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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철 결정

(iron)은 주기율표 8족 4주기에 속하는 철족원소로 원소기호 Fe, 원자량 55.845g/mol, 녹는점 1538℃, 끓는점 2862℃, 밀도 7.874g/cm³ 이다. 철은 순수한 금속의 상태로 산출되는 일은 극히 드물며 수백 개의 광물에서 다른 원소와 결합된 상태로 발견되며 α, γ, δ의 동소체가 존재한다. 우리 인체에는 평균적으로 약 4.5g(약 0.004%)의 철이 들어 있다.

철은 핵융합으로 생성되는 최종 원소로, 초신성 등의 격변적인 사건을 필요로 하지 않는 가장 무거운 원소이다. 따라서 우주에 가장 많이 퍼져 있는 중금속이다. 또한 철은 인류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금속 중의 하나이며 차량, 선박, 항공기, 주택, 각종 생활용품 등 많은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인류에게 있어서 철은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금속이다.

개요[편집]

은회색 광택을 내는 전이 금속인 철은 지구의 핵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며 지각에서 산소, 규소, 알루미늄 다음으로 많이 존재한다. 핵융합의 최종 원소로서 철은 지각에 풍부하여, 인류 문명 역사에서 녹는점이 낮은 청동이 먼저 사용되었지만, 철 역시 고대 시대부터 쓰였다. 자연 상태에서 철은 주로 산화물 형태로 철광석에 존재하며, 원소 상태에서는 대기 중의 산소나 물과 반응하여 일반적으로 '녹(rust)'으로 알려진 적갈색의 수화된 산화물로 바뀐다. 철은 화합물에서 주로 +2와 +3의 산화 상태를 갖지만, 같은 8족의 루테늄과 오스뮴 원소처럼 -2부터 +6까지 다양한 상태로도 존재한다. 순수한 철은 알루미늄보다도 무르나, 제련 과정에서 탄소를 첨가하면 매우 단단하고 강한 강철이 된다. 철은 선박, 철도, 자동차를 비롯하여 건물, 도로, 다리와 같은 건축물과 대부분의 기계류나 도구를 만드는데 필요한 인류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금속이다. 또한, 철은 거의 모든 생명체에 필수적인 원소이며 호흡과 산화-환원 반응에 관여한다.

철의 발견, 분리, 생산[편집]

인류는 고대 시대부터 수천 년 동안 철을 사용해왔으나, 철로 만들어진 유물들은 시간이 지나면 쉽게 부식되어 파괴되기 때문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것은 이집트에서 발견된 기원전 3500년경에 만들어진 철제 구슬로 알려져 있다. 이 철 유물은 7.5%의 높은 함량의 니켈을 포함하고 있어 지구의 지각에서 얻은 철광석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운석에서 채취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운석 철은 비교적 무르고 연성이 있어 가공이 쉽지만, 니켈 함량이 높아 가열하면 잘 부서진다. 고대인은 이러한 철을 하늘에서 내려온 희귀하고 값진 물질로 여겨 무기나 장신구를 만드는 데 사용하였다. 하지만 청동기 시대 후기인 기원전 1500년경에 히타이트 왕국에서 철광석으로 철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며, 그 왕국이 멸망한 기원전 1180년 이후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어, 그리스에서는 기원전 1100년경에,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는 기원전 900년경에, 중앙 유럽에서는 기원전 500년경에, 인도중국에서는 기원전 1200~500년경에 각각 철기 시대가 비로소 시작되었다.

철은 녹는점이 1535℃로 구리(1083℃)나 주석(232℃)보다 높아 야금하는 데 높은 온도가 필요하다. 초기의 철 야금 방식으로는 로의 온도가 낮아 다공성의 스펀지 철(sponge iron)이 얻어졌는데, 이 철 덩어리를 다시 불에 달구고 두드림을 반복하면 전성이 좋고 연한 연철(wrought iron, 탄소 함량 0~0.2%)이 된다. 이 연철을 숯불 위에서 가열하고 물에 담금질을 반복하면 매우 단단한 강철(steel, 탄소 함량 0.2~2.1%)이 얻어졌다. 히타이트 왕국에서 사용된 이 방법이 용광로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주로 사용되었다. 용광로의 송풍 방법을 개선하고 그 온도를 1130℃ 정도로 높여, 더욱 많은 탄소와 결합한 단단하고 부서지기 쉬운 주철(cast iron, 탄소 함량 3.7~4.3%)을 얻을 수 있다. 주철은 기원전 550년경에 중국에서 처음으로 생산되었으며, 유럽에서는 중세에서야 시작되었다. 로의 온도를 올리기 위한 연료로 처음에는 목탄이나 석탄을 사용하다가, 1709년 영국의 제철업자 다비(A. Darby)는 석탄에 존재하는 황 성분을 제거하기 위해 이를 가열해서 만든 코크스(cokes)를 연료로 사용하게 되었다. 1855년 영국의 발명가이자 공학자인 베세머(H. Bessemer)가 불순물을 쉽게 제거할 수 있는 베세머 공정(Bessemer process)을 개발한 후부터 아주 값싸고 쉽게 철강을 생산하게 되었고 1913년 스테인리스 강(stainless steel)이 처음으로 만들어져 철의 단점인 부식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는 용광로에서 철광석을 녹여 선철(pig iron, 탄소 함량 3.5~4.5%)을 생산하는 단계와 얻어진 선철로부터 연철, 주철 혹은 강철을 생산하는 두 단계로 철 제품이 생산된다. 용광로에서 선철이 생산되는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먼저 적철광(Fe2O3) 혹은 자철광(Fe3O4)과 같은 철광석을 코크스 형태의 탄소와 환원 반응시켜 철을 얻는다. 철광석에 불순물로 포함된 다량의 이산화 규소(실리카, SiO2)와 점토를 제거하기 위해 석회석(CaCO3)을 함께 용광로에 넣고 약 900℃의 뜨거운 공기를 불어 넣으면, 코크스가 타면서 많은 열을 내어 온도가 약 2000 ℃까지 올라간다. 탄소가 타서 생긴 이산화 탄소가 다시 탄소와 반응하여 일산화 탄소를 만든다.

C(s) + O₂(g) → CO₂(g)

CO₂(g) + C(s) → 2CO(g)

생성된 일산화 탄소는 철광석(아래의 화학 반응식은 적철광의 예)을 용융 철로 환원시키고 이산화 탄소로 변한다.

Fe₂O3(s) + 3CO(g) → 2Fe(l) + 3CO₂(g)

용광로 아래 부분의 높은 온도에 존재하던 일부 철광석은 코크스와 직접 반응하여 환원되기도 한다.

2Fe₂O₃(s) + 3C(s) → 4Fe(l) + 3CO₂(g)

광석의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넣어준 석회석은 고온에서 생석회(CaO)와 이산화 탄소로 분해되고 이산화 규소와 반응하여 액체 슬래그(slag)를 형성한다.

CaCO₃(l) → CaO(s) + CO₂(g)

CaO(s) + SiO₂(l) → CaSiO₃(l)

생성된 액체 슬래그는 용융 철보다 밀도가 낮아 위에 뜨므로 쉽게 분리하여 도로 건설 자재나 농지의 토양 개토제로 사용되며, 용융된 철은 냉각시켜 선철로 얻어진다. 이외에도 제한된 목적으로 철 산화물이나 수산화물을 수소로 환원시키거나 염화 제1철(FeCl₂)을 전기 분해함으로써 소량의 순순한 철을 얻기도 한다.

동위원소[편집]

자연계에 존재하는 안정적인 철 동위 원소로는 ⁵⁴Fe, ⁵⁶Fe, ⁵⁷Fe, ⁵⁸Fe가 존재한다.

  • ⁵⁴Fe는 자연계에서 5.8%를 차지한다.
  • ⁵⁶Fe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철 동위 원소 중 가장 많이 차지하는 동위 원소이다.

항성의 핵융합 과정, 즉 규소 연소 과정에서 ²⁸Si에서 여러 차례 헬륨 융합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⁵⁶Fe을 형성한다. 다만 일부의 ⁵⁶Fe은 ⁶⁰Zn을 형성하지만 이 과정은 에너지를 흡수하는 과정이므로 핵융합 과정에서는 매우 소량 형성된다. 따라서 ⁵⁶Fe은 ²⁸Si에서 시작된 헬륨 융합 과정의 최종 원소로써 철 동위원소 중 가장 많이 존재하는 동위체이다.

  • ⁵⁷Fe는 ²⁹Si에서 여러 차례 헬륨 융합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형성된다.
  • ⁵⁸Fe는 철 동위 원소 중 가장 핵자간 결합 에너지가 높으므로 철 동위 원소들 중 가장 안정된 동위체이지만 0.28%의 가장 소량만 존재한다.

핵융합의 ²⁶Al에서 시작하여 ³⁰P과정에서 헬륨 융합 과정을 통해 ⁵⁴Co가 최종적으로 생성되므로 대부분의 ⁵⁸Fe는 초신성 폭발때의 중성자 포획 과정인 R-과정을 통해 생성됩니다.

  • ⁶⁰Fe은 반감기가 262만년으로 매우 짧아서 현재 자연계에서는 존재하지 않지만 과거 지구에 매우 많이 존재했으며 용암 바다를 오래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한 동위 원소다.

지구에 많이 존재하는 원소인 ⁶⁰Ni은 ⁶⁰Fe이 베타 붕괴를 통해 형성되었다. ⁶⁰Zn은 핵융합 과정에서 ⁵⁶Ni보다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를 흡수해야 형성되므로 핵융합 과정에서 ⁶⁰Zn은 매우 소량만 형성된다. 이를 통해 지구에 존재하는 ⁶⁰Ni의 대부분은 60Fe이 베타 붕괴를 통해 형성된 원소며, ⁶⁰Fe은 거대한 항성의 최후 과정에서 나타난 초신성 폭발의 R-과정을 통해 형성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⁶⁰Fe은 태양계 초기 역사의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 동위체이다.

철의 물리 화학적 성질[편집]

순수한 금속 철 표면은 광택 있는 은회색을 띠고 있지만, 공기 중에서 산화되어 적갈색의 녹이 슨다.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과 같은 금속은 표면에 생성된 산화물 피막이 더 이상의 산화가 진행되는 것을 막지만, 철은 표면에 생성된 산화철이 금속 철보다 부피가 커서 표면에서 쉽게 벗겨져 떨어지고, 새로운 금속 표면을 노출하여 지속해서 부식이 일어나게 된다.

철에는 구조가 다른 4가지 동소체가 존재한다. 액체 상태의 용융된 철을 식혀 1538 ℃에서 결정화된 델타(δ)-철을 계속 식히면 1394 ℃에서 감마(γ)-철로 바뀌고, 912 ℃ 이하에서 알파(α)-철이 되며, 770 ℃에서는 구조의 변화 없이 자기적 성질이 강자성(ferromagnetic)으로 바뀐다. 10 GPa 이상의 높은 압력하에서 알파-철과 감마-철은 또 다른 동소체인 입실론(ε)-철로 변한다.

철은 코발트와 니켈과 함께 상온에서 강자성을 띠는 원소로써 그들은 유사한 화학적 성질을 가지고 있다. 천연 상태에서 철은 ⁵⁴Fe(5.845%), ⁵⁶Fe(91.754%), ⁵⁷Fe(2.119%) 및 ⁵⁸Fe(0.282%)의 네 가지 안정한 동위원소가 존재한다. 질량수가 55, 59, 60인 인공 방사성 동위원소가 합성되었는데, 이 중 60Fe는 반감기가 260만 년으로 태양계 생성 초기에는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는 안정한 ⁶⁰Ni로 변해 소멸한 것으로 여겨진다.

원소 상태의 철은 수분이 없는 공기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정하나 고운 가루로 만들면 자연 발화될 수 있다. 묽은 산에 녹아 +2가 철 이온을 형성하며 뜨거운 수산화 소듐(NaOH) 용액에도 녹는다. 그러나 진한 질산(HNO₃)이나 산화력이 있는 산에는 표면에 산화물 피막을 형성하여 잘 녹지 않으나, 염산(HCl)으로는 녹일 수 있다. 철은 화합물에서 -2, 0, +1, +2, +3, +4, +6 등 다양한 산화 상태를 가질 수 있으나, 주로 +2와 +3의 상태를 갖는다. 전통적으로 철의 산화수가 +2인 화합물을 '제1철(ferrous) 화합물' 그리고 철의 산화수가 +3인 화합물을 '제2철(ferric) 화합물'이라고 부른다. +6의 높은 산화 상태를 갖는 철 화합물인 보라색의 철산 포타슘(K₂FeO₄)은 불안정하여 쉽게 환원된다. +4가 산화 상태의 철은 다양한 생화학적 산화 반응의 중간체로서 역할을 한다. 또한, 철을 포함하는 많은 유기금속 화합물들이 +1, 0, -1 혹은 -2의 산화 상태를 갖는다.

철의 산화 상태와 결합 특성은 종종 뫼스바우어 분광기(Mössbauer spectroscopy)를 이용하여 분석한다. 자철광(magnetite, Fe3O4)이나 청색 염료로 사용되는 프러시안 블루(Prussian blue, (Fe₄[Fe(CN)6]₃)와 같이 +2와 +3 산화 상태를 모두 포함하는 혼합 원자가 화합물로도 존재한다. 황산 제1철(FeSO₄·7H₂O)과 염화 제2철(FeCl₃)은 산업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철 화합물로서, +2가 철 화합물인 황산 제1철은 공기 중에서 +3가 화합물로 산화되는 경향이 있다. 철은 할로젠, 황, 인, 붕소, 탄소 및 규소와도 다양한 화합물들을 생성한다.

철은 다른 전이 금속들처럼 여러 가지 배위 화합물을 형성할 수 있으며, 그 중 페로센(ferrocene)은 두 개의 사이클로펜타다이엔(cyclopentadiene) 고리 사이에 이 금속이 삽입된 샌드위치 형태의 화합물로서, 매우 안정하며 유기금속 화학의 새로운 분야를 열었다.

이 외에도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헤모글로빈(hemoglobin), 미오글로빈(myoglobin), 및 사이토크롬 P450(cytochrome P450)의 헴(heme)은 철과 질소를 포함하는 다양한 단백질 혹은 포피린의 결합을 가지는 배위 화합물이다.

철의 생물학적 특성[편집]

생명 현상에 필수적인 여러 단백질과 효소가 철을 포함하고 있는데 주로 전자 전달과 산소의 수송 및 저장에 관여한다. 인간을 포함한 살아있는 모든 유기체에서 철-단백질이 발견되는데 혈액이 붉은색을 띠는 것도 철-단백질인 헤모글로빈 때문이다. 철을 함유한 효소와 단백질은 주로 헴 보결분자단(heme prosthetic groups)을 포함하고 있으며 철-단백질의 예로는 헤모글로빈 이외에 미오글로빈과 사이토크롬 P450 등이 있다. 과산화 수소를 분해하는 효소인 카탈라아제(catalase)와 불포화 지방산에 산소를 첨가하는데 관여하는 효소인 리폭시게나아제(lipoxygenase)와 같은 효소들에도 철이 포함되어 있으며, 대기 중의 질소를 생물학적으로 고정하는데 관여하는 질소고정효소(nitrogenase)와 같이 철-황 뭉치화합물(cluster)을 포함하는 효소도 알려져 있다. 성인의 몸에는 평균적으로 약 4 g의 철이 있으며 그중 4분의 3이 헤모글로빈에 포함되어 있다. 매일 대략 1 mg의 적은 양의 철이 인체로 흡수되지만 헤모글로빈을 재활용하여 적정량의 철 농도를 유지한다.

철의 산업적 용도[편집]

철은 다른 금속을 첨가하여 합금을 만들면서 다양한 특성을 가지기에 전 세계 금속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류가 가장 널리 사용하고 있는 물질이다. 각종 기계와 부품, 자동차, 선박, 건물 구조물 등 산업 전반과 생활용품에 사용되고 있어 철을 '산업의 쌀'이라고도 부른다. 이밖에도 철은 하버-보쉬 공정(Haber-Bosch process)을 이용한 암모니아 생산이나 피셔-트롭쉬 공정(Fischer-Tropsch process)에 의한 합성 연료나 윤활유 제조와 같은 여러 화학 반응의 촉매로 사용되며, 나이트로벤젠을 아닐린으로 환원시키는 반응의 예와 같이 환원제로도 사용된다.

다양한 철 화합물이 여러 분야에 사용되고 있는데 염화 제1철은 유기 합성의 환원제, 착화합물, 자성 산화철을 합성하는 전구체(precursor) 및 환원 응집제로 사용되며, 염화 제2철의 경우 수질 정화, 하수 처리 과정의 응집제, 염료나 도료, 동물 사료 첨가제, 인쇄 회로 기판의 구리 식각제 및 출혈 시 단백질을 응고시키는 지혈제 등으로 사용된다. 황산 제1철은 다른 철 화합물을 생산하는 전구체, 시멘트의 크로뮴산염을 환원시키는 환원제, 식품 첨가제, 빈혈 치료제 등으로 쓰이고, 황산 제2철(Fe₂(SO₄)₃)의 경우 응집제로 물속에 떠 있는 미세한 콜로이드 입자를 침전시키는 데 주로 사용된다.

참고자료[편집]

  • 〉, 《위키백과》
  • 〉, 《두산백과》
  • 〉, 《화학백과》
  • 〉, 《나무위키》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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