 도안화한 무늬이다. 식물무늬, 기하학무늬에 대응되는 말이다. 구석기시대에 동물무늬만이 성하였던 것은 수렵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즉, 야수의 증식을 기원하고 획득을 바라는 주술(呪術)과 결부되어 있다. 달리는 순록, 웅크리고 있는 들소, 엉금엉금 발걸음을 옮기는 매머드 등, 모두 생생하게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신석기시대에 들어와서도 기하학무늬와 병행하여 동물무늬가 그려졌고, 식물무늬가 생긴 시기는 훨씬 후이다. 그것은 그들이 식물보다 동물에 대하여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공감하였기 때문이다. 미개민족의 토템(totem)이 식물보다 동물로 많이 나타나는 것도 같은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8]
- 반룡무늬 : 얼굴을 중심으로 하여 몸을 회오리바람 모양으로 튼 용의 문양이다. 반룡문(蟠龍文)이라고도 한다. 반룡은 땅 위에 서리고 있어 아직 하늘로 올라가지 않은 용이다. 은나라와 서주 시대의 쟁반 안쪽 밑바닥무늬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정면을 향한 용의 얼굴은 크고, 눈·뿔·귀 등의 그려져 있고 몸은 가늘고 비늘이 있다. 반룡의 주변은 어문(魚文), 수문(獸文), 조문(鳥文) 등의 문양이 둘러싸고 있다.[9]
- 봉황무늬 : 상서로움을 상징하는 상상적인 봉황을 나타낸 장식무늬이다. 봉황 무늬는 진나라·한나라 이래로 각종 기물과 복식 등에 쓰였는데, 주로 왕가의 상징이 되었다. 국내에서는 삼국시대부터 고분의 금공품과 와전 등에 나타나며, 특히 부여 규암리 절터에서 나온 봉황무늬전의 무늬는 매우 유려하고 동적인 특징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것이다. 고려시대에는 청자에서 음각과 상감 기법으로 꼬리가 길고 화려하게 나타낸 특징을 보이고, 향합 등의 금은 장신구에도 음각한 특징 있는 무늬로, 동경에서도 많이 나타나 있다. 조선시대에도 백자에 청화나 진사로 그렸으며, 각종 금공품이나 장식품에 두루 무늬화되나 고려시대보다 간략한 형식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궁궐 건축이나 왕가의 집물·복식 등에서는 고려시대와 같이 훨씬 복잡하고 화려하게 의장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10]
- 훼룡무늬 : 중국 은·주시대의 청동기에 쓰인 무늬이다. 훼룡무늬의 훼는 살모사를 뜻한다. 도철무늬가 발달한 것으로 추정되며, 도철무늬가 정면수형의 무늬임에 대하여 훼룡무늬는 측면 수형의 무늬로써 대개 뇌문과 함께 쓰이고 있다. 은나라에서 서주 전기에 이르는 시기에는 좌우상청의 무늬가 새겨졌다. 서주 중기 이후에는 주로 단독 또는 연속무늬가 사용되어 훼룡은 몸통이 길어져 뒤쪽 꼬리 부분이 감겨진 모양으로 표현되거나 무늬의 모양이 뱀의 실체와 비슷하게 표현되거나 또는 두 개의 머리가 S자 모양으로 되어 있는 무늬로 표현되었다. 전한의 거울에도 훼룡무늬를 새긴 것이 있으며, 여기에는 수무늬가 불규칙하게 S자 모양의 가는 선으로 표현되어 있다.[11]
식물문[편집]
- 과무늬 : 동그라미 속에 꽃모양이 들어 있는 무늬이다. 과(벚)라는 말은 구멍이나, 굴 속의 둥우리를 뜻하기 때문에 동그라미를 구멍으로 보고 과문이라고 불렀다. 또 그 모양이 마치 모과를 잘라 놓은 모양과 같다고 해서 모과무늬라고도 한다. 원래 중국 당나라 때 조복(朝服)에 쓰였던 무늬이다.[12]
- 궐수무늬 : 곡선 끝이 고사리의 끝처럼 말려들어간 무늬이다. 중국 한나라 때의 와당에 나타난 것이 가장 오래된 것이지만, 이것은 전국시대의 조무늬에서 나왔다고 생각된다. 조무늬는 반룡무늬가 변형된 것으로, 양 끝머리가 말려들어간 곡선의 집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한나라 때의 궐수무늬라도 단독으로 사용되는 일은 없다. 국내에서는 대동강변에 있는 낙랑시대의 분묘에서 궐수무늬가 새겨진 전(塼)이 출토되었으며, 대구 서구 평리동에서도 이 무늬가 새겨진 소형 방제경이 출토되었다.[13]
- 보상화무늬 : 상고시대에 유행한 식물 모양의 장식무늬이다. 모란꽃과 연꽃을 결합시켜 보다 화려하게 만든 꽃무늬로 단순한 장식 문양의 일종이지만, 그 기원이 불교와 관련이 많은 연꽃에 있기 때문인지 종교적 건축 양식에 많이 쓰였다. 특히 팔메트잎의 변형으로써 고대 동양미술에서 연화무늬 다음으로 많이 쓰인 무늬이다. 화편을 층층이 중첩시켜 화려한 색채와 장식성을 부가한 것이다. 이상적이고 예술적으로 가공된 대표적인 꽃 문양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부유하고 화려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보상화는 사실 상상의 꽃으로 천상계를 상징하며, 성인이 득도하였을 때나 하늘에서 내려올 때 또는 하늘로 다시 올라갈 때의 그림에는 여러 모양의 천화가 나타난다.[14]
- 아칸서스무늬 : 아칸서스의 잎을 도안화(圖案化)한 무늬이다. 전설에 의하면 BC 5세기의 아테네 조각가 칼리마토스가 묘지에 둔 바구니 밑에서 아칸서스의 잎이 무성하게 돋아나 바구니를 덮고 있는 것을 보고 이것을 코린트의 주두 장식에 응용했다고 한다. 그 뒤로 아칸서스무늬는 로마나 비잔틴의 코린트식 건축 주두에 두드러지게 사용되었다. 근대에 이르도록 주두 장식에 계승됐을 뿐 아니라 유럽의 대부분 공예 의장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칸서스무늬는 그리스, 로마에서 이란과 인도로 퍼졌다. 그리고 한편 간다라를 통해 중국과 국내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는 사이 많은 변형이 이루어졌고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와서 고도의 완성을 보게 되었다.[15][16]
- 연판무늬 : 연꽃의 꽃잎을 펼쳐 놓은 모양을 연속무늬로 문양화한 것이다. 연판문이라고도 한다. 주로 도자기의 어깨 부분이나 굽의 둘레에 비범성과 청정함을 나타내기 위해 상징적인 의미로 새겨졌다. 불교에서 극락정토를 의미하는 연꽃을 무늬화하여 새겨넣음으로써 다른 물건과는 다르다는 의미를 부여하였다. 연판무늬는 다음의 여러 형태로 다양하게 표현된다. 활짝 핀 연꽃 모양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 화판에 잎맥이 표현된 것, 연판이 중판으로 묘사되어 장식이 없는 것, 연판이 중판으로 묘사되어 판에 당초문(唐草文)이 장식된 것, 연판이 중판으로 묘사되어 화판에 국화무늬가 장식된 것, 연판이 중판으로 묘사되고 화판에 소원(小圓) 무늬가 영락 모양으로 장식된 것, 화판에 구름무늬가 하나씩 장식된 것, 화판이 여러 겹으로 묘사되어 추상적인 것, 화판에 보상화무늬가 장식된 것 등이 있다.[17]
- 연화무늬 : 연꽃을 본뜬 장식무늬이다. 불교에서는 대자대비를 상징하는 것으로 연꽃이 조형화되었다. 연화무늬는 이집트·그리스·메소포타미아·인도 등 고대문명권을 중심으로 신화적 종교에서 상징적으로 나타나고, 다시 불교에서 쓰이게 되는데, 그 신화적 종교와 불교에서의 연꽃은 공통된 상징적 흐름을 보여 준다. 학설에 따르면 대체로 연화무늬의 기원은 동양에 두고 있으나 장식 무늬로써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고대 이집트의 로터스 장식법에서라고 보며, 그 원동력은 태양숭배사상에서 기인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국내 미술에서 연화무늬가 처음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구체적인 예로는 고구려와 백제 등 고대 건물지에서 발견된 와당의 연화문 등을 말할 수 있으나, 그 이전에 신석기시대 유물인 채문토기의 어깨 부분에 연꽃에 가까운 꽃무늬를 굵은 적색으로 그려 넣고 있다.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다양한 연화무늬가 특징적으로 나타나며, 그 영향을 받은 백제의 부여능산리고분벽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18]
- 인동무늬 : 화문과 덩굴무늬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초화 형식의 장식 무늬이다. 당초문의 일종으로 고대 이집트의 화문 형식에서 시작하여 그리스 미술에서 완성을 보았으며, 그 사용 지역이 광범위하여 북아프리카·시리아·메소포타미아·소아시아·페르시아 등을 비롯하여 인도와 동남아시아 지역, 중국 및 한국·일본 등지에서 사용되었던 식물 장식문양이다. 발생 지역에 따라서 크게 그리스의 안테미온계와 아라비아의 아라비스크계로 구분되며, 안테미온계 인동무늬는 로터스와 팔메트, 아칸더스 등의 유형으로 구분된다. 그 가운데 로터스 양식과 팔메트 양식은 고대미술에 성행하였던 것으로 이러한 모든 덩굴무늬양식을 서양에서는 허니서클(honeysuckle)이라 부르고 중국문화권에서는 인동당초(忍冬唐草)라고 부른다. 국내에서는 5세기경부터 고구려 고분벽화를 비롯하여 삼국 각 고분에서 출토되는 장신구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며, 불교적인 미술양식이 서서히 모든 미술에 영향을 미치면서 더욱 다양하게 쓰였다. 이러한 인동문은 특히 백제미술에서 독특하게 쓰여서 고구려·신라의 미술보다도 특색을 보여 주게 된다.[19]
- 포도당초무늬 : 포도의 열매·잎·덩굴 등으로 구성한 당초무늬이다. 서아시아에서는 고대로부터 포도에 대한 신앙이 있어 이것을 생명불사의 상징으로 보았다. 포도무늬도 이 지방의 것이 가장 오래되어서 BC 9세기의 아시리아의 유품이 유명하다. 이것이 그리스에 전래된 것은 BC 4세기경으로 율동적인 당초 형식을 취하였고, 유럽에서는 로마시대 이후 십자가 수난의 상징으로써 여러 성당의 내부 상징이나 석관 장식의 이용되었다.[20]
자연산수문[편집]
- 화염무늬 : 타오르는 불길 모양을 본딴 무늬이다. 고대의장 등에서는 삼각형상의 장식 무늬로 나타난다. 이 무늬는 특정 건축물이나 불상 광배에 나타남을 미루어볼 때 신성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불교에서는 화생이라고 하여 악마를 없애고 세상을 비추기 위해 부동명왕, 대일여래가 일체의 악마, 번뇌를 항복시키기 위해 변신하여 분노한 모습을 온몸에 내어뿜는 화염으로 표현했다. 따라서 화염무늬는 곧 빛 그 자체이며 신비한 부처의 세계를 신성하게 감싸안듯 어루고 있는 듯하다.[21]
기하문[편집]
- 거북등무늬 : 거북의 등껍데기에 나타나는 육각형 기하무늬이다. 귀갑무늬라고도 한다. 거북은 십장생의 하나로 상서롭게 여겨졌기 때문에 예로부터 거북등무늬가 많이 사용되었다. 쌍영총 등 고구려 고분벽화나 백제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나무로 만든 베개에도 금박의 거북등무늬가 장식되어 있다. 신라 때에는 특색 있는 거북등무늬가 귀부에 표현되었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는 도자기와 동경 등에 거북등무늬를 조각했다. 거북등무늬는 연결해서 많이 쓰지만, 단순한 기하무늬의 단조로움을 덜기 위해 거북등무늬 안에 국화나 당초무늬 등을 넣기도 한다. 창호의 문살에도 귀갑살이 있다.[22]
- 거치무늬 : 톱날처럼 삼각형을 1열로 연속하여 늘어놓은 무늬이다. 기하학적으로 된 가장 간단한 무늬이며 세계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중국은 한나라 때 청동기의 무늬로 많이 사용하였고, 대한민국도 그 영향을 받아 토기와 다뉴세문경·동탁과 고분시대의 기재토용·장식고분벽화·경배 등에 널리 쓰였다.[23]
- 격자무늬 : 가로세로의 직선이 같은 간격으로 문살처럼 직각으로 교차해 가는 모양의 무늬이다. 흔히 문살무늬 또는 정(井)자무늬라고 한다. 이와 같은 식으로 창살이 짜여진 창호를 정자살창호라고 한다. 이것이 45도 정도로 비스듬하게 놓였을 때는 빗살이라고 한다. 또한 넓고 좁은 선을 여러 색으로 가로 세로로 엮어 놓은 것을 체크무늬라고 한다. 이것은 스코틀랜드의 가계(家系)와 관련된 무늬로 색조와 형태에 따라 타탄 체크, 위드 플레인, 그렌 체크 등 다양하다.[24]
- 결뉴무늬 : 끈을 맨 매듭의 모양을 본뜬 무늬이다. 아시리아의 아슈르나시르팔 시대의 니네베 궁전 폐허에서 발견된 채유한 벽돌에서 이 무늬가 보였는데, 그래서 대체로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시작하여 그리스를 거쳐 서유럽으로 퍼져간 것으로 짐작된다. 주로 가장자리를 꾸미는 무늬로 사용되었다. 메소포타미아 지방의 결뉴무늬에는 끈 중심부에 소용돌이 모양의 작은 원이나 로제트 무늬를 끼워넣은 무늬도 있기 때문에, 이 무늬는 사실 끈목을 본뜬 것이 아니라 소용돌이 모양을 띠 모양으로 전개한 단순한 곡선 모양으로 보는 편이 옳다.[25]
- 기하학무늬 : 선·점·면 등으로 단순하게 구성한 추상무늬이다. 직선이나 곡선, 사각형, 원형, 타원형, 마름모, 육각형, 팔각형 등과 같이 단순하게 선, 점, 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하학무늬는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전시대에 걸쳐 암각화뿐만 아니라 각종 기물과 복식 등에 사용되는 무늬이다. 가장 단순한 점과 선으로부터 선을 좀 더 많이 발전시켜 지그재그 형태나 방사선 등으로, 또는 뇌문이나 만자문, 회문 등으로 정형화되기도 하였다. 기하무늬의 범주는 상당히 넓은데 복식에 사용된 기하무늬는 기하무늬만 단독으로 나타낸 것도 있고 다른 무늬, 혹은 여러 개의 기하무늬와 함께 주제를 복합적으로 장식한 것도 있다.[26]
- 능삼무늬 : V자형을 겹쳐서 만든 무늬이다. 오늬무늬라고도 하며, 영어로는 헤링본(herringbone)이라고 하는데, 청어의 뼈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사선형의 기하학적 무늬는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흔히 사용되어 온 클래식 패턴이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 온 무늬이기에 고건축이나 도로, 앤틱 디자인 등 실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한때 능삼무늬 특유의 클래식함 때문에 촌스러운 디자인이라는 불명예를 얻기도 했으나 헤링본이 다시 유행하면서 모던한 감각의 능삼무늬 제품이 시장에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27]
- 만자무늬 : 만자문(卍)을 바탕으로 한 무늬이다. 그리스 문자의 셋째 글자인 감마 4개를 짜 맞춘 모양과 같아서 감마디온이라고도 한다. 고대부터 흔히 사용된 무늬로, 특히 그리스 도기의 제2기, 기하학 무늬 시대의 단지나 지중해 연안지역의 화폐 디자인, 고르인의 무기 등에서도 잘 쓰였고, 북부 독일이나 스칸디나비아 반도 지방에서도 널리 볼 수 있다. 인도에서는 스와스티카라고 불리어 현재도 많이 사용되고 있고, 독일 나치의 문양으로도 쓰였다.[28]
- 무아레무늬 : 프랑스어인 무아레(moiré)는 물결이라는 의미로, 무아레 간섭이라는 현상에서 나타난 무늬이다. 무아레 간섭은 투명 간격이 있는 불투명한 직선 무늬를 다른 무늬 위에 중첩할 때 생성될 수 있는 대규모 간섭 현상이다. 무아레무늬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두 무늬의 위치가 바뀌거나 회전하는 등 중첩되는 무늬가 완전히 동일하지 않아야 한다. 무아레무늬는 다양한 상황에서 나타난다. 인쇄물에서 점 무늬, 텔레비전이나 디지털 사진 등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또, 의도적으로 무아레무늬를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위조지폐 방지를 위한 무아레무늬가 있다.[29]
- 물방울무늬 : 물방울을 본떠서 둥근 모양을 흩어지게 한 무늬이다. 영어로 도트(dot)라고 하는데, 아주 작은 크기의 도트는 핀 도트(pin dots)라고 부르고 1cm 정도의 지름을 가진 원의 반복은 폴카 도트(polka dots)라고 부른다. 또 다른 도트 무늬를 가리키는 말로 도미노 스폿(domino spots)이 있다. 도미노 놀이의 패 모양처럼 배열에 변화가 있는 무늬를 말하며, 도트 무늬가 같은 크기로 2개가 겹쳐진 모양은 더블 도트(double dots)라고 한다. 또한 화이트 바탕에 블랙 도트를 찍은 것을 달마시안 스폿(dalmatian spots)이라고 한다. 작고 큰 도트 무늬가 자유롭게 배치되어 있거나 같은 모양의 도트가 여러 가지 형형색색을 이룬 무늬를 팬시 도트(fancy dots)라고 부른다.[30]
- 비늘무늬 : 이등변삼각형을 상하 좌우로 연결한 무늬이다. 때로는 이등변삼각형을 좌우의 방향, 즉 대상으로 병렬한 것을 거치무늬 또는 산형(山形)무늬라고 하여 비늘무늬와 구별할 때도 있다. 이 무늬의 역사는 아주 오래되었으며, 고분의 벽면이나 토용(土俑\)에 붉은색과 청색의 채색을 이 무늬로 나타낸 것이 많다. 그 때문에 이 무늬를 원시신앙의 상징으로 보는 설이 있다. 중국 명나라의 천에는 비늘무늬가 있었다.[31]
- 선염무늬 : 적조하기 전에 먼저 염색한 실, 즉 선염사를 사용해서 짠 무늬이다. 실을 바탕씨실과 다르게 여러 색으로 염색하여 색씨실로 쓴다든지, 제각기 다른 색으로 염색한 날실·씨실로 짜서 무늬를 나타낸 것으로써 당직·사금·무늬수자직 등이 있다. 이와 같은 무늬는 직물기법에 의해 제약을 받지만, 한편으로는 독특한 무늬를 나타낼 수 있다. 선염무늬의 크기는 무늬의 반복으로 결정되지만 직물의 길이 방향으로의 무늬 1단위의 길이를 문장, 직물의 폭 방향으로의 무늬 1 단위의 길이를 문폭이라고 한다. 무늬가 크면 그만큼 직기의 기구는 복잡하게 되고, 사용되는 색 수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경제성을 고려하여 무늬를 정한다. 이들은 일반 직기로는 짤 수 없으며 자카드(Jacquard)라고 불리는 특수한 장치가 쓰이고 있다. 또 비교적 간단한 무늬에는 도비(dobby) 장치가 쓰인다.[32]
- 원무늬 : 동그라미 모양을 한 기하학 무늬이다. 동심원·타원·반원 등의 동그라미 형태의 기하학 무늬 모두를 일컫는다. 이러한 무늬 요소는 신석기시대부터 나타났으며 물건의 표면에 무늬로 쓰기 시작한 것은 청동기시대의 청동거울에서부터이다. 본격적으로 원무늬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신라와 백제의 토기에서인데, 특히 신라 토기인 굽다리접시 등의 뚜껑에 쓰인 고리점무늬를 비롯하여, 물결무늬·겹고리무늬·이음구슬무늬 등이 쓰였다. 통일신라 때는 원무늬가 크게 유행하여 뼈단지에 새겨진 달개무늬·고리점무늬 등이 있으며 도장무늬도 흔히 쓰였다. 원무늬는 고려시대 말기의 청자나 15~16세기경의 분청사기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33]
- 줄무늬 : 직물이나 편물의 표면에 가로·세로·사선 방향으로 직선이나 곡선을 평행하게 나타낸 무늬이다. 또는 교차되게 배열하여 나타내기도 한다. 날실방향과 씨실방향의 두 방향으로 줄무늬를 동시에 나타내어 무늬가 교차된 것은 체크무늬라고 하여, 줄무늬와 구별한다. 직물의 줄무늬에 쓰이는 실을 줄무늬실이라 한다. 줄무늬를 나타내는 방법에는 조직을 이용해서 줄무늬를 나타내는 방법, 염색된 실을 써서 줄무늬를 나타내는 방법, 후염하여 줄무늬를 나타내는 방법 등이 있다. 줄무늬는 직물이 창시되면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무늬로써 모든 민족에게 이용되었으며, 고대부터 독립된 형태로 발달되어 왔다. 평행선의 넓이와 색채의 섬세한 조합 방법에 따라 줄무늬는 변화가 풍부한 효과를 나타낸다. 줄무늬 효과는 색실의 배열 방법이나 배열 간격, 바탕 조직의 종류 및 색실과 바탕 조직과의 상호 관계에 의해 다양하게 나타난다. 색실을 이용하여 줄무늬를 나타내는 경우 날실방향 줄무늬는 정경할 때 미리 줄무늬에 알맞게 날실 준비를 해야 하나, 씨실방향 줄무늬는 제직 도중에 자유롭게 색실을 넣으면 되기 때문에 생산면에서 보면 씨실방향 줄무늬가 쉽다.[34]
- 체크무늬 : 모양이 크고 세 가지 이상의 색실을 사용한 다채로운 바둑판 무늬를 말한다. 검정색과 흰색, 갈색과 흰색 등을 원칙으로 하여 2색 또는 3색의 비교적 모양이 작은 것을 체크라고 구별하기도 한다. 원래 직조공정에서 생긴 무늬를 뜻하나, 날염으로 나타낸 것도 포함하여 체크라고 한다. 체크무늬는 매우 많은 패턴을 가지고 있으며 고전적으로 쓰이는 체크는 10개 내외 정도이다.[35]
복합문[편집]
- 길상무늬 : 장수나 행운, 재물복 등의 좋은 일을 기원하거나 염원하는 무늬이다. 주로 봉황이나 용, 사슴, 꽃, 나비 등을 가리킨다. 예로부터 상서로운 것을 바라는 인간의 소망은 실재하지 않는 상상의 동물이나 꽃을 만들었고, 그것을 주변에서 실재로 나타내려고 여러 가지 무늬를 생각해 내었다. 신령스럽고 상스러운 동물로는 용, 기린, 봉황, 가릉빈가 등을 즐겨 썼고, 상스러운 꽃으로는 보상화를 많이 썼다. 연화무늬는 연꽃이 아름답다기보다 불교의 상징적 의미로 길상무늬로 쓰였고, 보주무늬 또한 불교적 길상무늬이다.[36]
- 운학무늬 : 구름에 학을 배합하는 무늬이다. 상운·선학의 개념으로 회화·조각·공예 등 조형미술에 쓰인다. 고분벽화나 건조물에서는 천상의 길상상징을 구름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구름 사이에 학을 타고 하강하는 천신의 모습이 나타난다. 그러한 구름은 상운서일(祥雲瑞日)의 뜻을 지니고 있으며, 학은 일명 일품조라 일컬었다. 구름과 학이 그릇의 표면 장식무늬로 쓰인 것은 통일신라시대의 유물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구름과 학은 각기 장수를 나타내므로 십장생문(十長生文)의 하나로 모든 공예의장(工藝意匠)에서 상서로움을 상징하는 문양으로 널리 쓰였다.[37]
- 이집트무늬 : 고대 이집트의 미술품 등에서 볼 수 있는 여러 무늬를 말한다. 이집트 무늬를 크게 분류하면 동물계통 무늬, 식물계통 무늬, 기하학적인 무늬 세 가지가 있다. 동물계통 무늬는 인간상·소·뱀·황소·딱정벌레·승냥이 등이고, 식물계통 무늬는 로터스·파피루스·팔메트 등, 기하학적인 무늬는 거치무늬·소용돌이 무늬·귀갑무늬·고기비늘무늬 등이다. 이집트의 미술이 그렇듯이, 이와 같은 무늬들도 이집트의 종교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그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없다. 얼핏 보아서 단순한 듯한 기하학적 무늬라든지, 동식물의 모양을 본뜬 무늬들 가운데는 종교적인 뜻을 지니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구의 장식 문양으로 하마나 승냥이의 무늬를 사용한 것이 임부를 악마로부터 지켜 주는 부적의 뜻을 지녔다든지, 저녁에 꽃잎이 아물었다가 이튿날 아침에 다시 활짝 피는 연꽃은 부활·영원한 청춘 등의 의미를 지니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동그라미가 태양, 거치무늬가 물을 나타내는 그 의미는 쉽사리 해독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그러나 단순한 선으로 교묘하게 이루어진 이집트 무늬의 독특한 형식은 설사 그 의미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다고 해도 충분히 감상의 대상이 될 만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38]
전망[편집]
인공지능(AI)이 무늬를 만드는 시대가 왔다. 엘지전자㈜가 개발한 인공지능 아티스트 틸다가 만든 무늬가 뉴욕 패션위크에 서게 된 것이다. 틸다는 엘지전자㈜가 개발한 스스로 판단해 상황에 맞는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인공지능 아티스트이다. 엘지전자㈜는 2022년 2월 14일 뉴욕에서 열린 뉴욕 패션위크에서 세계 첫 초거대 인공지능 아티스트인 틸다를 공개했다. 틸다는 엘지전자㈜ 인공지능 연구원이 2021년 개발에 착수한 초거대 인공지능 엑사원(EXAONE)을 기반으로 구현되었다. 초거대 인공지능은 대규모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사고·학습·판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말하며, 특정 용도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이날 메인 스테이지에서 박윤희 디자이너와 환경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 틸다는 "꽃을 그리고 싶어. 금성에 핀 꽃을"이라고 말한 뒤 직접 창작한 무늬를 LED 화면에 가득 채웠다. 뉴욕위크 컬렉션에서 선보인 의상 200여 개는 틸다가 만든 300여 장의 이미지와 무늬를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틸다가 가지고 있는 창조성과 인간이 가진 감정을 교감하여 옷을 만든 것이다. 이 사례는 초거대 인공지능이 주로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소설이나 에세이, 칼럼 등 글자로 된 콘텐츠 창작을 해 왔던 것을 넘어 시각 분야로 창작의 범위를 확대하고 실제로 활용한 최초의 사례이다.[39]
각주[편집]
- ↑ 1.0 1.1 〈무늬〉, 《네이버 지식백과》
- ↑ 〈무늬〉, 《네이버 지식백과》
- ↑ 〈귀면무늬〉, 《네이버 지식백과》
- ↑ 〈공작무늬〉, 《네이버 지식백과》
- ↑ 〈기린무늬〉, 《네이버 지식백과》
- ↑ 〈기봉무늬〉, 《바다사전》
- ↑ 〈기봉무늬〉, 《네이버 지식백과》
- ↑ 〈동물무늬〉, 《네이버 지식백과》
- ↑ 〈반룡무늬〉, 《네이버 지식백과》
- ↑ 〈봉황문(鳳凰文)〉,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 〈훼룡무늬〉, 《네이버 지식백과》
- ↑ 〈과무늬〉, 《네이버 지식백과》
- ↑ 〈궐수무늬〉, 《네이버 지식백과》
- ↑ 예다온, 〈예다온이 소개하는 한국의 문양, 보상화문〉, 《네이버 블로그》, 2014-07-30
- ↑ 〈아칸서스무늬〉, 《네이버 지식백과》
- ↑ 강우방 일향한국사미술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32> 아칸서스 잎 모양에 숨겨진 참뜻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서울신문》, 201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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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화문(蓮花文)〉,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 〈인동문(忍冬文)〉,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 〈포도당초무늬〉, 《네이버 지식백과》
- ↑ 박송원 기자, 〈박송원의 불교문양 이야기-화염무늬(火焰紋)〉, 《법보신문》, 2004-08-10
- ↑ 〈거북등무늬〉,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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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격자무늬〉,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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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하무늬〉, 《한국민족대백과사전》
- ↑ 디자인프레스, 〈헤링본이 매력적인 계절이 돌아왔다〉, 《네이버 블로그》, 2017-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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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리라 기자, 〈복고를 상징하는 ‘도트’, 가장 고전적인 무늬〉, 《한경닷컴》, 201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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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트무늬〉, 《네이버 지식백과》
- ↑ 김강한 기자, 〈LG의 AI 아티스트 ‘틸다’가 만든 무늬, 뉴욕 패션 위크에 섰다〉, 《조선일보》, 2022-02-15
참고자료[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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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강한 기자, 〈LG의 AI 아티스트 ‘틸다’가 만든 무늬, 뉴욕 패션 위크에 섰다〉, 《조선일보》, 2022-02-15
- 박송원 기자, 〈박송원의 불교문양 이야기-화염무늬(火焰紋)〉, 《법보신문》, 2004-08-10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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